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을
文 松 山
꽃바다...
복사꽃 자지러지는 잎새마다
나를 묶어놓더니
남몰래 돌아선
저 진한 눈시울
갈 수도
머물 수도 없는
애간장을 태우며
사랑은 지금
마지막 정열을 쏟아놓고 있군.
삼복더위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늘 잊지 않고 찾아 오는 이곳 시민광장이 이즈음 날씨마냥 뜨겁게 달아 올라 있군요.
유티즌 여러분들의 마음을 잠시 추스르시라는 뜻으로 저의 큰 누나 시 한편 올렸습니다.
후덥하고 짜증나는 현재 진행형 통합이 우리를 더욱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나타내게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놈의 날씨 탓으로 돌리고 싶군요.
그런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날도 덥고 육신도 찝찝한데 누군가 옆에서 비위에 거슬리는 한마디 툭 던지면 괜스레 짜증나고 불콰해서 신경이 곤두서는 그런 경험.
오늘 저의 아들 놈이 지난 1학기 성적표를 가져왔더군요.
제 앞에 성적표를 놓곤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디다. 짐작하고 가로세로 두번이나 접힌 A4 용지 성적표를 펼쳐보니 생각보다 좋지 않더군요.
아들놈은 미리 야단맞을 각오를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겠지만 저는 오히려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생각했습니다.
이놈을 꿇어 앉히고 야단을 치느냐, 아니면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것이 좋을까 하구요.
후자를 택했습니다.
혹시나하고 녀석의 방문을 열어봤습니다. 의자에 앉아 불도 안키고 고갤 숙이고 있습디다.
"교복 벗고 빨리 씻어라. 밥 묵어야재. 아빠 배 고프다."
녀석은 오늘을 끝으로 남은 방학수업을 안나가도 되기에 그동안 학교가서 공부하느라 제대로 놀지 못했을텐데 제가 예상했던 성적보다 나쁘다고 핀잔 준다면 녀석의 어깨가 오히려 더 쳐질 것 같아 한마디 더 했습니다.
"얌마~ 내일 디워 보러 갈까?"
세상은 우리가 걱정하는만큼, 예상하는만큼 제대로 굴러가지 않나 봅니다.
참 어렵습니다.
고삐를 당겨야 할지, 늦추어야 할지...
그러나 이 한마디로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친구야,
또 한 잔
우리 두 마음 섞어
희망을 마시자꾸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