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롭게 열린 역사 80년대
1980년 5월 광주의 10일은 토막 난 기억 속에 우리 시대 악몽의 이미지로 클로즈업 된다. 박하사탕에서 나타나는 가해자의 죄의식과 꽃잎에서 나타나는 피해자의 악몽과 더불어 부활의 노래에서처럼 살아남은 자의 자기모멸에 이르기까지 그 때 그 곳에 없었던 사람들까지도 부채의식과 더불어 공범의식을 갖게 한 슬픈 시대의 자화상이다. 그 속에서 화려한 휴가는 광주의 10일 사이로 들어가서 재현한 최초의 영화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눈앞에서 자행되는 무자비한 폭력과 살인뿐만 아니라 당시 언론들의 광주시민에 대한 공격과 외면이 더욱 분노를 넘어 이 시대를 절망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 광주의 10일 속에는 절망과 분노, 공포와 당황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었기에 광주 시민들은 피로써 이 시대를 지켜내었다. 바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 함께 있었다. 연대감, 승리의 기쁨, 자부심, 눈물 속에서도 웃음이 있었다. 역사의 희생양이기도 했지만 야만적 살육을 몰아낸 해방의 공간이기도 했다. 수 천정의 총기 속에서도 강도 사건이 한 건도 없었고 헌혈과 식량 공급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대동의 공간이었다. 화려한 휴가 속에는 광주 10일에 대한 팩트를 넘어서는 이 시대의 감정이 진실 속에 녹아있다. 70년대를 뒤로하고 80년대의 새 시대가 열린다. 새롭게 열린 80년대의 역사 속에는 보통 사람들이 지켜낸 80년 광주의 10일이 있었다.
2. 우리는 내일을 꿈꾼다
장난감 같은 공룡 쭈쭈가 차라리 돈이 되었다. 투자비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배 개그맨들을 동원하여 두 주 만에 찍은 영구 시리즈가 대박을 친다. 1989년도에 이미 개봉 2주 만에 최다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기록을 심형래 감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바로 영구와 땡칠이다. 머리에는 곰발이 나고 이는 빠져있고 못난, 검정 고무신을 내팽개치며 달아나던 엉뚱한 영구는 가난한 시절에 자라난 우리 어린이들 모습 그대로였다. 그렇게 영구는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었다.
우뢰매가 나온다. SF의 시작이다. 글로벌 시장을 휩쓰는 흥행 대작은 거의 스타워즈를 비롯한 SF다. 돈의 단위가 다르다. 게임, 에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갈 수 있다. 고무 모형을 뒤집어쓰고 더위에 지친 배우를 실신 시켜 가며 만든 용가리가 동시에 개봉된 쥬라기 공원에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신한국인은 차라리 짐이 되었고 주변의 손가락질에 안면마비까지 일으키며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새로 시작한 D-워 이다.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역시 B급이라는 냉소가 먼저 번지고 설상가상으로 학력위조 이야기 까지 재생산되어 흠집 내기가 먼저 시작된다. 다행스럽게 개봉을 성공리에 마치고 1,500 여개의 미국시장 방영을 앞두고 있다. 흥행 대작이라는 괴물이 고작 60만 달러에 대본만 할리우드에 수출 되었고 시월애가 50만 달러에 대본이 팔린 것을 판권이 수출 되었다고 좋아라 하던 우리 영화계였다. 헐리우드가 독점한 세계에 꿈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더구나 SF로. 한국 자본과 제작진이 만든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진품 경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글로벌하게 펼쳐지는 SF의 원천 콘덴츠를 쥐고 있다. 특수효과 기술력이 헐리우드 못지않다는 평이 나왔으니 거대한 꿈의 시장에의 도전이 이제 시작되었다. 헐리우드에 진출하여 한국인의 자존심으로 대단한 용기와 배짱으로 상상을 초월한 거대한 영화가 청소년들에게 영구와는 또 다른 꿈의 세상을 이끌어줄 것이다. 영구의 엉뚱함이 SF가 창출해 내는 꿈의 무대를 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는 꿈과 상상력과 이야기를 상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시대를 지배하게 된다.
