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역사가 되었다.
2007년 8월 18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이 날은 2007년 12월 19일 만큼이나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이 날을 열린우리당의 깃발을 내린 날로 기록하기 보다는 시민주권, 참여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선포한 날로 기록할 것이다.
나는 이제 2007년 8월 18일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더라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슬라이드 영상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어느 누구에게도 나는 이 날 역사의 현장에서 있었던 사실을 증언할 수 있게 되었다.
기자가 쓴 기사나 그가 취사 선택한 영상과 사진이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날 현장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바로 역사가 되는 것이다. 2007년 8월 18일 일산 킨텍스, 이 날 현장의 추억을 가진 사람들 모두가 이미 역사가 되었다.
이 날, 어떤 이유에서든 역사의 현장에 함께 있었고, 그 자리에 참여했던 분들에게 역사란, 추억 속에 실재하는 기억이 되었다. 역사란 그런 것이다. 지면 위에 정리해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 참여한 각 사람들의 추억이 곧 역사다.
그래서 2007년 8월 18일은 이미 역사가 되었고, 그리고 2007년 12월 19일도 분명 역사가 된다. 간직하고 싶은 신나고 즐거웠던 영상처럼 2007년 12월 19일도 내겐 분명 추억이 될 것이다.
내가 추억하고 싶은 것이 역사가 된다.
8.18 대번개를 모두 끝내고 서울로 와서 이어진 뒤풀이는 밤 늦게까지 계속되었다. 그런데 한 테이블에 앉은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어느 유티즌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공개념님, 저는 유시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만일 유시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지속적으로 만나 지역에서도 참여활동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유시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기 때문에 지금 내가 시민광장에 참여하고 있는 겁니다.”
그 유티즌은 무슨 말인가? 하는 표정으로 씽긋 웃으며 나를 쳐다봤다. 나는 내가 한 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꽤 길게 설명해야만 했다.
“온 우주와 천체의 움직임은 각 개체가 모두 연결되어 있는 유기적인 관계라 그 시기와 때(時)가 정해진 그대로 움직입니다. 1년 365일이 그렇고, 4계절의 변화와, 썰물과 밀물, 태어남과 죽음까지 모두 유기체적인 관계이지요.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조화가 사람들 눈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들 역시 그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지도자도 그 나라의 국운과 맞물려 있거든요.
음... 대한민국의 국운과 흘러가는 역사에 비춰볼 때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이 될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지요. 마치 시계의 초침과 분침과 시침이 각기 따로 움직이는 듯 하나, 맞물린 톱니바퀴가 메카니즘을 이루어 정해진 순서대로 움직여 정확한 시간(時)을 알려 주는 것처럼요.
시민광장 사람들이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국민 주권, 참여민주주의를 위해 온에서나 오프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바로 정확한 때(時)가 되면 유시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나 같은 사람은 지금도 그냥 집과 회사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가며 생활하고 있을 겁니다.”
여전히 씽긋 웃는 표정으로 내 말을 듣고 있던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 그건 알겠는데, 혹시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유시민 의원 때문에 만난 좋은 분들과의 인연인데, 상실감 때문에 끊어질까봐서요.”
나는 그 분이 내가 하는 말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내야만 했다.
“ ‘마음이 사무치면 전봇대에도 꽃이 핀다.’는 말을 하지요. 그런데 이 문장은 현재형으로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미래형으로 써야 일반적으로 맞는 말이 될 겁니다. 그러니까,‘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필 것이다.’ 이렇게요."
하지만 현재형으로 말해야 하는 이유가 있지요.‘마음이 사무친다.’는 말과 ‘전봇대에 꽃이 핀다’는 말을 따로 구분해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전봇대에 꽃이 피는 일의 실재는 마음에 사무치는 것에 있다는 겁니다.
마음이 사무친다는 현재형에 이미 전봇대에 꽃이 피는 실재가 있기 때문이지요. 혹시 누군가가 어느 때에‘전봇대에 꽃이 핀’사실을 눈으로 보게 되면 그는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아! 누군가의 마음이 사무쳤구나!’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12월 19일에 유시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추억이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12월 19일에 대통령이 되기 때문에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고, 제 마음이 사무치는 겁니다. 유시민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역사적으로는 필연입니다. 그래서 나에겐 추억이 되는 것이죠.”
그 분은 노사모 하시면서 경험을 해 보신 분인데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을 잘랐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마세요. 천기누설입니다.^^”
마음이 사무치면 역사가 된다. 추억이란 과거와 연속선상에 있는 현재의 기억이다. 나는 오늘도 제17대 대통령이 된 유시민 의원을 추억한다.
유시민 의원이 추구하는 가치와, 유시민 의원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현실이 되도록 하자. 마음이 사무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신나는 추억을 만들자. 그러면 곧 역사가 된다.
내가 후원한 돈과 흘린 땀이 나의 추억이 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역사가 되도록 하자. 이제 몇 일 남지 않았다. 시민광장에서 못다 핀 분홍 장미꽃을 모두 피우자.
뿐만 아니라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친척, 직장동료, 동창들, 나의 추억 속에 함께 할 아름답고 귀한 보석 같은 사람들에도 직접 찾아가서 분홍장미꽃을 피울 기회를 주자.
그래서 그들과 같은 추억을 간직한 채 인생을 살며, 그들이 나의 이웃이 되고, 그래서 나의 삶이 되도록 하자.
사람 사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
역사가 간직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