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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을 예상치 못했다. 물론 일부 역술인들이나 소수의 시민들만이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을 예상했지만 ‘아무도’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봐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노무현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던 시민들조차도 ‘노무현 당선’을 딱 부러지게 장담하지 못하는 이들이 제법 많았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나타났다. 2007 대선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는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주자가 지지율을 양분하는 형태의 대선구도를 보고 있지만 지금의 구도는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 지금 현재의 구도를 뒤엎을 ‘다크호스’가 달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예비후보는 친노세력 중에서도 가장 노무현 노선 잘 계승할 수 있는 인물 가운데 대표주자로 지목…정치적-인간적으로 노무현 아주 많이 닮아
현재 한국 정가에서 ‘다크호스’라고 불릴만한 인물은 유시민 예비후보다. 유시민 예비후보는 친노세력 중에서도 가장 노무현 노선을 잘 계승할 수 있는 인물 가운데 대표주자로 지목받고 있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닮은 인물이다. 정치적-인간적으로 그는 노무현을 아주 많이 닮았다.
지금 친노세력은 ‘제 2의 노무현’을 열심히 찾는 중이다. 친노세력이 제 2의 노무현을 찾아 밀어 올리면 잠자고 있는 한나라당 반대세력이 결집할 것이란 계산이다. 이런 계산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CBS-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24.8%. 정치현장을 오랫동안 관찰해 온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원래 노무현 대통령의 ‘실체 지지율’은 33%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현재 지지율이 24.8%에 머무르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표들이 이탈했거나 결집되지 않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그러니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절대로 한나라당으로 가지 않는 표들이 많은데 그 표들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 때문에 노무현 지지율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한국 특유의 지역구도 때문이다. 지금은 호남표심이 이명박이나 박근혜 지지율을 보태주고 있지만 실제 대선에서 이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원래 호남은 ‘호남후보’를 원한다. 호남후보가 아니라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 호남은 여전히 한나라당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바로 이것이야 말로 범 여권이 갖고 있는 최대의 자산이다.
누가 잠들어 있는 호남 표심을 깨우는가
정계 주변의 많은 이들은 호남 표심의 ‘몸통’이 잠들어 있다고 단언한다. 그런데 지금 호남 표심의 몸통이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명박 예비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그 신호라는 것이다. 호남 표심의 입장에서 볼 때 ‘철저한 영남후보’인 박근혜 예비후보에 대한 거부감이나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이명박 지지를 이용해 왔는데 본선이 가까워지는 지금 더 이상 이명박 지지는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호남 표심의 파워는 엄청나다. 호남을 고향으로 하고 있는 기성세대와 그들을 부모로 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수를 합치면 대략 800만 이상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나라당을 주로 지지하는 영남 표심과 호남 표심의 주된 차이점 하나는 젊은이들의 결집력이다. 호남 표심의 경우 부모가 호남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자녀들의 경우에는 비교적 투표 참여율이 높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이는 2002 대선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영남 유권자에 비해 호남 유권자들이 경제적으로 빈약한 처지에 있기 때문이며, 현실적으로 현 정권에 호남의 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러하다. 한마디로 거칠게 표현하면 호남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정권이 정말로 뒤집혀 자신들이 불이익을 보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너도 나도 ‘정치 보복은 없다. 지역차별은 없다’라고 말할 것이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호남 유권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2002 대선에서 노풍의 진원지는 호남 광주였다. 마찬가지로 범 여권 경선에서도 ‘광주’를 잡는 자가 엄청난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과연 광주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정동영 예비후보다. 정동영 예비후보는 일단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그러나 정동영 예비후보에게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강력한 친위부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동영 예비후보에게는 호남이 고향이라는 점이 장점이자 약점으로 동시에 작용한다. 자칫 잘못하면 지역주의에 기생하는 구태정치인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정동영 예비후보 역시 강력한 개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예비후보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난다. 노무현에게는 ‘이야기’가 있으나 정동영에게는 ‘이야기’가 안 보인다. 정동영은 과연 무슨 이야기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 것인가. 정동영 캠프에서는 과연 이것을 고민하고 있을까?
