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포스코 계열사들의 동반성장 관련 허위자료 작성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가운데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출돼 재계에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참여연대의 주장대로라면, 그리고 참여연대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준양 회장도 그 책임을 면키 어려울 텐데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이 세계 철강협회장 타이틀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선 세계철강협회장 자리라는 것이 한국 정부의 산하기관장 인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어 향후 포스코 의혹을 둘러싼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악재와 호재를 동시에 맞고 있다. 참여연대쪽에서는 “포스코 계열사들의 동반성장 관련 허위자료가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원실과 공조해 의혹을 철저히 밝혀 낼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따라서 참여연대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준양 회장 또한 난처한 입장에 처하는 것은 그 책임 또한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런 포스코 관련 악재는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된 공기업형 민간기업 사장들에 대한 거취문제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런데 정준양 회장에겐 새로운 호재도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철강협회가 지난 6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제47대 연례총회를 열어 정준양씨를 제 37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포스코가 밝힌 것이다.
 
따라서 정준양 회장만 놓고 보면 참여연대가 악재를 노출시키고 세계철강협회는 호재를 안겨주는 이른바 ‘장군 멍군 식’ 뉴스가 혼재되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세계 철강협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포스코 측은 일단 정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임됨으로써 세계 철강업계 주요 이슈에 대한 발언권이 강화되는 등 한국 철강산업의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같은 세계 철강협회장 선임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의 국내 위상이 예전처럼 지켜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포스코에서 많은 우려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참여연대의 자료허위작성 의혹 제기 말고도 국회는 민간 발전회사 과다 이익과 관련해 포스코 자회사 사장을 국정감사에 불러 신문키로 했다. 아울러 이명박 맨으로 통했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포스코 외주사 경영간섭문제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것도 포스코와 정 회장으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특히 이중 일부 이슈는 경우에 따라 큰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있어 포스코 경영진을 긴장케 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참여연대는 포스코의 허위자료 의혹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 독려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에도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어 이 문제를 포스코와 정 회장이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경제계 일각에선 현재 포스코를 둘러싸고 부각되는 의혹 중 일부가 사실로 불거져 파장이 생길 경우 정 회장은 세계 철강협회장 등극과 관계 없이 모종의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가 정준양 회장의 세계 철강협회장 등극에도 불구, 포스코 사태 추이에 눈을 떼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