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피플&피플
이종웅 통합진보당 분당을 예비후보 인터뷰
살아온 과정을 간략하게 듣고 싶다.
나는 1966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전두환·이순자 부부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었다. 대구 심인고등학교를 나와 고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혹자는 진보정당의 후보인 나의 경력을 보고 의아해하는 경우도 봤다. 내 경력은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이 가진 전형적인 경력의 소유자가 맞다. (웃음)
시골 동네의 넉넉하지 못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도시로 돈벌이하러 떠나셨고, 나는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야 대구 시내로 나가,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됐다. 그곳이 대구의 대표적인 쪽방촌이었던 침산동이다.
1985년, 대학공부를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나의 대학생활은 그냥 평범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유행과도 같았던 사회참여도 적극적이지 않았고, 집회와 시위를 하는 학생들을 옆에서 지켜봤을 뿐이다. 나는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 같은 약간은 염세적이고 술과 낭만을 찾던 대학생활을 했다.
전국이 민주화의 열기로 들끓던 1987년 여름방학 때, 나는 삼성전자의 대여장학생이란 혜택을 입었고, 그 제도 덕분에 졸업 후에도 어렵지 않게 삼성이라는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어릴 적 가난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나는 남들만큼 잘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대학 때도 하지 않던 공부를 열심히 했고, 민속주 유통과 음식점도 해 봤고, 친구들과 벤처기업 창업을 할 정도로 계속해서 부업도 병행했다.
대학 졸업 후 들어간 회사에서는 늘 신규사업을 맡아서 했다. 기존의 사업부에서 일하면 조직 내에 이미 기득권을 가진 질서에 휘말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신규사업은 대부분 직원들이 맡기를 꺼렸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직급이 낮아도 최대한의 권한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런데 직급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 사회에 ‘모세혈관 끝까지 심어진 부조리와 부정부패’에 편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오더라. 죄책감과 자괴감이 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부쩍 자라는 내 자식 보기에 부끄러운 마음이 점점 커졌다.
2. 평범한 회사원, 임원, 연구원이었던 이종웅은 언제, 어떤 이유로 정치를 꿈꾸게 되었을까?
대기업을 다니며 성공하고 싶다는 내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가고 있었지만, 반대로 쌓이는 자괴감은 어떤 방법으로도 해소되지 않았다. 회사는 개별 직원에게 상당한 도덕성을 강조했다. 한 예로 거래처로부터 결혼 축의금 5만원을 받았다고 해고당하는 직원을 직접 목격했다. 이렇게 직원들에게 들이대는 엄청난 잣대에 비해 기업 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대기업은 온갖 편법을 다 썼다. 접대는 말할 것도 없고, 담합과 장학금·비자금 조성 등은 기본이었다.
내 나름의 위안이었는지 몰라도 나중에 내가 직급이 높아져 권한이 생기면 바꿔보고 싶었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가도 뿌리 깊은 부조리와 비리를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가진 도덕적 기준으로 일을 처리하면 마음이 편한데, 나 하나로 인해 내 조직과 부하직원, 내 동료의 밥그릇에 피해를 주는 구조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었다. 그리고 노무현의 좌절을 보았다. 힘이 생기고 권한이 생겼는데도 기존의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원하는 만큼 일을 못하더라. 이것이 진짜 좌절이었다. 이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해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던 것 같다. 나는 회사라는 작은 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느끼는 아픔이었다. 그때 든 생각은 ‘아, 대통령도 당하는데 나 같은 한 기업의 임원이 어떻게 부조리를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심리적 좌절이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을 접하면서, 노무현은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나도 한번 이 사회와 부딪혀봐야겠다는 결심이 서기 시작했다. 곧바로 ‘사회생활 하면서 돈은 벌만큼 벌었는데, 직업 하나 못 버릴까’ 하는 마음에 국민참여당 창당할 때 당원으로 가입하게 된다.
문득 MB정부가 평범했던 나를 진보정치의 길로 이끌어 줬다는 생각을 한다. (웃음)
3. 진보정치를 꿈꾸는 정치인이다. 귀하가 꿈꾸는 진보정치의 상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설명해달라.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사건 이후에 치러진 선거에서 386세대를 대표한다는 젊은 정치인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선거 결과를 보며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했다. ‘아, 저 사람이라면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주겠지. 개혁해 주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그들도 아니더라. 한나라당 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도덕성을 가졌다는 인지도를 이용해서 똑같이 나쁜 짓을 하더라. 그 당시 내가 직접 담당하던 프로젝트에도 이권개입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관공서에 사업을 받으려면 00당의 000을 통해 들어가야 하고, 모든 커다란 사업의 정점에는 ‘정치’가 있더라.” 차라리 한나라당은 부정과 부패가 어울린다. 그런데 민주당은 겉과 속이 달라, 오십보백보다.
