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에 4곳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뤄집니다.
성추행을 해도, 공천장사를 해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끄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보선이 한나라당 의석을 4석 늘리는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재보선에 그리 관심이 안가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관심이 가는 선거구가 하나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조재희 전 비서관이 출마하고, 한나라당은 당원협의회장이 출마를 합니다. 민주당에서는 조순형 전 대표가 출마한다는군요. 그래서 특별히 관심이 갑니다.
조순형씨는 대통령의 탄핵안을 국회에서 처리하는데 앞장 선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주 강력하게 탄핵을 추진했던 인물이었죠. 그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탄핵안이 통과되어 헌재로 가지도 못했을 지 모릅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게 엄청난 수위의 독설을 퍼붓던 그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그는 한 때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앞장서서 주장한 일이 있습니다.
그의 주장은 옳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낡은 구습의 정치를 탈피하자는 주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민의 뇌리에 구태정치의 이미지로 남아 있는 정당의 틀을 혁신하자는 주장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등이 탈당하자 갑자기 민주당을 마치 신주단지라도 돼는 양 주장합니다. 탈당한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붓기가 일수였습니다. 민주당의 대표를 맡았습니다. 앞 뒤가 맞지 않으니 '미스터 쓴소리'라 불리던 그가 '미스터 쉰소리'로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탄핵에 대한 국민의 압도적 반대의 목소리를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탄핵의 여파로 민주당은 9석의 미니정당이 되고 자신도 낙선하였습니다. 기왕에 당선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서 대구에 출마하는 쑈맨쉽도 보여준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그들을 외면하였습니다. 아마도 17대 총선은 민주당과 정치인 조순형에게 해체와 정계은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논리대로 하자면 말이죠.)
그런 그가 이번 재보선에 출마를 한다는군요.
당시의 탄핵은 여전히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뭐 그거야 그의 소신이라고 주장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지난 5.31 지방선거를 놓고 국민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에 입각해서 보자면 17대총선은 민주당과 조순형에게 정치를 그만두라는 명령이 맞을 것 같습니다. 서로 너무 확대해석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한데... 너무 오버센스가 아닌지 걱정입니다.
결국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니 자신같은 탄핵의 주인공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진 것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출마를 한다는 것이겠죠? 대단한 아전인수입니다. 지금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국민의 탄핵이라면 당시의 9석 당선의 민주당은 무엇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혹시 다시 낙선을 한다면 그것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난감한 일이군요.
자신이 해체를 주장하던 당이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당 대표를 맡고, 절절한 애당심을 표현하는 것도 모자라서 탈당한 대통령에게 독설과 탄핵을 망설임없이 감행한 그의 행동은 너무도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입니다. 그가 미스터 쓴소리일 때의 이미지는 그 때 이미 모두 상실한 것인데 여전히 쓴소리 이미지를 내세울 지도 의문이군요.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가 탄핵에 대해서 국민의 여론을 전하던 모 방송국을 항의방문했던 일이 있습니다. 아마도 방송국 측의 대접이 상당히 소홀했던 모양입니다. 야당의 대표에게 물도 한 잔 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입니다. 그 때 네티즌들이 그에게 아주 간략히 답변하였죠. '물은 셀프...' 바로 이겁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방송국에 야당의 대표가 찾아가도 방송국이 안절부절하면서 접대하는 일이 없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 방송국의 처사는 아주 적절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일인 것으로 생각되더군요. 뭐 대강 탈권위주의쯤 될 겁니다. 방송이 알아서 보도하면 되지, 뭐 그리 눈치볼 일이 아니거든요.
이번 재보선에서 혹시나 낙선하면 국민에게 너무하는 거라고 불만을 토로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미리 국민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군요.
미스터 쉰소리, 물은 셀프거든요.
국민이 댁의 아버님이나 형님이나 과거의 당 대표 경력을 고려해서 알아서 찍어주는 일은 없어요. 혹시 안 돼더라도 원망은 하지 마세요. 이 시대의 패러다임은 그거예요. '물은 셀프...', '높은 사람도 물은 알아서 드세요.' 너무 대접받으려고 하지 마시라는 뜻이거든요. 다른 오해는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