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믿었던 사회 친구에게 크게 부도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돈으로 18억 5천 만원 정도 되니까
지금 가치로 환산한다면 한 50억 원쯤 될 겁니다.
그 동안 이루어 놓았던 내 삶을 지키려고 가진 애를 다 써보았지만
결국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저 역시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참 인생 허무하대요......
사람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봉우리를 향해 힘겹게 올라가지만,
기다리는 것은 지친 어깨를 떠미는 바람밖에 없다는 양희은의 한계령이
구구 절절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 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 가라, 내려 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자전거에 몸을 실었습니다.
양평 홍천 인제를 지나 원통에서 한계령 꼭대기를 올려 다 보는데
도저히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싸이클 복장은 유난스럽게 눈에 띄죠,
건장한 남자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다는 것도 쪽 팔리는 일이고.
몇 번이고 되돌아 갈까 망설였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도 계속 쳐다보면
올라갈 방법이 생깁니다.
'그래 바로 1 미터 앞만 보고 가자!' 마음 먹었습니다.
아무리 경사가 가파르다고 해도 1미터는 경사를 느끼지 못합니다.
몇 번 쉬고 나니까 결국 한계령 정상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전 '소년들이여, 꿈을 크게 가져라!'
중학교 영어 선생님께서 일러 주셨던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제 머리 속에서 지워 버렸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피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결과에 대한 관심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입니다.
살아가는 순간 순간이 목적 그 자체더라구요.
과거의 내 모습이 현재의 내 모습이 아닌 것처럼
미래의 내 모습 또한 현재의 내 모습이 아닙니다.
매 순간 어떻게 사는가가 미래의 내 모습이겠지요.
무일일불사일일(無一日不寫一日)이라고 했습니다.
‘화가는 단 하루라도 그림 그리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
'내안에 유시민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유티즌'이라 부릅니다.
유티즌 한 사람 한사람이 유시민이라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무얼 해야 할까요?
싸우지 마세요.
외상은 금방 낫지만 마음의 상처는 오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