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자신들의 신념으로 스스로를 연단시키기 보다 그 신념을 남을 심판하는데 더 자주 애용한다는 것이다.
원수를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사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계율이다. 거기에 근접하도록 부단히 노력하면서 살아야 할 인생의 지표일 뿐이다. 그러니 왜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냐고 심판을 해대기 시작하면 모든 인류는 죄인이 된다.
원칙과 상식도 마찬가지다.
그거 지키고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자신을 향한 계율이 돼야하는 것이지 한 울타리 안에 있는 동지들을 향해 휘두를 칼로 써서는 안 되는 것이다. 까딱 잘못하면 그 칼로 자신이 심판대 위에 올라서게 돼 있다.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그냥 이런저런 부조리를 덮고 가자는 말이 아니다. 이 말을 남용하지 말자는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개별 사안에 대해 지적을 하고 고치자고 하면 되는 것을 거창하게 원칙과 상식의 수호자로 자처하면 우리같은 시람들은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뭔가 순수하지 못한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을.
마치 우리가 엄청난 고질병이라도 앓고 있는 것처럼 혹은 시민광장이 원칙과 상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단계까지 떨어진듯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수구 보수파가 선거 때마다 위기의식 조장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뭔가 좀 안다고 착각하는 이들은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고 꼭 거기다가 자기 스타일로 색칠을 해 댄다. 대표가 상근자를 질책하는 말을 수용하지 않으면 그게 다 상호 유착 관계인가? 무슨 시민광장의 엄청난 적폐인가? 그런 판단을 내리기 전에 할 일은 사실관계 파악이다. 그래서 상근자기 정말 잘못을 한 것이 명확한데 그것을 대표가 덮어주고 지적하는 이들을 공격했다면 그것은 문제다. 하지만 아무 사실도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거기다 대고 왜 누구누구 편드냐고 난리를 치면 그게 정말 지성인이 할 소리인가? 도대체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평생을 남을 가르치고 살다보니 자기도 하나의 평범한 인간임을 잊은 것인가?
예수를 믿는다 해서 자신이 예수인 것은 아니다.
노무현대통령을 따른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이 그만한 인격을 지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제발 좀 겸손하고 신중하자. 개인적인 악감정을 풀기 위해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의 이름을 함부로 남용하지 말자.
내가 이래서 교회 다닌다고 하거나 노무현대통령을 사랑한다고 공언을 하면 더 경계하게 되는 것이다. 하도 많이 당해봐서 아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