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의당 비례경선 끝나고 저는 참여계라는 이름의 그 어떤 활동과도 관계 없이 살기로 작심했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같은 과열된 선거 운동의 부작용 정도로 보면 안 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호진 후보를 지지했고, 약간의 노력 봉사를 했을
뿐 캠프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실질적으로 주변 사람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 한 통 못했습니다. 그럴만한
사람이 떠오르지도 않을 만큼 평상시 당원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내가 참여계를 떠나기로
한데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참여계는, 노무현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구성원들의 단일 결사체라고 보기엔 구성원들 사이에 통일성도 없고 결집력도 없었습니다. 말은 리버럴 어쩌구 하지만 일종의 단체적 성격을 유지하려면 그들 사이에 막강하게 작용하는 공통의 구심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것은 고사하고 급기야 저마다 자기 입장에서 참여계 이름 팔고 노무현 이름을
팔아 이용해 먹는 현상이 잦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처음엔 외부에서 나타나더니 요즘엔
평소 내가 믿고 좋아하던 중심의 사람들에게까지 전염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의기로 모였다가
오염되는 사람들의 특징은 절대로 자신의 잘못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남을 심판하기 위해
쏟아내는 말들이 자기를 심판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본인은 심각한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코미디로 비춰지는 것입니다. 그런 코미디에 휩쓸려 살기에 내 인생은 너무 소중하므로 아예 그 꼬라지
안 보고 보다 가치 있는 일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죠.
이렇게 결론 내리고 보니 이제 저에게 남은 것이라곤 시민광장 회원이라는 타이틀 하나 밖에 없네요. 하지만 시민광장과 참여계는 상당 부분 중첩되어 있습니다. 이게 또한
문제군요. 아니나 다를까 중게에 아주 이상한 항의글이 올라왔습니다. 시민광장
게시판이 또 다시 전쟁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자제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저의 생각을 밝히고 나아가 시민광장 회원 모두에게 제안을 하려고 합니다.
1.
상근자의 전횡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글의 내용을 보면 문제를 제기하고 사실 확인을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여부가 드러난
것이 전혀 없이 밝혀달라고 요청하면서 전횡을 “일삼는다”라고
단정적인 표현을 했습니다. 다분히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표현이죠. 그러니
내용인들 객관적이겠습니까? 이제부터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보죠.
2.
시민광장의 상근자든 운영진이든 그 누구든 타 조직의 선거운동에 관여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슬픈강아지눈 본인이 말한대로 시민광장 규약에는 타 조직 선거에 대해 상근자 등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정해진 바가 전혀 없는
것이 첫 째 이유이고, 상근자 처우 조건 자체가 시민광장에서 완전한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근자
일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가져도 되고 근무 시간 이외에 다른 일을 해도 된다는 것이 암묵적으로 허용된 상태로 지금까지 주욱 이어져 왔다는 것이 둘
째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시민광장 일을 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편의를 제공하든 자기가
일하기 편하도록 업무 공간을 공유하든 그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시민광장의 운영진 입장에서
엄연히 우리 회원이 후보로 나섰는데 이 사람은 버려두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돕는 것이 섭섭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횡’은 아니죠. 나아가
시민광장의 후보의 자질 문제가 거론된다면 더더욱 이런 회원을 도와줄 필요도 없을 뿐 더러 오히려 시민광장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운영진 입장에서
더 적극적인 조치도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김명미 후보는 애당초 자질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돕지 않은 상근자의 근무 자세를 탓하려면
김명미 후보의 자질 문제와 함께 다뤄야 합니다.
일단 제가 알고 있는 사실관계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정의당 안에는 참여계가 중심이 돼서
활동하는 ‘진보의 미래’라는 포럼이 있습니다. 또한 정의당 내 조직으로 보기엔 성격이 애매한 ‘참여넷’도 있습니다. 이 두 조직이 사실상 참여계 사람들이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만든 느슨한 조직이었죠. 하지만 그 외의 다른 단체도 없고 모임도 없으므로 여기가 참여계
사람들의 중지를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선거철이 다가와 비례경선 후보로 참여계 중 누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각자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자기가 후보가
되겠노라고 선언을 했죠. 딱 한 명을 선정해 밀어도 될까말까 한 판에 후보자가 서너 명이 나오니 사람들은
고민을 했죠. 그래서 모이자고 했죠. 모여서 한 명의 후보로
압축하자고 했죠. 그렇게 하기 위해 만든 자리에 김명미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고, 모임 사람들은 아무 합의를 보지 못하고 헤어졌고 결국 각자 알아서 후보를 포기하거나 다른 후보와 연대를 한
것입니다.
