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

"내게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 권리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그 어떤 이념에도 얽매이지 않고,

내 마음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떳떳하게 그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기쁘게 살고 싶다."

유시민 작가님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메인 화면에 이 글귀를 적어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읽는다. 그의 책들은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현재도 주고 있고 앞으로도 줄 것이다. 정치인 유시민, 방송인 유시민도 좋지만 나는 작가 유시민이 제일 좋다. 그의 책들은 읽기 쉽고 재밌다. 17살, 처음 작가님과 접하고 9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마음속에서 책을 통해 그와 함께 수백 번 대화를 나눴다. 작가님은 많은 책을 쓰셨다. 그중 내 마음을 흔든 두 권의 책이 있다. 그 책과 관련된 내 이야기를 하려 한다.

1.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17살, 그 시절 나는 고등학생 2학년이었다. 어릴 적 과학자가 되고 싶어서 과학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 벽은 높았고 나는 한 인터넷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프로그래밍, 네트워크 구조 등 컴퓨터 과목은 나름대로 잘 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한 의문이 생겼다. 내가 평생 이걸 하면서 살면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이 생각이 든 이후로 내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다. 1학년 때 우등생이었던 나는 2학년이 되고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 수업시간은 잠자는 시간이었다. 2학년 내내 방황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크리스마스 전에 추웠던 날로 기억한다. 그날 혼자서 서점에 들어갔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서점을 자주 데려가 주셨고 서점만의 그 특유한 분위기와 냄새가 좋아 자주 간다. 그 당시 난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와 그 책을 들고 계산대로 향해 걸으면서 스테디셀러 코너를 잠깐 보았다. 초록색이 눈에 띄는 약간 촌스러운 표지가 눈에 띄었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이라는 책이었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와 뭔가 비슷한 느낌의 책 일 것 같았다. 어릴 적에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아빠한테 사달라고 한 추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책도 같이 들었다. 그 이후로 경제학은 나의 목표이자 꿈이 되었다. 나의 꿈은 경제학으로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평등한 사회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작가님은 자신이 경제학을 전공한 것에 대해 약간 후회를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가 경제학을 전공함으로써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라는 책이 나왔다. 나에게는 그가 경제학과를 나온 것이 축복이다.

2. 표현의 기술

"여러분은 이 세상을 위해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입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특성과 환경은 다르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노력하고 분투하고 즐기면서, 각자 자기답게 살아가기를,

그런 삶을 누릴 기회가 여러분 모두에게 찾아들기를,

그리고 살아가면서 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을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아가기를

아버지의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이 글을 보고 난 후 한 시간 내내 울었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중학생일 때 돌아가셨다. 어릴 적 나는 아버지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많은 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립고 보고 싶다. 그래서 이 글을 보고 아버지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하늘나라에 있는 우리 아버지가 나에게 해주는 말같이 느껴졌다. 표현의 기술에서 작가님은 글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하셨다. 이 글에서 마음이 느껴졌다. 나에게 정말 큰 위로가 됐다. 마음을 담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에게 아들의 마음으로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최근 작가님은 유시민 작가가 아니라 연예인 유시민이 되셨다. 그로 인해 다음 책이 늦게 나올까 약간 걱정이 되긴 하지만 연예인 유시민도 나는 좋다. 연예인 유시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작가 유시민을 알게 되면 더욱 많은 사람과 작가 유시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유시민은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