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

이긴 쪽이나 지는 쪽이나 선거 결과에 따라 호들갑을 떨거나 인위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역작용만 있을 뿐이다. 이 시점에서 진보통합론을 내세우는 문재인 이사장의 움직임이 그래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야권의 손학규 대세에 경계하는 눈 빛과 겹쳐 진흙탕속의 문재인이 될 것이니 측근들은 자제시키도록 해야할 것이다. 물론 이런 기회를 이용해 잡음만 일으킬게 뻔한 이기명씨나 강금원 회장과는 접촉을 삼가해야 한다.

설사 문재인 이사장이 내세우는 주장이 민주당발 통합론과 차원이 다른 순수함이 있더라도 민주당 중심 통합론 수작을 위해 김해을 단일화 협상 과정 민주당의 부당한 태도에 침묵했던 언론인들에게 악용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에 따라 참여당과 유시민 대표는 그 어떠한 통합론이라도 개의치 말고 묵묵하게 걸어가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미 허구로 확인된 논의들이다. 민주당 중심으로 뭉치면 이긴다고 그토록 주장하더니만 호남고립만을 자초하고 역대 최대 차이로 패배하고 말았다. 당시의 한나라당은 당의 분열 없이 이명박 - 박근혜 경쟁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었던 반면 지금의 야권은 그 당시 '친노 진영을 죽이는 상황' 위에 대권 주자들의 주도권에만 연연해 멀쩡한 당을 깨뜨리고 또 당을 만드는 자기부정적 행태들로 3년을 허비했던 것이다.

또한 이 당시 진보언론들은 정동영 박스떼기 경선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비판으로 위기를 탈출하려는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다. 당의 위기에 대한 책임에 따른 정당혁신은 고사하고 주도권에 얽매인 붕당정치만을 일삼는데 다수 유권자가 무슨 수로 민주당에 감동했겠는가,

지금 야권의 지지자들은 이미 그 당시 때부터 여러 형태로 분화된 판국이었으니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그들만의 그것이었다. 시대적 흐름에 걸맞는 이슈와 시대정신 개발에는 게을리하고선 합종연횡 이합집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들로 구리한 냄새만 풍겼던 것이다.

그런데 작금에 이르러서 민주당 중심으로 이런 일을 재반복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자신들이 정치를 잘해서 통합의 동기를 보여준 행각조차 없이 또 다시 이런 짓이다. 그것도 참여당과 유시민 대표를 겨냥해 기어들어 오라는 신호로 들리기만 하니 박스떼기 동원선거를 또다시 획책할 오만으로 들릴 뿐이다. 분화된 야권의 지지자들을 한 곳으로 집중시킬 시대정신 개발은 커녕 또 이런 짓거리란 말인가

아이러니한 것은 지난 지방선거 승리와 보궐 선거 승리는 MB 정권의 횡포와 더불어 야권 지지자들이 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야권 내 서로 다른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했기에 'MB정권 일방주의'에도 불구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 MB에 맞선 대항마가 민주당 독식 창구로 되었다면 지금의 민주당 행태를 봐서 MB 정권 횡포에 기득권만 챙기는 무능한 야당의 형태가 되었을 것이며 그에 따라 범 야권 지지자들은 정치권 불신 행태로 빠져 나갔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통합이 아니라 야권연대가 적절한 것이라 하겠다. 지금의 시대는 하나로 뭉치면 역작용이요 역할분담이라면 파이를 키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임을 알아야 한다. 야권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져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도리어 역작용만 있을 뿐이다.

지금은 어느 정파의 대권 후보가 분화된 지지자들에게 공통 분모를 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지 거대정당이 약소 정당을 삼키는 행태는 흥행몰이에 찬물을 얹일 뿐이다. 특정 지역과 특정계파에 의한 정당구조에 따라 모든 것을 독식하고 전국적 시대흐름에 배치되는 지금의 민주당 구조로는 야권의 퇴색만 부를 뿐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유시민 죽이기를 통한 힘의 균형 파열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란 것이다. 대선에 이르러 야권연대를 통한 통합 후보 움직임에 중재 역활을 해야할 유시민을 야뱌위 행태로 죽이려고 한 것에 민주당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보여온 야성의 후진은 더욱 더 걱정케 하기에 야권간의 견제력 기능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렇다고 기존 정치권이 인위적으로 유시민을 살리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김해을 선거 과정 민주당의 온갖 잡음을 통해 선거 실패를 낳게한 엎지러진 물, 인위적으로 주워 담을 수 없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유시민을 살리는 길은 유시민 자신에게 있다.

