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양에게 묻습니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란 자신의 뜻을 설명하여 이해를 구하고 그 뜻이 정책 혹은 법으로 만들어져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의사표현과 행동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민주공화국입니다. 하지만 이건 이상입니다. 절대 모든 시민들이 똑같이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저 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선의 이상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는 고단한 행군이죠. 그래서 되도록이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과 복지를 생각하는 것이며 소수라 할지라도 소외받고 낙오되는 사람은 없나 항상 뒤돌아보고 챙겨야 합니다.
그래서 정치를 하려 하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이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과 불의를 보고 일어서서 "이거 아니다"라고 외칠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민생"을 위해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선배 정치인들의 망동에 대해 거칠게 들고 일어서서 "이거 아닙니다"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하고, 자기당 소속이라 하여 정치인은 물론이고 차마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망발을 해대는 선배 정치인들을 보고 대통령에게 대했던 똑같은 잣대로 그를 비판해야 하며, 시장통에서 그저 상인들 손이나 잡고 호호거릴 게 아니라 그들의 삶에 어떤 법안이나 정책이 도움이 될지를 선배들과 머리 맞대고 토론하고 법안을 상정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김희정양, 정치인의 말과 행동은 어때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정치인의 말과 행동은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선배 정치인의 말이 그리고 행동이 위에서 말한 민주주의라는 공동선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 일조를 할 것인가를 늘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선배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과연 이 땅에 살고 있는 더 많은 수의 시민들에게 행복을 불어넣고자 하는 것인지 특정 계층의 소수만을 위한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김희정양은 그 때 무얼 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맥주병으로 사람의 머리를 친 선배 정치인을 보고 당신은 무얼 했습니까?
안주용 오징어로 경비업무 중이던 어르신의 얼굴을 쳤던 선배 정치인을 보고 당신은 무얼했습니까?
회식자리에서 여기자의 가슴을 주물러놓고 이튿날 '식당아줌마인줄 알았다'는 짐승같은 발언을 내뱉던 선배 정치인을 보고 당신은 무얼했습니까?
군부대에서 골프치다 기자들에게 들통이나 화장실에서 남녀가 섞인 상태로 수십분을 버퉁기던 선배 정치인들을 보며 당신은 무얼했습니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정책질문은 걷어치우고 인신공격과 비방만 일삼은 선배 정치인에게, 그리고 그걸 "잘했어!"하며 오히려 추켜세워주는 선배 정치인들을 보며 당신은 무얼했습니까?
불가원 불가친의 관계라야 하는 정치인과 기자의 관계이거늘 손수 기자의 생일까지 챙겨주며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박수치는 선배 정치인들을 보며 당신은 무얼했습니까?
가풍이란게 있습니다.
한 집안에 면면이 흐르는 어떤 기운이나 삶의 철학이자 태도죠. 가풍이란 게 있듯이 회사엔 사풍이 있고 정당엔 당풍이란 게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상대 정당을 공격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인듯이 보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정치인은 물론 인간으로서도 참 부끄러운 말과 행동을 보인 정치인들의 면면이 극악스럽게 대통령과 여타정당을 막무가내로 공격하던 사람들이고 그로 인해 웬만한 행위들은 눈감아줄 수 있는 면죄부를 받은 사람들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어제인가요? 김희정양이 청와대에서 케익값만 몇천만원을 쓴다고 들고 일어섰죠?
이른바 "황금케익"이라고 했나요? 허허, 혹시 회사라는 델 안다녀봤습니까? 요즘 회사는요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대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노력을 기울이는덴 반드시 돈도 필요합니다.
직원들 돌아가며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시켜줍니다. 고생한다고 명절이면 "떡값"도 돌립니다. 핸드폰 비용 대주고 규모가 되는 회사들은 탁아시설까지 만들어 엄마 사원들이 맘 편히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이거 돈 얼마나 들까요? 적어도 5백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라면 아마도 몇억에서 십수억의 돈이 필요한 일들입니다.
청와대요? 날밤까며 일하는 사람들 수두룩합니다. 대통령이 워낙 꼼꼼하고 추진력을 갖고 일하는 양반이기 때문에 비서, 보좌진들은 이가 뭉텅뭉텅 빠져가며 일하다가 체력이 안되어 나동그라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지독한 양반이 직원들은 못해줘도 아내와 부모님한테 면이라도 세우라고 케익 하나 달랑 선물해 준답니다. 그걸 갖고 '황금케익'이라뇨!
김희정양, 혹시 이 '황금케익'이라는 카피 하나 떠올리고 나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던가요? 만약 내 후배 카피라이터가 이따위 카피를 써서 내게 보여줬더라면 난 아마도 호통을 쳤을 겁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어디서 이따위 저열한 카피를 써 오나? 응? 도대체 어디서 배웠어? 이렇게 말초적이고 비열한 카피쓰는 태도를 도대체 누구한테 배웠냐 말이다!!"
김희정양. 당신은 공격의 방법과 이슈를 제기하는 카피를 만들어내는 재주를 벌써부터 누군가로부터 익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아마도 당신의 소속정당이거나 즐겨보는 조중동문일테지요.
김희정양 내가 문제 많은 당신네 선배들보다 어린 당신을 붙잡고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당신은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된 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아직은 남아있으니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 드리지요.
모차르트에게 피아노 수강생 둘이 찾아왔습니다. 하나는 다른 선생님한테 수년간 배운 학생이고 다른 하나는 이제 피아노를 시작하려는 학생이었습니다. 모차르트는 수년 배운 학생에게 수강료를 더 받았습니다. 많이 배운 학생이 모차르트에게 물었죠.
"전 이미 배운 게 있어서 가르치기 훨씬 수월하실텐데 왜 제가 돈을 더 내죠?"
모차르트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더 많이 배워서 더 많이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