김명미 후보는 정의당 안의 참여계 안에서 조차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그 어떤 공식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참여계 출신의 후보이니 참여계여 나를 밀어달라는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주장이 없었죠. 공식적 절차를 생략하고 밀어 붙였으니 이제 남은 것은 과연 그렇게라도 나가야 할 만큼 훌륭한 자질을 갖추었느냐는
문제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명미 후보의 자질에 대한 지적은 빈양럽님으로부터 듣기 훨씬 전에 다른 정의당 당원들로부터 수 차례 들었습니다. 그들은 펄펄 뛰며 열을 내고 성토했지만 공식적으로는 그냥 침묵했던 것이고 빈양럽님은 그것을 공개적으로 질문을
한 것이죠. 후보로서 대답을 해 달라고. 그런데 그런 자질
논란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사람을 향해 ‘디스’했다고 항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억지죠. 이것은 후보
흠집내기 차원으로 볼 것이 아니고 공식적 절차를 무시하고 무조건 후보로 나선 자로서 자신의 자질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그들의
의심을 해소하고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의심을 품는 사람들을 적으로 돌릴
정도면 후보로서 아예 자격 미달이죠.
따라서 저는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제안 1]
시민광장에서 타 조직의 선거 운동에 관여를 한다면 어떤 조건에 부합할 때 관여할 것인지 여부를 규약으로 정합시다.
[제안 2]
그 규약 중에는 시민광장의 회원이 후보일 경우엔 시민광장 내부에서 먼저 엄격한 자질 검증의 단계를 거쳐서 합격을
한 사람들만 공식적으로 돕도록 합시다. 그래야만 시민광장의 품격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제안 3]
상근자에 대한 명확한 업무 지침을 정합시다. 상근자가 시민광장의 일
외에 다른 일을 하는 것을 금지시키려면, 하루 근무 시간을 8시간으로
할 경우엔 그에 합당한 급여 및 기타 처우 조건을 개선해야 하고, 급여를 충분히 주지 못한다면 근무
시간이나 일자를 줄이고 다른 수입원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제안 4]
지금에라도 김명미 후보가 정의당 비례대표의 자질이 있었는지 회원들의 의견을 통해 검증을 합시다. 타 조직 후보를 단지 시민광장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운영진에서 보호하고 지키고 도와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그 후보가 자질이 현저히 떨어질 경우에는 시민광장의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운영진은 김명미 후보 자질 검증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자질 검증 방법을 결정하고 이를 회원들의 동의를
거쳐 확정 지은 후 총선 전에 투표까지 마무리 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김명미후보는 책임있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책임있는 약속이란, 시민광장의 회원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면 회원의 지지도 얻지 못하면서도 독단으로 후보로 나선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지금이라도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하거나 시민광장을
탈퇴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안 5]
김명미 후보의 자질 검증이 끝나고 나면 상근자의 근무 태도에 대한 문제점을 공론화시킵시다. 김명미 후보의 자질 문제가 결론이 나야 규약도 안 정해진 가운데 일어난 상근자의 타 조직 후보 선거 캠프 문제나
선거 돕기가 합당했는지 여부를 따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김명미 후보가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 결론이 나면 이 분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은 지탄 받을 일이 아니고 오히려 시민광장의 명예를 지키려고 노력한
용기에 대해 포상을 해야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격미달의 후보를 억지로 5위까지 끌어올린 사람들 역시 연대 책임을 지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김명미 후보가 시민광장 회원으로부터 신임을 얻는데 성공을 할 경우에는 [규약이
없는 가운데 상근자가 시민광장 회원이 아닌 사람들의 선거 운동을 도운 것]이 문제가 되는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