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회에서 말하는 편가르기 기준에서 본다면 보수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보수니 진보니 하는 카테고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일인이기도 합니다.

얼마전이죠..

유시민선배님이 정계 은퇴한다는 얘기를 접하고는 맘이 많이 착잡했습니다.

혹여 선배님이란 호칭이 거슬린다해도 이해해 주시기를.....

다른 뜻이 아니라 인생선배란 의미에다가...지역감정 조장은 아니지만 제 고향도 경주라서 애교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언론에서 각색하여 보여지는 유선배님이 아닌 인간 유선배님을 첨 뵌건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그 유명한 '항소이유서'에서 입니다.

그게 벌써 10년이 다된거 같네요..

첨 읽고는 소름이 돋았던 기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이나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을 저는 싫어합니다.

맹목적으로 이분법적인 보수 진보라는 틀안에서의 가치판단을 저는 경멸합니다만,

제 가치 판단기준에서는 소위 말하는 '깜'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 '생각'이란 것을 구구절절 늘어놓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건 생략하고자 합니다.

괜히 늘어놓았다가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의 본질이 호도된채 '노빠'나 '유빠'가 공격하는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사람은 자기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지향하는 사회의 모습이나 가치관은 달라도 위에서 언급한 '항소이유서'를 읽고서 소름끼치게

감동받은건 그 진정성 때문입니다.

인간 유시민이 지향하는 세상이 그릇된 방향이라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접목 가능하냐, 혹은 실현가능하냐의 관점에서 제가 의문부호를

가졌던 것입니다.

저는 사회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목소리가 공평한 기회를 가지고 공론화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다양한 목소리중에 진정성이 있는 것들은 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선배님의 진정성이 폄훼되는 현실을 보면서 저는 많이 안타까워 했습니다.

특히 지난 한해동안 벌어졌던 소위 말하는 진보진영내의 티격태격을 보면서 상처받는 선배님

에 대해 가졌던 연민은 저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겁니다.

제가 위에서 말했듯이 이건 순수함 혹은 진정성이 훼손되는데 대한 안타까움이지 값싼 동정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님은 아수라장 같은 정치판이 아닌 다른 판떼기에서 훨씬 더 시민사회에 유익한

역할을 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나라의 '청춘' 혹은 몸만 커진 '어른아이'들이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록 많은 일깨움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p.s. 은퇴선언(?)을 보고서 착잡한 맘을 가눌 길이 없었는데 오늘에야 술기운을 빌어서 멀리서

       뒤죽박죽 글을 쓰게 됩니다.

       술기운에 다소 무례가 있더라도 널리 혜량 해주시기를 바라면서

       태국에서 후배라고 주장하고 싶은 일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