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약속하며 희망의 끝자락이라도 보여주리라 믿었던 하나의 터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리라는 한 사람의 외침이 뜨겁게 들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불가는 세상의 기본을 삼법인이라 이야기합니다. 영원한 모습도, 불변의 본질도 없는 것인데, 영원불변에 집착하기에 사람의 일생은 언제나 고통의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삶에 끝이 있기에 사람은 언제나 영원함을 꿈꾸는 것일까요.
앞날을 알 수 없기에 사람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요.
적어도 내가 세상에서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만이라도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랬던 그것이, 내가 꿈꾸던 세상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기 위한 발판이 돼주리라 믿었던 그것이 이제는 점점 사그라들어 희미해지고, 무너지면서 흩날려갑니다.
불가는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해탈의 근처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가 그런 가르침을 따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마냥 슬프고, 답답하고, 노여웁고, 가엾기만 합니다.
허물어진 모래성의 모래를 손에 부여잡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이와 같을까요.
해질녁 파도에 쓸린 모래성을 보며 석양의 붉음을 바라보는 그런 마음.
그런 오만가지 생각을 정리하며 이제 한 사람의 모습에 정처없는 믿음을 의탁해보고자 합니다.
영원한 꿈이란 없지만, 그래도 그가 그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만들어주리라 믿어보렵니다. 속절없는 어리석음이라도 그를 따라가겠습니다. 오늘의 허물어진 모래성을 내일 또 다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흔하디 흔한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을 더불어 믿으며.
안녕히, 열린우리당.
반갑습니다, 유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