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훑고 지나간 자리들이 너무나 처참합니다. 수십분의 소중한 인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으니 마음이 아립니다. 매년 이런 류의 자연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가족을 잃고,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한 수재민들의 심정은 말로 헤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수해의 와중에 충북 단양군수가 음주가무에 열중하셨다는 뉴스를 대하니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른 바 지역내 봉사단체의 행사에 참가했다는 것인데요, 2차까지 가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렀다고 하니 한심한 일입니다.
군에 소속된 공무원들도 일부가 그 단체의 회원이어서 함께 흥청망청 했을 장면을 상상하니 답답합니다. 뭐 그리 신들이 나서 그런 자리에 참석을 했을까요? 군민들은 밀려드는 수마와 마주하며 울부짖고 있었을 시간에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고 있었을까요?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입니다. 군수와 군공무원들은 모두 주민들에게 봉사하며 그 댓가로 급료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군수는 바로 수해를 입어서 고통스러운 그 분들의 투표로 그자리에 오른 사람이지요. 그런 그들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는 군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시의 최말단 9급공무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는 지방자치가 시행되기 전이었죠. 조금만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비상근무에 들어가서 퇴근도 하지 못하고 몇일을 꼬박 근무하곤 하였습니다. 사무실과 위험지역을 순찰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안되면 직접 장비를 들고 해결을 보아야 했습니다. 힘들지만 주민들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신분이니 기꺼이 그렇게 했습니다.
재해에 대한 경보들이 나오면 일선의 구청장은 물론 시장이나 장관, 총리, 대통령까지 노심초사하는 것은 지당한 일입니다. 혹시라도 국민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까 걱정하고 대비하는 것은 과중한 업무라고 투덜댈 일이 아닙니다. 지극히 당연한 의무로 여겨야 하는 일입니다.
하물며 시험으로 선발된 공무원도 아니고 주민의 투표로 선출된 군수가 어떻게 그런 태도로 주민들을 대할 수가 있습니까? 한심하고 통탄할 일입니다. 그가 현장에서 주민들과 마음을 함께 나눈다고 특별히 재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그러나 그런 마음이 주민들에게 힘이 되기도 하고, 관내의 공무원들에게 대민봉사의 태도를 흩트러지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 마음을 쓰면 피해를 저감하거나 부분적으로 막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선거때는 한표를 주시면 정말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봉사할 것이라며 고개를 조아렸을 사람이 당선되자 표변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그런 정치인들의 처신에 이제 넌더리가 날 정도입니다. 그렇게 당하고도 우리 국민들 투표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연고찾고, 지역찾고, 학연찾고, 그런 일은 왜 줄어들지 않을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선거는 냉정하게 능력과 진정성을 평가해서 뽑아야 합니다. 당이 무슨 소용이며, 그가 속한 패거리가 무슨 소용입니까? 주민들의 어려움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자들을 주민들이 스스로 뽑아놓은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수해에 낙망하신 수재민들과 복구에 땀 흘리는 분들, 공무원들, 자원봉사자들에게 너무도 부끄럽고 화를 돋우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차라리 그런 보도가 없어서 몰랐다면 마음이나 편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수재민 여러분, 자원 봉사자 여러분, 군인과 공무원 여러분!
그래도 힘을 내셔야 합니다.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것입니다. 다음에는 그런 몰지각한 자들을 선출하지 않으면 됩니다. 속히 복구되고 다시는 그런 수해를 입지 않도록 근원적인 해결이 좀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공무원 여러분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인은 군수가 아니라 주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