그렇다면 유시민 대표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방법을 나열해도 아직 해답을 찾기가 힘들다.

나름대로 그 방법을 모색해보면

1. 민주당이 제기한 자신 중심의 통합론을 역이용 해보는 것이다. 민주당 - 참여당 간의 통합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정당 개혁과 인적쇄신, 그리고 공천 개혁에 대한 방안을 내놓고 민주당을 실험하는 방법이다. 우리 주변에는 민주당 정치의 텃새식 행각과 구리한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많아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제 머리를 깍지 못한 민주당이라면 정치개혁 논쟁에 유시민이 앞장서 그 중심에 있다면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 하겠다.

2. 복지 문제와 4대강 사업을 두고 박근혜 전 대표와 맞서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일련 행각들을 보면 개발 중심 사고와 연결되어 있다. 그녀가 나서는 곳에는 언제나 개발 아젠다가 있다. 아직도 박정희식 국정철학에 대한 기억에 사로잡혀 신공항 백지화 논란에 끼여들어 영남인의 정서를 이용했는가하면 4대강 공사 잘못에도 침묵했다. 세종시 논란에 나서는 것도 어쩌면 그런 연장선이다.

이렇게 해놓고 박근혜가 복지를 이야기 했다면 장식용에 불과한 복지였음을 유시민은 지적해야 한다. 국가 재정 파탄과 민생의 양극화 사이에 그 대안이 결코 개발 아젠다가 될 수 없으며 그 해법은 복지 문제에 있음은 자명하다. 국민소득 2만달러 일때 복지 확대가 가장 늦은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3, 대립으로 치닫는 남북관계에 중재 역활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MB와 소통하는 유시민이 되어야 한다. 북한에 대한 MB 정권 태도의 변화를 마냥 기다리는 것도 옳지 않다. 북한 태도의 변화를 촉구하는 행보를 통해 MB의 관심을 이끌면서 대화의 창구가 마련되면 그때가서 김대중 - 노무현 정부가 쌓아온 대북 관계 노하우를 차례차례 설득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큰 그림을 그리는 유시민의 대북 정책 비젼도 내놓아야 한다. 그럼에도 MB가 이를 거부하다면 스스로가 역사의 후퇴로 기록되는 자승자박이 될 것이다.

4. 국민 참여당은 참여정부의 과오를 안고 가겠다고 선언한 만큼 비정규직 문제와 한미FTA 문제점 등 참여정부에서 해결 못한 문제들을 형식적 립서비스에서 벗어나 민주진보개혁 진영간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야할 큰 그림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진보정당간의 소통합을 도모해 민주당과 맞서는 방법이다.

5. 동시에 가장 어려운 문제로서 한나라당을 논의의 장으로 이끄는 배려와 관용을 통해 그들을 개혁과 진보로 이끄는 정치적 노력이다. 한나라당내 쇄신파들과의 소통도 좋은 방법이다. 이로서 숙권 능력을 만방에 과시하게 되는 것이다.

6.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 민주당내 친노 정치인들이 민주당 기득권에 얽매여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 야권의 정권 교체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유시민이 안되고 손학규와 정동영의 민주당이 된다면 차라리 이정희,심상정 후보로 소신투표 하는게 나을 것이다.

프레시안 등 일부 진보 언론의 '유시민 죽이기'에 말려든 감도 없지 없지만 한나라당 재집권과 민주당 위협하는 진보정당들의 세력 확대가 민주당을 정신차리게 하는 방법이라면 마다할 이유 없다.

물론 모든 야권 지지자들이 정신을 차려 진보정당으로 지지세를 옮기는 기적적인 일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더구나 이정희,심상정은 야권연대에 동참해준 것이 있어 우리는 빚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