 |
|
|
|
|
유시민을 지지하시는 분들에게 묻습니다.
저에 대해서 아실 분도 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저라는 사람은 별로 중요한게 아니고, 제가 드리는 이 질문에 여러분들이 어떻게 대응하시는가가 과연 여러분이 유시민의 지지자들인가, 나쁜 의미의 유"빠"인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겠죠.
그게 궁금해서 묻습니다.
---------
먼저, 우리당 소멸이라는 사건에 대한 유시민의 책임입니다.
수많은 개미들의 소망을 담아 만들어졌던 개혁당을 해산시키고, 우리당에 올인했던 사건을 다들 아실 겁니다. 그때와 똑같은 상황이 또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노무현도 없고, 개혁당도 없습니다. 통합 신당은 우리당같은 창당 정신도 없고, 대선 끝나면 다시 갈갈이 쪼개질게 뻔한 일회용 정당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세라는 핑계로, 나 혼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우리당이 사라지는 것에 동조하고 신당에 가서 대선 후보를 하겠다는 유시민의 책임은 어느 선까지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유시민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꿈은 좋았지만 능력이 모자랐으니 아쉽지만 인정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한 정당에 그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가서 정당개혁을 한다는 과제와, 별로 다르지 않은 숫자의 사람을 지지자로 이끌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서 국가개혁을 한다는 과제중 어느 것이 쉽겠습니까?
앞의 작은 과제를 능력부족으로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더 힘든 과제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정상입니까?
아니면 능력부족은 그냥 사탕 발림스러운 사과용 멘트였고 사실은 능력이 충만한 겁니까?
또 아니면, 사실 출마선언은 경선에서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이니까 분위기 달아 오르면 지지자들 몽땅 한박스에 넣어서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려고 그러는 겁니까?
번개에서 그 부분에 대한 약속을 받더군요. 이거 정상입니까? 유시민은 확실하게 우리당이 망가진 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까?
----------
그 다음은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가진 정치적 비젼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면서 기존의 장관들과는 다른, 특히나 굼벵이 근태와는 확연히 다른 유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실무적 유능이죠. 그 유능을 바탕으로 시도한 일은 국민연금"개혁"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을 개혁, 또는 정상화 한다는 모토아래 그는 국민연금의 재분배적 기능을 축소하고, 규모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이거 한나라당도 함부로 찬성 못하는 주제입니다. 그렇게 국민연금이 "개혁"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연금관리공단의 위기가 해소되겠죠. 그러나 높아진 연금 부담금을 제때 못내서 사회보호장치로서의 연금의 테두리 바깥으로 밀려나갈 경제적 약자들의 입장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는 대한민국개조론이라는 상당히 위험한 제목을 가진 책을 썼습니다. 그 책의 주 내용은 이 나라를 선진통상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진통상국가하고 선진한국창조하고 뭐가 다를까요?
사회투자국가라는 내용이 양념처럼 따라 붙어 있지만, 이 스타일이 선성장 후분배를 주장하면서 저들이 내세우던 성장 우선주의와 다른게 뭐 있는지 설명해 주실 분 계십니까? 그들도 유시민처럼 항상 분배를 양념처럼 넣지만 결국 성장이 우선이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가뜩이나 성장에 몰두해서 사회투자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약해진 이 땅에서 현실을 부르짖으면서 선진통상국가를 외친다는 것은 제가 가진 상식으로는 이명박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느껴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근래 보기 드물게 유능하고, 사람들에게 호소할 줄 아는 유시민이 그런 방향으로 이 나라를 밀고 나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니라면 그 모토는 단지 선거용으로, 권력을 잡기 위해, 성장제일주의에 찌들은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하는 사기성 멘트입니까?
--------------
이 두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 척박한 땅에, 그나마 말이 통할 법한 정치인 딱 둘중의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제 임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이 둘을 제외한 모든 정치인 중에, 여러분들의 높아진 입맛을 만족시킬 정치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빠문화에 중독되어 제대로 된 정치적 판단력과 인식을 갖추기 이전에, 누군가를 열광적으로 지지한다는 그 감동, 그 감동을 유발하는 아드레날린에 중독되어 누군가의 "빠"가 되지 않고서는 일상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신 적은 없습니까?
그래서 그나마 그중 제일 나은 유시민을 붙들고 그가 이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최소한의 질문도 없이, 그저 그가 알아서 잘 해주겠지, 너만 믿고 간다, 이런 자기 최면을 되뇌이면서 이 무리에 합류하고 계신 분은 없습니까?
번개 자리에서 유시민이 여러분에게 물은 질문들, 그 질문이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긴 하지만, 너희들은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겠다고 약속하겠느냐는 아주 건방진 정치인의 질문 같이 들린 것은 저뿐입니까?
|
| 덧글쓰기 | 전체글 97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