호남 표심과 유시민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광주에서 바람을 일으킬 후보는 누구일까?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유시민 예비후보다. 노무현의 ‘광주 노풍’을 기억한다면 유시민의 ‘광주 유풍’ 가능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유시민 예비후보의 강점은 자발적으로 뛰는 강력한 친위부대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참여정부의 인기 없음을 예로 들며 ‘유시민은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이들은 현실 정치를 냉철하게 계산해 보지 않은 이들이다. 구슬이 아무리 많아도 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범 여권 내에서 친노그룹을 비판하는 이들이 아무리 많아도 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유시민 예비후보가 가진 구슬이 적을 지 몰라도 유시민 예비후보는 그 구슬들을 단단히 꿰어놓고 있다.
친노세력은 ‘제 2의 노무현’을 열심히 찾는 중이다. 제 2의 노무현을 찾아 밀어 올리면 잠자고 있는 한나라당 반대세력이 결집할 것이란 설득력 얻어
범 여권진영 내부에서는 참여정부 자체의 문제를 들어 유시민 예비후보를 범 여권경선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지만 이는 곧 뒤집어 말하면 ‘유풍’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친노후보인 이해찬은 어떨까. 이해찬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이미지 상 ‘꽝’이다. 이해찬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겠다.
정리하면 유시민 예비후보에게는 강력한 친위세력이 있다. 이들은 다가오는 범 여권경선에서 엄청난 괴력을 과시할 것이다. 결국 범 여권경선 구도는 유시민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중도좌파 세력연합과 정동영을 중심으로 하는 반노/비노-중도우파 세력연합의 대결로 가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 경선구도가 빅2의 대결로 정리되고 있듯 범 여권역시 빅2의 대결로 정리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우세할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정치구도를 지금 전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나 역시 강력한 지지기반을 가진 유시민 후보 측이 유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범 여권주자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명확한 중도좌파 스탠스를 갖고 있는 후보가 유시민 하나 뿐 이란 점은 ‘유시민 대권론’을 뒷받침해주는 주된 근거다.
정동영 예비후보 측이나 손학규 예비후보 측은 유시민 예비후보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없다면 범 여권경선에서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의 ‘이인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과연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비전과 리더십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노사모와 같은 강력한 친위그룹을 결성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유시민의 본선경쟁력
원래 한나라당 반대세력이 결집하면 자동으로 한나라당 후보와 대등한 대결을 벌일 수 있게 된다. 33%의 한나라당 반대세력이 33%의 한나라당 열성지지세력과 거의 동률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 다음부터는 양쪽 진영에서 죽기 살기로 노력하고, 머리 쓰는 진영이 이기게 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배부른 한나라당 세력이 죽기 살기로 뛸 수 있을까. 보수진영에서 조차 고개를 흔드는 이들이 많다.
또한 범 여권 후보 가운데 유시민 예비후보는 특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다. 일단 유시민 예비후보는 외모나 연령, 이념노선 등에 있어 한나라당 후보와 확연히 각을 세울 수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이명박 예비후보가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명박과 유시민의 대결은 이회창과 유시민의 대결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이명박 예비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부동산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그를 보면 자꾸만 이회창 후보가 겹쳐진다.
한국의 386세대들은 한나라당 집권이 싫을 것이다. 직장에서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입장에 놓인 이들이 어떻게 한나라당 집권을 환영하겠는가. 수백만에 이르는 호남 유권자 집단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최고의 시점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최고의 시점인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후보를 비롯한 한나라당 진영은 당연히 한나라당이 이길 것이란 오만을 버리고 현실을 냉정히 직시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중도좌파-한나라 반대 진영을 통일하고 제 2의 ‘노풍 신화’를 계승할 ‘다크호스’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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