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가 1996년 15대 총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이후보의 서울 종로지구당 사무국장이던 권영옥씨가 “내가 김유찬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CD와 녹취록이 공개됐다. CD에는 이후보 측 지구당 간부가 “97년 7월 김유찬에게 5500만원을 줬다”는 권씨의 발언도 들어 있다.
CD는 지난 4월 경기 부천 근교의 한 횟집에서 1996년 권씨와 기획부장 강상용씨, 조직부장 주종탁씨가 함께 회식하는 자리에서 한 대화 내용을 주씨가 녹취, 제작했다.
검찰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허위진술을 하도록 부탁받았다”고 주장한 김유찬 전 비서관을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구속한 상태에서 위증교사를 뒷받침하는 CD가 발견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 방향이 주목된다.
14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CD 등에 따르면 권영옥씨는 김전비서관의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사실 (김전비서관에게) 위증교사를 내가 가서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처남이다.
CD에 따르면 권씨는 당시 모임에서 김전비서관이 “(당시 이명박 의원의) 이광철 비서관으로부터 위증 대가로 55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주장한 것과 관련, “주종탁이 줬는데 이광철이 줬다고 착각을 한 거야. 사람만 제대로 밝혔어도 MB(이명박 후보)가 날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 가서도) 말을 맞춰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며 참석자들에게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권씨는 김전비서관이 위증교사 의혹을 폭로한 지난 2월 “위증교사 주장은 이전시장을 흠집내기 위한 거짓”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김전비서관은 권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김씨를 지난 10일 구속했다. 권씨는 이 같은 결과를 미리 예견한 듯 CD에서 “사실 내가 하는 말이 거짓말인데 (검찰에서도) 다 내 말을 믿는 거야. 이번 거짓말은 내가 승리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