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님이 진지는 공격이나 방어의 준비, 배치를 하여 둔 곳이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동감합니다.
정치는 전투라고 생각합니다. 전투에서는? 상대방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매너있게 싸우는 것도 전투요, 기습전으로 상대의 뒷통수를 치는 것도 전투입니다. 그리고 최후의 승자는? 최후에 살아남은 사람이겠죠. 그것이 일반적인 전투의 양상입니다.
평소 제가 전략, 전술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사실 저는 병법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삼국지도 좋아했지만, 삼십육계라는 병법서도 좋아하죠.
이번 김 부총리 사안을 삼십육계로 풀어보겠습니다. 김 부총리를 의혹으로 공격한 방법은 삼십육계 중 제7계인 무중생유의 계입니다.
제7계 무중생유(無中生有) : 지혜로운 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의혹에서 시작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김 부총리를 도덕적으로 매장해버리는 수법.. 아무런 결정적 증거도 없이 단순히 의혹만으로 사람을 죽여버리는 전법. 무중생유의 계. 정말 고차원의 전법이죠.
그리하여 적군이었던 열린우리당조차 자신의 수족처럼 의도한 방향으로 끌고나가는 한나라당의 전술에 참 경의를 표합니다. 결국 김 부총리의 마지막 숨통을 끊은 것은 국회 교육위도 아니고, 한나라당도 아닌 열린우리당이었다고 봅니다.
여기서 사용된 계략이 삼십육계 중 제13계인 타초경사의 계입니다.
제13계 타초경사(打草驚蛇) : 풀을 헤쳐 뱀을 놀라게 한다.
열린우리당은 줏대없이 여론에 의해 움직이는 당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이번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가 잘못됐다더라는 여론을 형성하며 풀숲을 막대기로 한번 탁 칩니다.
숨어있던 뱀은 이에 놀라 호들갑을 떨며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움직여주지요. 그래서 그 놀란 뱀은 결국 자신의 목을 조이고 맙니다. 이 얼마나 멋진 계략입니까?
그래서 결국 김 부총리는 국회 교육위에서 맞대응을 합니다. 무중생유의 계에 대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안개를 걷어내는 것이죠. 기실 국회 교육위에서의 해명은 물 속에 가려진 적을 수면 위로 끌어내서 공격한 것입니다. 기실 적들은 안개 속에 자신의 몸을 숨기고자만 했기 때문에 그 전투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죠.
왜냐면 그 일을 계획한 사람들은 안개 속에 숨어있고자만 했지, 이러한 전격적인 대응이 나오리라고 생각하진 못했을 겁니다. 이 의도는 제대로 적중하여 안개속에 있던 적은 한번 휘두른 칼에 부상을 입게 됩니다.
그리고는 김 부총리의 사퇴. 저는 이것을 삼십육계 중 제16계 욕금고종으로 봅니다.
제16계 욕금고종(欲擒故縱) :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 준다.
큰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주는 전법.. 김 부총리를 물러나게 해서 민심을 얻는다는 전법으로 해석합니다. 더불어 한개의 돌로 두개를 잡는 전법이기도 하죠. 민심을 얻고, 한나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당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굳혀 나간다.
아직 전투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번 김 부총리 사안은 사실 작은 전투에 불과하죠. 이 사안을 어디에 연결시켜 포석을 짜는지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