디워에 대하여 폄훼하기 바쁘던 기존 평론가들은 관객들의 디워에 대한 박수에 당황하며 내놓는 핑계가 애국심리 발로라고 한다. 관객들을 모독하지 말기 바란다. 무조건적인 애국심으로 극장을 찾는 시대가 아니다. 디워를 만들 돈이면 자기들은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찌질대는 그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다. 알고 있다. 그 돈이면 한달에 두 편씩 영구시리즈를 찍으며 평생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 바로 현실보다도 내일에 대한 희망이 당신들이 생각 못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관객들의 박수는 내일에 대한 희망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3. 지는 해와 뜨는 해
휴전을 맹렬히 반대했던 한국은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서명도 거부했다. 때문에 휴전 협정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 중국으로 돼 있다. 그것도 미국이 유엔군 사령관 자격으로 협정에 조인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는 유엔이 당사자이다. 이런 복잡한 구도는 종전 선언을 하는데도 누가 주체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 한다. 아울러 평화체제 구축에도 누가 중심이 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이처럼 종전 선언은 누가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지만 종전 선언은 이러한 문제들을 단순화 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북에서는 안보를 이유로 국민통제를 해 왔고 남측에선 보수 세력들이 이를 기득권 유지의 방편으로 삼아 왔다. 종전선언은 이러한 군사적 대결구도와 대결적 정치의식을 완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종전선언 그 자체이다. 종전선언은 한반도 분단사의 변화에 일대 전기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종전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주체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남북한 당사자가 될 것이다.
종전선언을 구체화하여야 한다. 2006년 11월 18일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가 불쑥 꺼낸 종전선언을 살려야 한다. 종전 선언이란 전쟁상태의 종결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것으로 국제법상으로 아무런 강제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되어져 온 군사적 대결구도의 틀을 바꾸게 될 것이고 정전체제가 평화 체제로 바뀌는 상징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제는 대선후보 공약도 단순히 남한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경영, 나아가 동북아 신질서에 부합되는 내용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북한개발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시작하면 한반도 평화라는 시대정신과 경제 살리기라는 국가적과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폭팔성을 잠재하고 있다. 종전 선언은 대선구도를 본질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지금의 여야구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60년 냉전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반도를 준비하고 추진할 새로운 중심세력이 떠오를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시대정신이 될 것이고 그것은 경제문제 해결 등의 과제보다 상위개념으로 시대정신은 살아 움직이고 있기에 그 폭발성 순식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게 될 것이다.
빠르면 북미간 대사급 교환까지 올해 안에 갈 수 있다. 그동안 한국투자를 꺼려왔던 JP모건이 1조원이 넘는 가격으로 대우빌딩을 인수하고 한국 펀드를 구성한 외국 자본의 움직임 또한 한반도 정세변화를 읽은 투자이다. 정형근의 한반도 평화비젼이 이, 박과 더불어 딴날당의 수구들에게 제동이 걸렸다. 정형근의 정보소스는 장난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올해 안에 근본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정형근은 먼저 보았기에 본인들의 정체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먼저 치고 나왔다. 하지만 그들의 한계는 거기까지가 전부다. 딴날당이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하는 쑈를 하려고 해도 수구세력들의 계란 세례를 맞으며 저항을 받고 있는 모습은 이념지형도 변화의 서곡에 불과하다.
상식 대 비상식, 질서와 혼란, 희망과 저주, 젊음과 구태, 복지와 기득권, 민주와 독재, 바람과 조직, 동원된 믿쑵니까와 자발적 강의, 주관과 객관, 고소 고발 대 정의, 과거와 미래, 대통령을 우습게 아는 통제된 줄서기와 자율....
새로운 해가 뜨고 있다.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유시민! 그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