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개유빠"라는 표현을 쓴 글이 독수공방에 가는 것에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그런 표현 자체를 쓰지 않겠지요. 하지만 내가 불만을 가진 일도 있습니다. "대중이 슨상교"라는 표현을 두번, "대중이"라는 표현을 열 한 번 쓴 감자호크의 글이 독수공방에 가지 않는 일입니다.
김대중 전대통령 (이하 DJ로 통일)의 최근 정치행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는 것과, 그를 대중이, 대중이 해가며 모욕하는 일은 분명히 서로 다른 일입니다. 이런 걸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 서글픈 일입니다.
DJ가 홍업이한테 뱃지를 달아줬건, 홍업이 아들 손자 며느리 사돈의 팔촌한테 뱃지를 달아줬건, 어쨌든 DJ는 개혁세력의 큰 어른입니다. 2007년, 우리는 만발한 민주주의 속에서, 금강산을 자유롭게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누구 하나만의 힘으로 된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이러한 변화의 한복판에 DJ가 40여년간 서있었던 것 만큼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공은 공이고 과는 과입니다. 홍업이 뱃지 달아줬다고 해서, 대중이니 슨상교니 해가며 능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개혁세력의 원로라는 사실을 떠나, 아흔이 가까운 노인을 대중이, 대중이 해가며 모욕하는 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이것은 정치를 떠나 기본적인 인성의 문제이며, 가정교육의 문제이며, 인간에 대한 예의의 문제입니다. 당파성을 떠나서, 정치적 찬반을 떠나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한 노장에게 최소한의 예우는 못갖출 망정, 저런 식의 표현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정이 싹 가시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런 표현을 쓰는 자의 기본 품성을 의심케 하는 것은 물론, 이런 자와 오프에서 웃고 떠들고 마시며 개혁을 논하는 자들의 품성까지도 의심케 하는 일입니다.
이런 훈장질을 접어두고 정치적 영역으로만 판단을 국한시켜도 큰 문제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홍업이한테 뱃지를 달아줬건 어쨌건, 대한민국에는 DJ를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수백만의 유권자가 존재합니다. DJ가 아파서 입원했다는 소식만 들려도 가슴이 덜컥 내려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의 표를 싹싹 긁어 모아도 승부가 될까 말까한 것이 이번 대선이라는 것입니다. 유시민을 대통령 만들자고 모인 사람들이라면, 1천만표 이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목표가, 대중이, 대중이, 열한번 외쳐가며 달성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란 것은 조금만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중이, 대중이 열번, 스무번 모욕해서 표 나오는 곳은 대한민국에 딱 정해져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들이 활개를 치면 칠수록 진짜 목표는 대선이 아니라 총선이 아니냐는 의심이 설득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글 길게 써봤자 감자호크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감자호크를 설득하는 문제를 떠나서, 내부비판이 사라진 조직은 죽은 조직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자호크의 거듭된 망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