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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대회 축하드립니다.
빵아줌마 | 2007-06-10 09:06:02 | 조회 5568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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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조심스럽군요.^^

 

노사모의 첫 순간부터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어제의 창립을 지켜보는 소회가 남달랐음을 고백합니다. 공통점과 다른점, 이렇게 쓰면 제 소회가 잘 드러날 것 같아 그렇게 쓰겠습니다. 시민광장 "유빠"들께 드리는 몇 가지 질문도 있습니다.^^

 

 

첫번째 - 내용의 측면

 

공통점 : 시대정신을 드러내는 상징에 대한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려 한다.

차이점 : 주목하는 시대정신의 컨텐츠가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은 원칙과 상식이라는, 다른 말로 하면 소통의 기초가 되는 기준을 수립하는 사명을 띠고 대통령이 되셨죠. 그렇게 많이 이야기하던 원칙과 상식이란, 단지 올바른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 위한 수사가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가 일치하게 하는 것이 바로 원칙과 상식 바로세우기였습니다. 그러려면, 말이 그 실질적 의미대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경제파탄 경제파탄 하는데, 무엇이 경제파탄이냐 한 번 물어보자.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경제파탄이라 말하던 사람들은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딱지붙여 말하면 온 국민이 숨죽이고 그런가 보다 해야 하던 시대의 의식을 여전히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파탄이란 말의 사전적 시대적 의미를 그 말 자체에 그대로 적용시켜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선거법 위반이다, 하고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릅니다. 노대통령은 묻습니다. 선거법이 헌법상의 국민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느냐? 상식적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질문으로 문제가 드러납니다.

 

이것이 바로 상식과 원칙의 회복입니다. 시스템을 바로 잡고 법의 지배를 명확하게 하고 조직과 기구와 사람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과 의무 안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  평가와 보상의 기준을 정확히 하는 것, 갑이 해도 똑같이, 을이 해도 똑같이. 하나하나의 이름들이 다 제자리에 가게 되지요.

 

유시민도 당연히 이러한 원칙과 상식의 틀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렇게 합니다. 일부 정치가와 기득권을 한껏 누리다 세상 달라졌다는 것을 모르거나 또는 세상 달라짐에 불만을 지니게 된 분들을 제외하고 모든 국민은, 원칙이 바로서고 상식이 회복되는 것을 편안해 하지요. 이것이 공정함의 토대니까요. 다음 정부가 어렵사리 회복되어가는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정치를 거꾸로 되돌리지만 않아도 행복하다 싶습니다.

 

그렇다면 유시민을 통해 더 나아가고 싶은 한 단계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노빠가 곧 유빠다 이런 소리를 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발견하고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포스트 노무현을 꿈꾸는 참 많은 사람들이 유시민을 주목하는 것은 사실이겠지요마는, 어떤 정치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무언가를 꾸려가는 대단한 결심을 하기에 유시민이 노무현을 잘 이어받을 것이니까, 로는 좀 부족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선거캠프의 지극히 소극적인 전략은 될 수 있어도 시민광장의 컨텐츠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 내용물은, 유시민 자신이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유시민을 기어이 끌어내어 십자가에 못박고 싶은 (우와^^!!!) 여러분이 채워넣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사모가 자체의 정당성을 노무현이 훌륭하니까에서 찾지는 않았듯이 말입니다.

 

두번째 인적 구성의 측면

 

공통점 : 각성한 개인들의 연대이다.

차이점 : 노사모는 팬클럽을 표방했다. 그러나 시민광장은 정치세력화해야 한다.

 

노사모는, 수동적 한 표이던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참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깨우친 일종의 시민운동이었습니다. 제가 노사모 초기에 잘 사용했던 비유를 가져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노사모는 팬클럽 방식으로 모임을 꾸리기로 할 때 서태지 팬클럽이 아닌 에쵸티 팬클럽을 모방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일꾼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는데요, 두 팬클럽을 대비해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2000년 당시 에쵸티 팬클럽은 이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공식팬클럽과 자발적 소모임이었죠. 공식팬클럽은 에쵸티 소속사인 SM이 운영하던 것으로, 회원수가 너무 방대한 나머지 회원들의 참여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죠. 그러자 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이었던 인터넷 일세대인 그 팬들은 자체적으로 팬카페들을 만들어 지역별로 소모임을 꾸렸습니다. 당시 중요 포털이던 야후와 다음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팬클럽이 등록되었습니다. 노사모가 베껴보기로 한 것은 공식팬클럽의 방식이 아니라 바로 이 인터넷 소모임 팬클럽들의 작동방식이었답니다.

