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1총선에서 통진당 비례경선 부정선거 사태를 바라보며 정치인 유시민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우리 현실 정치판에서 정말 없어서는 안될 이 시대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임을 새삼 실감했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각자 개인이 지닌 가치기준에서 차이는 당연 존재하겠으나 어쨌든 유시민 스스로 정치적 견해를 밝혀온대로 그가 가지는 긍정과 부정의 요소를 종합해도 일반 국민의 편에서 꼭 필요한 정치 자산임에는 틀림 없다.
우선 총선 결과 드러난 통진당 사태에서 그의 공과를 정의함이 그의 최근 정치적 성과를 논할 지렛대로 삼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통진당내 부정 경선이 없었거나 드러나지 않았다면 지금 그의 공과라는 것은 의미가 없거나 논할 대상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단지, 교섭단체 구성은 실패했으나 그동안 진보정치의 간판으로 불려온 구민노당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탈바꿈시키고 국회내에서 의석수 기준 제3당의 위치로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으로 대략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공로는 물론 유시민 혼자의 공이라기 보다, 통합 3주체인 이정희와 심노의원등 모두 공히 돌아갔음직한 성과이자 공평한 배분이다.
그러나, 그렇게 통진당내 부정경선사례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고 치자. 국민의 입장에서 저토록 낡아빠진 정당 구조에 당비를 납부하고, 국가 예산이 막대하게 투입돼 그 정당을 숙주로 엉뚱한 특정 집단의 세력확산과 조직 유지에 계속 쓰인다면 정말 얼마나 큰 국민적 불행이요, 국고 손실이며 낭비인가?
정당이란 조직의 내부 구성을 밖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판단하기란 참 불가능함을 여실하게 드러낸 좋은 사례였다고 본다. 당내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비정상적 조직의 파행은 정상적 절차가 정의로 맞설 때 그 허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일부 집단의 조직적인 부정으로 얼룩진 민의의 왜곡이란 곧 우리 정치가 잘못되는 지름길임을 여실히 증명한다. 그런 사실을 인지하기까지 유시민의 총선 전략은 그가 꿈꾼 진보정치의 대중화라는 목표뿐이었음을 우린 알고 있다. 선거 기간중 그 불합리와 비민주, 비정상 조직을 인지했으나 현실이 주는 중압감에 무릎 꿇어야 했던 그의 고뇌 또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야권연대를 통한 의회권력 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었던 그 번민을 누구든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
결과적으로 동분서주하며 노력한 결과, 그 구태의연한 집단의 무명들을 대거 당선시키는 공로를 세웠다. 이상규, 김미희는 물론이고 비례대표 순번 12번을 자처해 유시민본인까지 당선시켜달라는 호소로 그 앞선 순번 비례대표후보들을 대거 당선시킨 공로, 3당합당 주체에게 똑같은 지분으로 공을 돌리기엔 현실적으로 불합리하다. 대중적 지지기반을 가진 유시민이 없는 상태에서 민주당과의 야권연대? 불가능이었고, 정당지지 10%라는 것은 사실 불가능이었다.
결국, 유시민의 공은 최선을 다해 통진당 의원을 13명이나 배출했다는 것임과 동시에 그것은 곧 국민적 시각에서 그대로 유시민의 과오가 돼버렸다.
자질은 물론 정당내부적 의사결정 구조가 비민주, 비합리, 비상식인 집단의 듣보잡 괴물들을 대거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 국회에 입성시킨 결과가 오늘까지도 유시민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할 수 밖에 없는 과오가 돼 버렸다.
이 부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유시민 스스로 감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과오를 속죄하는 길로 그가 택한 것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이미 통진당 사태 해결을 위해 그가 보여준 노력들이 그것이다. 그리고 오늘까지도 자기 과오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진보를 논하기 부끄러운 당내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적으로 바꾸고, 지금껏 이어져온 불합리한 모든 것을 투명하게 혁신하자는 당원들의 총의를 구해도 오늘까지도 당내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들에 의해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다.
부정경선을 자행한 당사자 계파를 초월해 전원사퇴하는 것으로 대국민 사과하자는 요청도 끝내 거부하고, 당의 혁신을 위한 의사결정에 사사건건 방해하며 아예 의사타진이나 토론자체를 가로막는 정당구조에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 그게 현실이다. 그게 유시민이 마주한 유시민 앞의 벽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지난 일요일 참여계 당원 200여명이 모여 토론한 결과가 모여진 것으로 이미 보도됐다. 그리고 오늘 다시 강기갑대표를 비롯,심노의원과 조준호전공동대표등 5자 회동이 국회에서 이뤄졌다. 그 자리에서 당장 어떤 결론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나는 본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유시민이 결정할 정치적 스탠스는 국민적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안다. 불의와 타협할 일 없을 것이고, 그 개인의 정치적 장래를 앞세우지 않을 것임도 안다. 진보정치의 앞날이 더 밝아지고 앞당겨질 수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더 이상 국민의 의사와 반하는 집단이 정치 세력화하고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런 집단은 국민의 힘으로 퇴출시켜야 한다. 순진한 국민들 눈을 속여가며 당원이라는 이름으로 올가미를 씌워놓고 그들을 숙주로 소수 몇몇이 배불리 살기 위한 양아치 집단도 정당이라 나대는 꼴은 이젠 좀 사라질 때가 됐다. 그를 위한 지름길은 곧, 그런 집단만을 고립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그를 통해 진보시즌2일지, 진보적 정치세력의 재편일지 새로운 어떤 운동일지 노력일지를 새로 시작하는 것만이 통진당사태를 매듭짓는 길이다.
발전적 해체를 통한 새로운 시작을 기대한다. 결국 역사는 변증법적 점철을 밟아갈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진화요, 창조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복은 없다. 넘어지고 깨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열매를 맺고 영글어 가는 것이 삶이요, 그런 것들의 조합과 어우러짐이 정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