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 무엇인가? 길이다. 사람이 가는 길을 일컬어 도라 한다. 그러므로 길은 길 그 이상 다른 뜻은 없다. 길은 그냥 길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형태의 길이든 길을 간다. 저마다의 길목에서 만나고 살아간다.
다시 묻자. 길은 무엇인가? 아무런 뜻이 없는 길에 뜻이 생겼다. 인생을 바라보니 길에는 크게 두 가지의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욕망을 기반으로 길을 걷는다.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은 욕망을 기반으로 펼쳐진다. 욕망이 그 길의 아르케다. 욕망을 기반으로 그물처럼 형성되어 있는 관계망을 통해 형성된 그 길을 간다. 그의 세계는 그의 하늘과 땅은, 그의 혼백은 온통 그렇게 형성되어 있다. 서로의 욕망을 기반으로 형성된 그 세계는 사자들의 경쟁과 다툼, 힘의 질서를 통해 길이 만들어진다. 눈은 충혈되고 쉼은 없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인생은 그 길을 만들어 놓고 그 길을 간다. 이를 有爲의 길이라고 노자는 말한다. 너나 예외 없이 누구나 가는 길이니 常道라고 한다. 이름하여 보통의 길이고, 항상 그렇게 가는 길이다.
다른 길이 있다. 그 길만이 길인가라고 묻는 물음이 있었다. 그렇게만 살다가는 게 인생인가고 묻는다. 하여 다른 길이 있다는 옛사람 노자의 얘기를 듣는다. 처음의 길은, 늘 걷는 그 길은 평안이 없어 벗어나고 싶지만, 새로 난 길은 낯설고 또 두렵다. 그 길은 알 수가 없는 길이다. 아무도 가본 길이 아니기도 하려니와 그 길은 설명조차 할 수 없다. 모든 세계가 처음 길의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의 길에서 쓰이는 언어체계와 두 번째 길에서 쓰이는 언어체계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통역이 되지 않는다. 처음 길도 길이고 두 번째 길도 길인데, 그냥 길일뿐인데, 첫 번째 길을 가는 이들에게 두 번째 길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거기서부터 길은 그냥 길이 아니라, 길에 뜻이 생기게 되었다. 길의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길은 길만이 아니라, 그 길에서 펼쳐지는 세계 전부를 함의하는 의미로 쓰임새가 더 넓혀진 것이다. 해서 道는 길 그 이상이 되었다.
도는 또 다른 세계의 삶 전체(천지와 만물로 표상되고 있는 것은 그 때문)를 일컫는 의미 확장이 이루어진 것이다. 여기서 상도와 도가 확연히 다르게 되었다. 도덕경은 도와 상도를 구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상은 항상성(always) 을 의미하는 것이지 영구성(eternal)을 의미하지 않는다. 항상성과 영구성은 동의어가 아니다. ‘항상’은 ‘늘’ 혹은 ‘보통’ ‘누구나 그러함’ 등을 의미하는 삶에 밀착된 용어이지만, 영원성은 매우 관념적인 언어이기 때문이다. 도덕경 전체흐름에서 常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는 더욱 분명하다. 전체의 문맥이 있고 개별 문맥이 각각 다른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만, 개별문맥은 전체 문맥의 흐름 가운데서 파악해야 하는 것. 글 읽기의 또 다른 중요 요소라 하겠다.
여기서부터 노자 도덕경을 열어가야 한다. 도는 길 그 이상이 되었는데, 문제는 현자들에 의해 확장된 이상으로 더 확장되어 버렸다. 도는 새로운 길을 걸으며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관에 의해 살아지는 삶의 고백서라고 하겠다. 도덕경은 이전의 길과 새로운 길을 비교하며 도를 드러내려 한다. 도는 함이 없는 함의 길이라고 안내한다. 문제는 현자들에 의해 道가 뜻을 갖은 이상, 의미 확장 그 이상으로 거품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걷어내야 한다. 도에 대한 현자들의 수근거림과 공교한 말들이 무성해진 것이다. 현학적인 무수한 말의 잔치들이 도덕경을 둘러싸고 생겨났다. 정통이라는 이름을 쓰고서 말이다. 도의 거품이 빠져야 도가 드러난다. 도는 로고스 혹은 형이상학적 이데아로 터무니없이 확장된 부분들이 그 예이다. 도에 대한 쓸데없는 지식이 난무하게 된 것이다.
도덕경에 나타난 常의 사례들
01.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
03 常使民 항상 백성들로 하여금
16.致虛極守靜篤萬物竝作吾以觀復夫物芸芸各復歸其根歸根曰靜是謂復命復命曰常知常曰明不知常妄作凶知常容容乃公公乃王王乃天天乃道道乃久沒身不殆.
27 常善救人 常善救物
28 常德不離 常德不특, 常德乃足
32.道常無名
34.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37 道常無爲而無不爲
46 故知足之足常足矣.
48 常以無事
49 聖人無常心
51 夫莫之命而常自然
52 是爲習常
55 知和曰常, 知常曰明,
61 牝常以靜勝牡
64 常於幾成而敗之
65 常知稽式
74 若使民常畏死而爲奇者 常有司殺者殺
79 常與善人
번역서들을 살펴보노라니, 아 상을 영원으로 해설하는 역들이 종종 있더라. 하다못해 常德不離를 어떤이들은 ‘영원한 덕이 떠나지 않아’로 풀이하는 이가 있으니 오해의 깊이가 크다 하겠다. 이를 ‘항상(늘) 덕스러워 나뉘지 않는다’로 역하면 안되는가. 물론 이 경우 ‘보통의 덕’이라 할 수는 없다. 누구나 그러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