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는 내용이요, 대세는 형식이다.
대의는 목표요, 대세는 수단이다.
대의는 영혼이요, 대세는 육체다.
한마디로 대의와 대세는 절대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내용과 형식, 목표와 수단, 영혼과 육체는 오직 관념 속에서만 독립된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현실에서는 결코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지금 열린우리당 사수를 외치면서 통합신당을 기회주의자들의 잡탕으로 매도하는 사람들은 수단은 간과한 채 목적에만 매몰된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육체는 중요하지 않고 영혼의 순결함만이 승리를 보장해 준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 봐라. 형식없는 내용이 어찌 존재할 수 있으며 수단없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를.
미래신당이라는 형식은 우리에게 주어진 정치개혁이라는 내용을 붙들어 메는 최소한의 수단이다. 과거 유시민이 개혁당을 해체하고 열린 우리당으로 통합 할 때, 열린 우리당이 잡탕인지 몰라서 통합을 했을까? 유시민은 열린 우리당의 한계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대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형식이 통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혁당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열린우리당과 통합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유시민이 대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지금 대통합에 반대하는 두 집단이 있다. 하나는 열린우리당의 순수한 개혁의지를 지켜나가자는 열린우리당 순혈주의자들이고 또 하나는 죽어도 호남 철밥통을 못내놓겠다는 민주당 난닝구 들이다. 이 둘의 공통점이 뭔가? 자기 나와바리 수성을 위해 대선 승리를 포기한 비겁한 인간들이라는 것이다.
왜 통합을 두려워 하는가. 통합의 틀 안으로 기어들어온 손동태가 그렇게 두려운가. 통합의 틀 안에서 정당 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궁물들과 치열한 투쟁을 벌여나가야 함에도 이것이 두려워 '우리끼리 정당'안에 안주하려는 것이 열우당 순혈주의자들의 정체다. 마찬가지로 통합당의 지향점이 지들 밥통사수에 방해가 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게 박상천류 궁물 들이다. 둘다 결과적으로 대의를 달성고자 투쟁하길 두려워하는 비겁자들일 뿐이다.
우리끼리 정당의 순결한 기치를 높이 들면 국민들은 감동먹고 우리를 지지해 줄것이라는 미신을 퍼뜨리는 자들이 있다. 마치 87년 6월 항쟁 때 '제헌의회 소집'을 외치며 대중을 외면한 채 폭력 투쟁을 일삼던 CA그룹이 부활한 듯하다. 한마디로 자다가 문지방에 좃찡기는 소리다. 정치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는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자신들을 소외 시킨채 오직 자기 만족을 위해 순혈주의를 외치는 오만한 집단에 표를 줄 만큼 착한 사람들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는 전국의 국민들에게 한표 한표를 착실히 모아나가야 이긴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호남난닝구 지지표도 뺏어와야 하고 상도 꼴통표도 뺏어와야 한다. 총선에서 경상도표 20~30%는 아무의미 없지만, 때선에서는 고스란히 우리표다.
생각해 봐라, 통합신당, 순혈 열우당, 난닝구 당으로 쪼개진채 호남에, 혹은 영남에 표를 호소하는 것과, 뭐가 됐든 단일 대오를 형성하여 지지를 호소하는 것, 어떤 것이 승리 가능성을 더 높이는 길인가.
그리고 끝으로 당 사수, 혹은 유시민 단독행동을 원하는 유빠들에게 당부한다. 유시민은 컨텐츠가 알차고 풍부하며 대중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능한 정치인이다. 이 글 머리에서 언급한 비유에 따르자면 지금 시점에서 유시민이 대통합에 합류하게 되면 유시민은 내용이자 목표이며 영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독자 신당을 만들거나 열우당에 잔류한다면 유시민은 어쩔 수 없이 형식과 수단, 육체의 역할을 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만 큼 운신의 폭은 좁아지는 것이다. 유시민에게 그런 족쇄를 채우고 싶나? 선택은 유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