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一海)가 만해(萬海)를 그르치다...
- 백담(百潭), 유감(遺憾) -
일해(一海)가...
만해(萬海)를 그르쳤다....
독선의 절대권력자, 살육자, 미치광이 전두환이
만 가지를 헤아리는 지혜와, 만인을 담는 바다같은 포용력의 한용운을
능욕하고 말았다... 백담(百潭)... 그곳에서...
백담은 만해의 뜻을 저버렸다...
불가는 들으라......!
불가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
잘못된 것은... 훌륭하게 파괴되어야 한다...
파괴는 혁명이다....
독선과 배타의 구원관은 이제 종말을 고해야 한다....
절간은 더 이상 산 속에서 은둔하지 말지어다.......
그 곳에서 무위도식하며 염불에나 심취한들
도탄지고의 백성들 목구멍에서 밥알이나 비럭질한들
그것이 무에란 말인가....
절간은 모두 저자거리로 나아가라....!
그곳에서 민중들과 호흡하고...교감하며... 하나되어야 한다...
그것이 싯달타의 뜻이다....
싯달타는 그가 살던 세상을 혁명의 사상으로 물들였다...
노예라도, 불가촉천민이라도...
아름답게 한 생을 산다면... 얼마든지 왕이나 귀족이 될 수 있고...
왕이나 귀족이라 할지라도...
추악함으로 물든 한 생을 마친다면... 인간의 형상마저 돌려받지 못할 것이다...
싯달타는 민중을 위하여 노래했고, 민중들과 함께 호흡하였다...
산사에 숨어사는 불자들이여...... 저자거리로 나아가라..........!!!
오늘 불가가 새롭게 태어나지 못한다면....
산 속에 숨어 안위하며 정신과 육체의 비럭질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렇게... 한 백 년 쯤 그대로 지난다면....
그때는 아마도.......
외래의 도깨비 종교가 나타나 조선 천지를 뒤덮어버리고 말 것이다....
우리의 모든 정신은 지배당하고... 우리는 그들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백담은 설악의 절경 안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롤러코스터보다 아찔하고 위험천만하게
대형버스를 동원하여 좁은 등산로를 질주하며
등산객의 생명을 위협하고 자연을 망치면서
잇속이나 채우고 있다...
20세기 대한민국이 낳은 희대의 살인마 전두환을 불러들여
만해의 백담을 일해의 백담으로 둔갑시켜버렸다.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어떤 중이라는 작자가
그의 유배지로 백담을 추천하는, 역사의 망발을 범하고 말았으니...
백담을 찾는 객들은
만해의 자취보다도 전두환의 유배 흔적에 더 관심을 갖고...
만해의 정신이 깃들어있던 백담은...
이제 '설악의 명소'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이제 백담을 가지 않으리라...
백담을 가지 않고도...
만해의 혁명의 의지를 본받을 수 있으며..
옥고를 치르면서도 끝내 전향서를 거부하며
민족정신과 자존을 올곧게 지킨 그의 의기를 우러를 수 있으며...
그의 거룩한 신념이 피워낸 진정 아름다운 시편들을
하시라도 흠송(欽誦)하며 뒤따를 수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리라.......
======================================== 2011. 10. 23 不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