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에는 반공이 국시였다. 통일보다 안전한 분단을 바란 사람들은 그를 따랐다. 또 그의 눈에는 먹고 사는 것이 국시였다. 가치보다 사실에 충실한 그를 사람들은 또 따랐다.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자의반 타의반 추종해온 사람들은 따라와 보니 그것이 그들의 살 길임을 알았다. 그는 그들에게 때묻은 가슴을 열어 주고 그들은 살갑게 안기면서 서로의 때를 덮을 줄 알았다.
그래도 땟국물은 줄줄 흘러서 그들의 비단옷 발끝을 적시더니 신작로에 고인 빗물처럼 튀어 물에 젖은 투명인간처럼 정체가 탄로나기도 했더이다.사람들은 그래도 덕분에 잘먹고 잘살았다고 땟국물앞에 고개를 조아리기도 하더니
권불십년이라는 말은 틀렸다. 그와 그의 그와 또 그의 그의 그가 시퍼런 군복처럼 사람들 가슴을 알게 모르게 멍들이며 산 세월이 30년이 되었다.권력을 맥없이 앗긴 장면이라는 이는 자장면을 먹음서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고 보선이라는 이는 날마다 보선을 치르면서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
버선발로 도망 간 사람들 수녀의 품안으로 십자가 물고 뛰어든 사람들은 그렇다 치고 반공을 국시라고 먹고 사는 문제만 중요하다고 내친 김에 권력의 종신형을 스스로 맞아 보겠다는 그에 맞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천천히 이북식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아하~ 옳거니, 그때는 먹을 걸 내주면서까지 박수를 치던 사람들이 이제는 다시 먹고 살기 위해 아귀가 되었나보다.
다행히 그 박수 덕에 우리 땅의 주도세력이 된 변방의 북소리가 있었다. 그는 나랏님이 되고도 동네북이 되더니 기어이 북채마저 사람들의 손에 넘겨주고 돌을 던지란다. 오지랖이 넓은 건지 그 자신이 노씨가 아니라 예씨 라고 이름은 수라고 착각했던 지 기껏 잡은 북채를 왜 내 주냐고 펄쩍 뛰는 사람들에겐 그저 조용히 말한다. 다 잘 될 겁니다. 힘은 들겁니다.
사람들은 땟국물 옷자락을 잡았던 손으로 생각해본다.목숨 바친 민주가 사람들을 굶게 하면 그 민주를 죽일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늑대는 보이지 않는데 장난삼아 늑대다를 외치는 자들에게 자꾸 속더니 진짜 늑대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해본다.우리 민주는아직 어린데 그 어린 민주가 제 밥통 채워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은 옳은 일인지를 생각해본다.
그래 생각해보자. 너 나 우리 대한민국이 모두 생각좀 해보자. 시절이 아무리 변해도 지켜야 가치는 민주가 아니겠냐고, 씨도 아니 뵈던 민주는 지키어야하고 가랭이 사이로 내질러 놓은 민주는 지 밥그릇은 지가 타고 난다고 팽개쳐도 되는 지 생각좀 해보자. 가진 집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값이 좀 떨어지면 즉발적으로 짖어대는것이 온당한 건지 생각좀 해보자. 아직 어린 민주 앞에서.
사람들은 안다. 시절이 변한 만큼 답도 변해야 한다는것을. 민주를 지키는 방법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이랜드를 번역하면 이 땅! 그래 지금 이땅에서는 완력으로 무력으로 강제로 할 일이 예전 같지 않음을 안다. 그룹회장은 손에 가죽장갑끼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자기들만의 신이 절대자라고 하는 치기에는 아멘~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은 안다.여직도 먹고 사는 문제로 공갈치면 안된다는 걸
그리고 사람들은 안다. 진정 민주는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풀어 놓는 것임을, 높이 쌓는 일이 아니라 고루 나누는 일임을, 역사가 말할 여지는 겸손하게 남겨주는 일임을, 사람들은 안다. 앞 사람과 뒷 사람에게 부끄러울 줄 아는 일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