나는 현재의 정치세력을 두 그룹으로 구분한다. 정치적 백수 그룹과 사회적 공명심 그룹이 그것이다. 하나는 이 사회를 위해 한 번도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은 진보라는 말의 정의는 서로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우리나라가 배금주의에 따라 사회가 인정이 없어졌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진짜 진보는 인정이 넘치는 세상이다. 예를 들어, 우리 가정을 보면 누가 일 더 많이 일하고, 적게 한다고 해서 밥을 더 주고, 덜 주지 않듯이 일과 능력이 차이 난다고 해서 과도한 보상의 차이를 내지 않는 세상이 진보의 세상이라고 본다. 경쟁력이 없는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재도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는 세상이 진보라고 생각한다.
내 작은 소망이 있다면, 진보정치인으로 하나의 선례를 남겨보고 싶다.
이종웅이라는 사람은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이다. 이렇게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살아온 사람도 진심만 있다면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고, 민의를 대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국회의원의 연임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내가 연임하고, 지속해서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표와 지지에 연연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나에게 민의를 대표할 수 있는 기간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국회의원 세비는 왜 이렇게 많은가. 도시근로자 평균연봉을 기준으로 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었다면 그것도 고쳐나가야 한다고 본다.
4. 내가 이런 일은 잘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정보접근 영역은 공공재화 해야 한다.
도로는 공공재죠.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도로를 닦는 경우는 전체 도로의 5% 정도밖에 안 된다. 미래사회에 의식주 이외에 인간에게 중요한 게 정보접근 능력과 통신이 될 것이다. 사회적 동물이 인간이 대외적인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소위 통신인프라는 공공재화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현재 통신분야는 건설, 토목 분야보다 더 썩어있다. 건설, 토목 분야는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안다. 부정과 비리가 만연한 대표적인 분야가 아닌가. 대신에 해 먹는 사람들도 골 고루다. 막일 하는 사람부터 현장소장, 기업 간부까지도 말이다
학교의 알리미 서비스 사업에 입찰을 누가 들어오는가. 서비스 요금으로 5,000원을 받는 사업에 거대 KT, SKT, LG만이 입찰할 수 있다. 기존 통신사의 독점적 지위가 보장되는 이유는 그들만 기술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거대 통신사업자가 정부 쪽 인사들과 정치계에 영향을 미치고 로비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뒤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으로는 미국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것이 구상될 수 없다.
엑세스포인트, 중계기를 법적으로 국유지, 시유지를 빌려서 설치할 수 있는 권리가 대형 통신사밖에 없다. 법적으로 공공기관이 설치하지 못하고 대기업 통신 사업자에게만 그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꿔야 한다. 분당을 예로 들어, 성남시가 100억 정도만 투자하면 도시 전체가 무료로 통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시민의 쾌적한 무선이용을 유도하고, 대기업의 독점적인 이윤창출 구조를 막고, 중소기업이 살 길을 만드는 1석 3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박스 설명글>
무선 액세스 포인트(wireless access point, WAP)는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관련 표준을 이용하여 무선 장치들을 유선 장치에 연결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가리킨다. WAP는 일반적으로 유선망을 거치는 라우터에 연결되며 컴퓨터, 프린터와 같은 무선 장치와 네트워크 상의 유선 장치 간 데이터를 중계할 수 있다.
5. 야권단일화에 대한 소견과 당선을 위한 한 마디!
이번 선거에서 최대 이슈는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다. 당연히 야권의 연대를 통해 한나라당 후보를 이겨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어떠한 단일화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전국적으로 단일한 경합방식을 통해 야권의 단일한 후보를 뽑도록 희망한다. 한나라당에서 현 정권과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임태희 씨가 불출마한 것은 무척 아쉽다.
개인적으로 인물경쟁력에서 내가 뒤질게 하나도 없다. 여론조사 결과 후보인지도 역시 기대 이상으로 높다. 내 옆에는 내 일처럼 뛰어주는 소중한 동지들이 많다. 노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기동창이신 박춘발 님이 후원회를 맡아주셨다. 문자와 SNS, 블로그, 데이터베이스 등 후보를 알리고 홍보하는 영역을 맡아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도 부족함이 없다. 아무리 겸손하게 표현하고 싶어도 나와 경쟁할 후보가 나만큼 열심히 준비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야권단일화 후보로 나서서 진다면 순전히 후보 개인의 문제가 될 것이다.(웃음)
깨어있는 시민의 정치, 국민이 나서면 불가능하다는 것도 현실이 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성남피플 편집부> 취재 및 인터뷰 정리 우장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