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내가 생각하는 첨맘님.

부제 : 유시민은 정치하지 말라.

  민주정부 3기가 시작되려할즈음 유시민이 다시 한번 공직에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문재인 이하 범진보 정권을 받침하는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도 천명했다.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가 다시한번 정치판에 등판하고 내각에 복귀하는것을 꿈꿨지만 이제는 결사적으로 그 길을 반대한다. 그에게 정치를 강권하는 시민광장인들과 그를 사랑하는 국민들께 제발 이젠 그만! 이라고 외치고 싶다.

  내가 이런 생각을 굳히게 된 계기, 아니 '영감'을 주신분은 뜻밖에도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정치인, 국민의당 안철수님이시다. 안철수는 알다시피 주류 정치인과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정치권 데뷰를 했다. 학생운동 출신이나 정치부 기자, 법조계 인사 등이 오랫동안 직간접적으로 정치권과 연을 맺다 일정한 이력을 쌓고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하는게 보통의 모습인데 안철수는 국민들의 강제소환으로 정치권에 뛰어든 케이스다. 의사출신  IT사업가로서 신뢰감있는 행보와 함께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가다 기성 정치인의 구태의연한 행태에 실망한 국민들의 필요에 의해 정치를 하게 된 셈이다.

  과정도 과정이지만 안철수의 데뷔가 보다 특별한 것은 정치 경력이 일천한 그에게 국민들은 데뷔와 동시에 서울시장 후보, 대통령 후보와 같은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었다는거다. 데뷔 당시 그의 높은 지지율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정치판에 뛰어든지 불과 몇년만에 비주류 정당의 대권주자로 이번 대선에서 다자구도 21% 득표라는 쾌거(?)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화려한 정치이력도, 깊은 정치철학도 단단한 토론스킬도 변변히 없는 정치 초보자가 말이다.

  뭐지 저 사람은? 대체 뭔데 20%를 넘기는거야...하고 짜증이 밀려올때 쯤. 갑자기 스치는 생각...

아! 그렇지! 유시민도 저렇게 예능이 낳은 대권주자 안철수처럼 복귀하면 되겠구나. 서울시장? 도지사? 국회의원? 경제부총리? 총리? 그 불필요한 길을..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도록 뒹굴러본 그길을 굳이 꼭 다시 갈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복귀해봐야 발목잡을놈 천지일 것.

  문재인 정권은 이제 시작이고 갈길이 멀다.

기적에 가까운 극적 선택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들은 5년만에 노무현을 버리고 이명박그네를 선택했고, 그들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이번에는 박근혜를 탄핵하고, 문재인을 선택했다.

적폐청산.... 야당의 발목잡기.... 기득권 언론사의 견제.... 유시민이 속한 정의당과의 연정.... 진보정당 대통합 경선...... 앞으로 5년 혹은 길게 10년. 시대의 흐름은 우리가 미처 예측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또다시 변할것이다.

문재인 주변엔 꼭 유시민이 아니어도 국정수행에 문제 없을만큼 좋은 인물들이 많다. 유시민을 아끼자. 정치판에 복귀시켜 정쟁으로 소모시키지말고 고이 간직하자. 국민의 생각이 성숙해지면 질수록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라가 가면 갈수록 유시민을 향한 대국민적 금단증세가 가속화 될것이다.

  "다시는 정치하지 않겠다"는 유시민도 유시민이고, 옥중에서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를 외쳤던 유시민도 유시민이다. 국민들이 진심으로 그를 간절히 원할 때, 또 그 간절함이 그를 납득시킬 논리를 품고 있을때 정치인 유시민은 주저없이 다시 돌아올 것이다.

  유시민은 정치하지말라!

때가 되었을 때.... 언젠가 국민앞에 "대통령 후보" 유시민으로 그렇게 강제소환되는것이 '운명이다'

그 때가 오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 충분히 행복하다는 의미이니 그또한 억울하진 않으리... 그때까지 예능이든 진보어용지식인이든 그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을 지켜주는 그다운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주는것 또한 나는 좋으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