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가 기자실을 통폐합하고 전자브리핑제를 도입하는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이하 방안)을 발표하자 거의 모든 언론사와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보수 언론들은 “언론 자유 말살”과 “나찌 괴벨스”까지 운운하며 정부를 비난한다.
그러나 사실 “몇몇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기사의 흐름을 왜곡하고, 기사를 담합[한다]”는 노무현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 조중동 같은 거대 언론사들은 이런 식으로 진실을 은폐·왜곡하며 ‘독사의 혓바닥’을 놀려 피해를 양산해 왔다.
이런 거대·보수 언론사들은 중소·인터넷 언론사 기자들의 정보 접근까지 차단하며 독점적 지위를 누려 왔다. 따라서 조중동의 ‘언론 자유’ 운운은 역겨울 뿐이다.
그러나 정부의 ‘방안’은 이런 폐해를 없애려는 게 아니다. FTA 추진 과정 등에서 보듯 노무현 정부는 보수 언론과 담합해 국민의 눈·귀를 가리며 진실을 왜곡해 온 장본인이다.
이번 ‘방안’도 이런 폐해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을 이용해 언론·정보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기자실 통폐합은 영세 언론사의 취재력을 약화시킬 것이고 전자브리핑제는 정부가 제공하는 ‘모범 답안’만을 보도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통합브리핑센터에서 언론사별 좌석을 두겠다는 것은 거대 언론사의 기득권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정보공개법의 예외 조항을 없애는 등 언론 자유를 넓히자는 요구는 반영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언론노조도 이것이 “정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약화시키고 제약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이런 반발을 잽싸게 이용해 ‘언론사주의 자유’를 늘리려는 반동적 시도를 하고 있다. 언론 사주의 횡포와 재력에 따른 언론 서열화를 일부 제한하고 있는 신문법·방송법을 개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 조중동 모두 ‘언론 자유’를 말할 자격이 없다. 국가보안법으로 사진 작가와 헌책방 대표를 구속하는 것이야말로 “현대판 분서갱유”이며 진정한 언론·표현의 자유, 알 권리에 대한 말살이지만 이들 중 누구도 이러한 ‘마녀사냥’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정일용 회장도 “모든 비밀주의, 정보 통제의 뿌리는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서 언론 자유 운운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언론·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제약하는 악법과 제도들을 폐지하고 소수 언론사주들이 아닌 언론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취재·보도 권리를 확보하는 게 진정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