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프의 개'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울렸더니 그 개가 나중에는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더란다. 다른 동물보다는 비교적 지능이 높지만 인간만큼은 되지 못하는 '개 같은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단순한 생존본능의 '조건반사'를 놓고 하는 말이다. 종을 울리면 자기도 모르게 침을 흘리는. 먹이는 주지 않아도.
파블로프의 개들이 떼로 모여 사는 곳이 있다.
위대했던 3당 야합을 제외하고는 탄생하지 못했던 거대 집권여당, 총선 사상 일찌기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었던 명실상부한 원내 제1당이 그 곳이다. 한석 두석 반납을 반복하여 제1당 앞에 붙어있던 '과반수'라는 계급장은 비록 떨어져 나간지 오래더라도, 여전히 명실상부한 원내 제1당. 사람들은 이 당을 열당이라 부른다.
그런데 희안한 일이다.
이들은 늘 딴당과 유력 찌라시 언론에 주눅이 들어있다. 무슨 일을 하든 그들의 눈치부터 살핀다. 얼마 전 비상하게 선임된 신임 당 대표라는 사람, 그 비상한 각오를 제일 먼저 밝힌 곳이 좃선일보와의 인터뷰다. 아침에 일어나면 저명한 주필논객과 딴당의 대변인이 또 자신들을 어떻게 평해주었을지 노심초사하며 찌라시부터 펼쳐든다. 그들에게 조폭언론과의 싸움 같은 거야 원래 청와대나 할 일인 거고, 청와대가 좀 세게 나간다 싶으면 마구 불안해 하며 짐짓 눈살도 한 번 찌푸려준다. 우리는 이를 노예근성이라 부른다.
선거참패의 종이 울렸다.
그냥 침만 흘리면 될 것을 개 같은 동물하고는 먼가 달라야 하는지라 짖기까지 한다. '죄다 노무현 탓이닷!'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맞다! 오랜 기간에 걸친 딴당과 찌라시 눈치보기의 유산. 자연스럽게 듣고 익힌 찌라시의 어록. 매번 똑같은 말만 하기는 좀 머쓱했던지 요즘은 한 마디 더 늘었다. 문학진은 말한다. '노무현은 탈당해랏!'
개각의 종이 울렸다.
김현미가 그랬다. '지역에 가면 동네 아저씨들이 유시민의 입각은 꼭 말려 달래요.' 또 종이 울렸다. 교육부총리에 대한 마녀청문회가 끝났다. 좃선일보와 전여옥이 칼날이 무뎠던 딴당을 매섭게 욕하더니 곧 이은 열당 칭찬에는 침이 마른다. '열당, 강도 높은 추궁! 잘했어!'. 뿌듯해진 열당 대표, 아직 대통령은 사표수리도 안 했는데 한마디 한다. '자진사퇴라는 열당 당론을 따라 준 부총리의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 억울하지만 국민의 마음이다.' 국민이란다. 딴당과 찌라시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골고루 한다.
종이 울리지도 않았다.
열당의 김근태 대표는 또 말한다. '법무부 장관으로 문재인만한 인물이 없지만 국민들이 적합하지 않다네요.' 이번에는 동네 아저씨들이 말리는 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지만 반복적 학습효과에 의한 독심술이다. 이제는 미리 느낄 수 있다. 딴당과 찌라시의 마음. 보다 못한 민노가 한 마디 한다. '하다못해 대학의 총학생회장도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으로 집행부를 인선한다. 게다가 아직 대통령은 종을 울리지도 않았는데 너무 침을 일찍 흘리는 것 아닌가.' 안습이라는 거다.
'파블로프의 개'도 못하는 짓을 거대 집권여당, 원내 제1당이 해내고 있다.
정작 먹이는 챙기지도 못 하는 그 서투른 생존본능이라니.
아.. 정말 안구에 시간당 백미리의 장대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