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필명 봉우리를 쓰는 사람입니다.
장마가 끝났다 하더니 한여름의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휴가들은 다녀오셨습니까? 보양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원한 수박 한 조각 드시면서 원기회복 잘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난 27일 서울강연엘 다녀왔습니다.
출장과 강연 참석이라는 기로(岐路)에서 선택한 자리였고, 뒤풀이 자리에서 유사한 공감대를 가진 여러 회원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었습니다. 저 말고도 아름다운 왕따, 멋진 왕따가 많으시더군요! 그때 만나 뵌 여러 회원님들 정말 반가웠습니다.
오늘 글을 남기는 까닭은 근래 너무 잠잠한 것 아니냐?고 물으시던 몇몇 회원님들의 기대에 부응(副應) 드리고자 하는 사유와, 오늘의 글로 제가 유시민이란 딜레마를 생각하면서 그간 고심해왔던 내용들에 대해 유티즌 여러분과 교감(交感)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유시민이란 딜레마에 대해 논(論)하기 전에 먼저 사담(私談) 한 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얼마 전 제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뉴스 보도를 봤습니다. (차마 입에 담기는 좀 그런 이름이지만) 정형근이란 사람이 달걀세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영삼씨 달걀세례 사건 이후로 간만에 속 후련한 일이라 생각했지요!)
개혁 세력 중 이런 행동파가 있구나! 생각하던 차에 의외(意外)로 그 장본인들이 어느 보수우익단체라 하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 그 사유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대북정책에 있어 반공의 노선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비전으로 개방과 포용을 수용하고자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네요!
그리고 정형근을 빨갱이라고도 했다는군요! 정형근이 평화주의자요 빨갱이라..? 엄기영 앵커의 표현대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간 진보진영 언론에서는 정형근을 두고 보수우익꼴통이라 불러왔으니, 이제 좌익평화꼴통이라 해야 할까요?
계란세례를 받은 당사자도, 계란세례를 퍼부은 가해자들도 그 무모한 용기에 있어 참 지독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계란이 무슨 죄랍니까? 먹는 걸 가지고..)
이제는 정형근이란 사람의 정체성을 온건과 중도로 묘사하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면서 격세감(隔世感)을 실감하게 됩니다. 금번 대선을 앞두고 딴나라당이 주문한 중도세력의 표심을 얻기 위한 사전 포석(布石)의 술수(術數)일까요? (내가 아는 딴나라당에서는 그런 자기희생적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아이디어를 내놓을 인재가 없는데..?)
공안(公安)시절의 핵심요직을 두루 거친 극우주의자의 변신이라..? 아마도 궁즉통(窮則通)의 자구책이겠지요! 무고한 사람 빨갱이로 몰아 숙청(肅淸)해온 공으로 그 시절 최고 수익자 중 하나로 꼽는 자가 이제는 현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미지 변신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을 수구주의자의 변절이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봤던 광고의 카피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 정치인의 변절도 무죄..!
물론, 이 글은 한 개인의 불행을 두고 폄하(貶下)나 조롱(嘲弄)을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다만, 이전의 시대가 흑.백의 구분이 명확한 양. 극단적 이데올로기의 시대였다면, 현실은 그 구분자체가 묽어지고 모호(模糊)해져가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현 정황에 대한 해석과 정의에 있어 다른 대안의 필요성을 인정해야하고, 이제는 다(多)색체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감안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 위함이니 이점에 있어 독자의 양해를 바랍니다.
사담(私談)은 이쯤에서 줄이고 이제 제 딜레마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요?
그동안 제가 고심해왔던 딜레마의 중심에는 “과연, 유시민이란 사람은 정치인으로 살아가는 이 현실이 행복할까?” 라는 질문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강연내용을 들어보면 유시민 왈(曰)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고통과, 빨리 이 공익근무에서 소집해제 되기를 바란다.”는 대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에게 더 큰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문(自問)을 하게 됩니다.
역사적 선례로 봐왔을 때 선지자를 따르는 무리들은 공공연하게 선구자의 순교(殉敎)를 요구해왔고, 그 역시 그런 순교에 순응함으로써 희생이 정당화되는 역사의 불가항력적 전통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무현이나 유시민을 일컬어 새 시대의 장을 여는 선구자라 한다면, (현실의 시대적 상황이 변화했음을 고려하더라도) 유형과 모습이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가 꿈꾸는 이상(理想)에 대한 실험과 그 실현을 바라는 소망이 그럴듯하게 포장된 명분이 되어 그들에게 이 시대가 요구하는 또 다른 순교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원죄적 미안(未安)이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정말 경계해야할 집단적으로 최면 된 이기주의의 일예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고, 우리의 지난 한(恨)에 대한 보상과 대망(大望)에 있어 복마전(伏魔殿)같은 아귀다툼의 전장에서 내 피 쏟지 않고 대리만족 하려드는 불한당(不汗黨)의 모습 같아서 마음이 편칠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편함을 임의로 덮으려 할 때마다 이 못난 사람의 마음 한 켠에는 “너는 이 세상을 위해 무엇으로 기여할 것인가?” 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울려퍼짐을 느낍니다.
저는 지난 5월 "한마디 하려 합니다. 들어주시겠습니까?" 라는 제목으로 2007 대선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쓴 바 있습니다. 공감하시어 댓글을 남기신 회원도 계셨고, 반대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승리가 난무하는 주창(主唱)들에 개인적으로 우려의 마음이 들어 일부러 최악의 시나리오를 썼던 것이지요! 다행스럽게도 국민의 지지율 60~70 프로를 양분하고 계신 딴나라당 두 분 대선주자들 상호간에 연일 쏟아내는 비방과 폭로, 모욕으로, 서로를 물어뜯어대는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자멸(自滅)의 길을 걸음으로써 그 최악의 시나리오는 새로운 반전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여태껏 온갖 말도 안 되는 억지의 딴지걸기로 발목잡혀온 노짱의 심정을 이제는 그들도 알겠지요!)
다시 말해 정권 재창출의 기회가 이제 조금씩 엿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를 대변하는 진보와 개혁세력은 현재 어떤 모습을 보입니까? 큰 결전(決戰)을 목전에 두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저는 솔직히 못 믿겠습니다.
그러면 대안(代案)이 뭐냐? 과연 유시민이 그 대안이냐? 그 답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를 지지하는 우리 유티즌의 주장은 모두 옳은가?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굳이 그 까닭을 밝힌다면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을 만들고 찾기가 그만큼 어려운 까닭이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유시민 그 이외에 다른 인물을 떠올리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며, 이제 공공연하게 D-Day를 손꼽는 제 모습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저의 이기심의 발로(發露)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으니 이 이기심에 대한 실체의 판단을 그 누구에게 맞겨야 할까요? 이 글을 읽는 유티즌 여러분께서 저 대신 판단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오늘부로 한가지의 결단을 하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다가올 2007년 대선을 그간의 싸움으로 얼룩져온 전쟁이나 전투와 같은 비이성적 정쟁(政爭)의 표현이 아닌, “축제로 받아들일 것이며” 기쁜 마음으로 이 축제에 기꺼이 동참하여 즐길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유빠가 어울리고, 지인들 역시 어울린다 세뇌를 시켜대니 어쩌겠습니까..!)
현 상황이 어렵다는 것 잘 았지만, 일단 축제의 장으로 나아가보십시다. 앞으로 다가올 광복절이 기다려집니다.
왜, 그럴까요? ^^
늦은 출장을 떠나는 7월의 마지막 날에 차안에서 삼가 몇 자 적었습니다.
봉우리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