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전시 작전통제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미연합사령관이 가지고 있는데,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군이 맡고 있는 것이죠. 평시 작전통제권도 미국이 행사했었는데 문민정부 시절에 환수되었습니다. 이 때도 상당히 논란이 있었고 불안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전시작전 통제권을 회수하는 일에 대하여 논란이 많습니다. 전직 국방장관들이 모여서 집단으로 의사표현을 하는가 하면 한나라당도 본격적으로 문제를 삼겠다는 태도입니다. 그 들이 순수하게 우리의 국방을 염려하는 차원에서 그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치적 의도가 개입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 한나라당의 전신이었던 세력이 집권하던 시절에는 감히 전시작전권을 회수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 비하여 지금 정부는 분명히 많이 진도를 나간 것이 분명한 사실이죠. 바로 그러한 점을 충분히 부각시켜서 현정권을 국민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집니다.
전시작전권이 타국의 군대에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요? 전시작전권도 없는 나라가 과연 주권국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물론 현저히 외부의 위협이 강하고 자국의 국방력이 모자란다면 강대국에 의존하여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힘이 없는 나라가 주권을 완벽히 확보하는데만 몰두하여 외적의 침입을 막지도 못한다면 안되는 일이죠.
그러나 얼마간의 방어능력을 가졌다면 군사작전에 관한 주권은 철저히 확보하고 있어야 그것을 주권국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입니다. 국방력도 경제력에 못지 않을 만큼 강합니다. 이 시점에서는 전시군사작전의 권한을 당연히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니 이미 너무 늦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모든 외침을 스스로의 힘으로만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수 많은 나라들이 집단방위체제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국의 안전을 위하여 다른 나라들의 힘을 빌리고 빌려 주면서 서로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국방비의 부담을 줄이기도 하고 만일의 사태에 있어서 방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국군의 작전통제권도 포기하고 마는 나라들은 없습니다. 유사시 전력을 서로 보태는 것과 작전통제권을 넘겨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대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작전통제권을 스스로 행사하고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져나가면서 국제적 협력을 추구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보수세력이 걱정하는 것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한반도의 방위에 있어서 미군이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아마도 미군이 없이 우리 군으로만 국방을 유지한다면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컨트리 리스크는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사실상 우리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군이 상징하는 의미가 상당한 것이겠죠.
그러나 전시작전 통제권을 우리가 회수하는 것이 미군의 철수를 의미하거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폐기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작전통제권을 미국이 우리에게 넘기지 않겠다면 우리가 요구해도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전시작전 통제권을 행사하더라도 미국은 한반도의 유사시 자동으로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시작전권을 미군이 가진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에 개입하는 일이 자국에 해가 된다면 미국은 손을 뗄 것입니다.
마치 전시작전 통제권을 회수하는 것이 우리가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미국이 할 수 없어서 넘겨주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불안감을 자극하는 일은 다분히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 국가안위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이 보수세력의 정치적 입지를 확대해줄 것이라는 계산이 담겨 있습니다. 이같은 의도의 집단행동들이 우려스러울 뿐입니다.
우리의 국토는 우리 스스로 지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 토대위에 강대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보조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그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없는데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우리를 지켜주지는 않습니다. 우리를 지키는 것이 그들의 이익일 경우에만 지킬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자주국방과 자주적 작전권의 확보는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든든히 안보체계를 확립할 때만 강대국의 보호도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부디 작전통제권의 회수를 미군의 철수와 한미상호방위 조약의 폐기상황처럼 오도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그렇게 해서 정치적 이익을 거두려는 시도를 중단하기 바랍니다. 국방을 그렇게 정치적 의도로 악용하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반칙입니다. 국민은 냉전적인 선동에 불안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대한민국의 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단계로 보면 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