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님, 그 자리에 왜 앉아 있습니까? 국정 운영능력이 탁월하고 기획력이 뛰어나서 입니까? 아닙니다. 그러려면 이해찬 총리를 따라갈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게다가 현직 열린우리당 의원이시잖습니까?
그 자리에 앉아계시는 건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참여정부의 정책에 협조 안하고, 또 대통령을 흔들고 짓밟아서 떠보려는 대권주자들을 견제하고, 오버하려는 열린우리당의 방패막이가 되어주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책임 있는 총리 자리에 앉아서 열린우리당 의원들 대변인 노릇을 하셨다구요? 그럼 그 자리에 앉아 계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 자리가 나라를 다스리고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지 정치적 입지 다지는 자리는 아니니까 말입니다. 사퇴하십시오. 안 그래도 아까 의원실로 문자메시지 보내드렸습니다. 사퇴하시라고…
김근태 의장님,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작은 흠결을 까발려서 침소봉대하니까 거기에 편승해서 김 부총리 끌어내리고 노 대통령에게 도전해서 얼굴 세우니 좋습니까? 차기 대권주자로 각인되려면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만큼 좋은 것 없지요? 그런데 판단 그리하실 줄은 알았지만 한참 잘 못 짚으셨습니다.
뭐 버릴 권력이 있어야 레임덕이 오지요. 조중동이 말하는 레임덕은 대통령 개인권력의 누수가 아니라 바로 지난 4년 동안 국가를 위해서 참여정부와 대통령이 만들어온 정책들의 붕괴입니다. 다시는 IMF 안 겪으려고 탄탄하게 쌓아왔던 경제정책들, 부동산정책들, 한반도에 전쟁이 나지 않도록 애써왔던 외교정책들 그리고 썩어빠진 사학비리 좀 잡아보자는 교육정책들… 아시겠습니까?
거기에 편승해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시겠다구요? 차라리 한나라당과 손을 잡으십시오. 그게 정체성에 맞겠습니다 그려…. 요즘 열린우리당 의원들보면 한나라당 의원들하고 도시 헷갈려서 못 알아보겠습니다.
열린우리당이 그렇게 흘러가니 물러 나시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똑바로 하십시오.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정치하십시오. 김근태 의장님같이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기신 정치인이 노무현 대통령을 밟고 서서 대권을 쟁취하겠다는 꼼수나 써서야 이 나라 민주세력의 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들은, 돼지저금통 모아서 노무현과 함께 원칙과 상식을 부르짖던 우리들은 참여정부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산화하겠습니다. 우리들부터 밟고 넘어가십시오.
아니,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이 개혁세력의 종말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날이 우리들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다시 시작합시다. 이번엔 반대 편에 서계실건가요? 두 분은? 알아서 판단하십시오.
그러나 그날부로 운동권 민주세력의 프리미엄은 없다는 것 두 분 민주화운동의 남녀 상징 같은 분들이니 잘 알아두셔야 할 겝니다.
저는 물러난 대통령을 설득해서라도 이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만은 막아보겠습니다. 두 분의 현명한 판단을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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