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손석희 입니다. 1위 기업인 삼성에는 빛도 있지만 그늘도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 즉 노조가 없어도 될 정도의 경영을 실현해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빛 뒤에는 무노조 전략이 갖는 그늘도 있어왔습니다.

01. ‘삼성 노조 무력화 문건’ 입수

오늘 집중보도할 내용은 삼성의 노조 무력화 전략에 관한 것입니다. 그 동안 말로만 전해지던 내용을 문건으로 단독 입수했습니다. 노조를 어떻게 무력화할지가 주된 내용이어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지금부터 관련소식을 전해드리고 이 문건을 입수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인터뷰하겠습니다.

▣ 먼저 박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성훈 기자]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 2011년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된 지, 6개월 뒤에 삼성에서 만들어진 문건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입수했습니다. 110쪽 분량의 문건은 삼성전자 등 노조가 없는 19개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될 경우 전 역량을 투입해 조기 와해에 주력하고, 노조가 있는 8개사에 대해선 기존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근거로 해산을 추진하라는 지침을 담고 있습니다.

문건에는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알박기 노조, 이른바 어용 노조의 존재도 등장합니다.

절대 이분들을 놀라게 해서는 안돼!

02. “문제 직원들 비위 채증하라”

 [손석희 앵커]

삼성의 노사전략 문건에는 노조를 설립할 위험성이 있는 직원들에 대해 사전에 비위 사실을 채증하라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 이어서 서복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복현 기자]

이와 함께 노조 활동에 맞설 사내 조직까지 키울 계획도 세웠습니다.

삼성은 이들에 대해 철저한 보안 속에 명단을 관리하고 인센티브까지 주라고 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03. 법원도 인정한 부당 노동행위

 [손석희 앵커]

관심은 이 문건에 나온 내용들이 실제로 시행됐느냐는 겁니다. 그런데 문건에는 구체적인 삼성 계열사 사례가 등장합니다. 최근 회사와 노조 간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에버랜드 입니다.

▣ 계속해서 김준술 기자입니다.

김준술 기자

2011년 7월, 삼성 에버랜드 직원 4명이 만든 ‘삼성 노조.’ 문건에서도 해당 노조가 주목할 사례로 등장합니다.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기 한달 전 회사측은 ‘불온 문서’를 발견해 대응을 시작합니다.

당시 개정 노동법에 따라 뒤에 생긴 직원들의 노조는 2년간 단체교섭을 못 한다는 것을 이용한 셈입니다.

에버랜드 노조 대응을 대표 사례로 소개한 삼성. 하지만 법원은 삼성의 대처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04.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인터뷰

 [손석희 앵커]

삼성의 노조 무력화 문건을 최초로 입수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문건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제 옆에,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 어서오십시오.

자, 이런 계획이 담긴 문건이 본격적으로 나온 건 처음이라고 봐야 되겠죠?

[심상정 의원]

네, 그동안에는 노조탄압 사례나 또 계열사의 노무관리 문건은 간간히 나왔습니다마는, 삼성의 무노조 전략을 총체적으로 담은 문건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구요. 뭐 잘 아시겠지만 20년 전에 이건희 회장 께서 ‘마누라 빼고는 다 바꿔야 된다’ 이렇게 선언을 했지만, 삼성의 무노조 전략은 75년째 굳건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초일류 삼성을 이끄는 이건희 회장의 ‘신뢰의 리더쉽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손석희 앵커]

이 문건이 2011년 만에, 그러니까 1년 반 좀 넘은 상황이죠. 고위 임원들의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작성된 자료인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심상정 의원 : 네에.) 삼성 측(을 통)해서 확인 했습니다.

[심상정 의원]

아유 그, 굉장히 의외네요 허허. 보통 이제 이런 문건들이 드러나면 우리께 아니라든지, 또는 컨설팅 회사 꺼다 이렇게 발뺌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이 2012년 S그룹의 노사전략 문건은 그렇게 발뺌하기가 어렵도록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인정을 한 것 같습니다.

[손석희 앵커]

왜냐하면 저희도 심 의원께 이걸 받은 다음에, 확인을 해야 보도를 하기 때문에, 수 차례 확인을 했는데, 그런 확인이 나왔습니다. 그럼 사실이라면, 이 문건을 접했을 인사는 상당히 극소수 라고 생각이 드는데… 왜냐하면 고위 임원들을 위한 세미나였으니까요.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심상정 의원]

뭐 언론에도 취재원 보도 차원에서 공개를 보도 안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번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곤란하구요. 다만, 삼성의 변화 없이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기 어렵다고 생각한 그런 확고한 신념을 가진 분으로부터 제보가 있었다… 그렇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손석희 앵커]

삼성 내 인사라는 말씀이시네요?

[심상정 의원]

아… 뭐, 그건 확인해드리기 어렵습니다.

[손석희 앵커]

고위 임원들의 세미나이기 때문에…

04. 삼성 “조직문화 토의 위한 문건”

 [손석희 앵커]

▣ 삼성 측으로부터의 반론이 들어와 있습니다.

삼성 측은 심↗상↘정 의원이 입수한 문건에 대해 삼성이 만든 것이 맞다고 인정을 했는데요, 2011년말 고위 임원들의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바람직한 조직문화에 대해 토의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 측은 그동안 노동조합이 불필요한 경영을 지속해왔다고 밝히면서 삼성의 글로벌 경쟁기업인 애플, 구글 등도 노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문건의 취지가 종업원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조직 분위기를 활성화하자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