 

이 팬클럽들을 저는 거의 다 들어가 보았는데요.^^ 작동방식은 비슷했습니다. 평소엔 일상적인 소식을 주고받으며 팬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느슨한 결합을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공식 홈페이지에 소식 하나가 뜨면, 그 전달속도는 그야말로 광속이었고, 움직일 일이 있을 땐 모든 팬들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더군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단지 정보만 정확하게 전달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바로 이 정확한 정보의 창구 역할을 하더군요. 다른 말로 하면 팬들의 욕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에쵸티 팬클럽들이었던 것입니다. 에쵸티 팬클럽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에쵸티가 아니라 소모임을 유지하는 팬들 자신이었죠. 그 놀라운 구조를 노사모는 그대로 베껴오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팬클럽이라도 서태지 팬클럽은 사못 달랐습니다. 연령도 높았지만, 서태지 팬클럽은 일종의 명품카페 비슷했습니다.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이해와 선호가 팬클럽의 주된 화제였습니다. 에쵸티 팬클럽의 아이들의 주된 사고가, 나 에쵸티 팬이야, 그래 반갑다 우리 친구가 되자, 그런데 너는 뭐 좋아해? 였다면, 서태지 팬클럽 어른들(?)의 주된 사고는 나는 서태지의 음악을 이런 차원에서 잘 이해해, 서태지의 음악은 다른 가수와 이런 점에서 달라, 등등 서태지 중심적 사고였죠. 게다가 단일강철대오라고나 할까^^

 

달리 말하면, 서태지 팬클럽은 그때까지 존재하던 많은 가수팬클럽 가운데 하나였고 약간 매니아적 성격을 지닌 좀 강하고 고급스런 형태였다면, 에쵸티 팬클럽이야말로 인터넷 세계가 가능하게 한 네티즌 커뮤니티의 씨앗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에쵸티 팬클럽은 에쵸티가 주인공이 아니라 팬들 자신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런 놀라운 발견을 하게 해 준건 그당시 초등학생이면서 에쵸티 팬클럽 운영자를 한 적이 있는 (정확히는 안티팬 운영자였습니다.^^) 제 딸이었는데요, 이 아이가 제게 말하기를, 에쵸티를 우리는 목숨처럼 좋아하지만 그건 에쵸티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에쵸티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중요한 거다 라더군요. 유시민의 광적 팬인 이 딸아이 바람에 저는 노사모도 하게 되었고 여기까지 흘러왔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문화현상으로서의 팬덤 시대를 타고 노사모는 만들어졌습니다. 노사모는 선수들끼리만 하는 정치를 유권자와 함께 하는 정치로 바꾸었습니다.

 

노사모는, 정치운동이 아니라 시민운동이었습니다.

 

시민광장은 어떤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시민광장은 노사모와 달리 팬클럽을 표방할 수 없습니다. 시민광장은 그야말로 노사모의 정치적 응축입니다. 노사모는 개혁당을 낳고 개혁당은 우리당을 삼켰습니다. 유쾌한 정치반란이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정당을 낳고, 이 새로운 정당의 당원들이 고래를 삼킨 새우가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당의 혼란 가운데 90%는 새우가 무서운 고래들의 혼란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시민광장은 유쾌한 정치반란과 새우들의 약진을 넘어 여기까지 온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노사모처럼 각성한 시민들의 '느슨한' 연대만으로도 그 가치와 명분이 충분했던 시대도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내 안의 정치적 인간을 발견'한 사람들이며, 이미 '시스템의 정치'도 아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출발하는 시민광장이, 노사모에서 이미 폐기해버린 서태지 팬클럽적 방식이 아닌 어떤 방식으로 모여야만 시대에 충격을 줄 수 있을까요?

 

질문으로 저의 소감과 첫글을 마감합니다.^^

 

여러분, 무궁무진하십시오~~~

     

시민광장,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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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원  

잘 읽었습니다..^^그런데..HOT팬클럽은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많은 부작용을 낳은 팬클럽의 시초로 여겨지고 있죠..조직적인건 좋은데..다..위에서 말한 자발적은 아닌것 같고..SM이라는 기업이 중앙에서 다 통제한것 처럼 보이는데..자발적과는 거리가 있는듯 해요~상업적으로도 아이들을 이용하는 냄새도 많이 났었죠..부작용으로는 같은 경쟁에 무리들(젝키라든지)을 무시한다던지...악플을 단다던지..얼마전에 자살한 여자애 사건처럼..뭐..이건 글 전체를 표현하기 위한 비유방식뿐일거라고 생각해서 중요한건 아니고요..정치세력화 할려면 많은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그리고 한가지 지시가 내려오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방식이 노사모의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개인적으로 유시민 모임은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는것에 약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것이 사실입니다.충분한 자유토론과 결정된 사항에서의 추진력에는 공감하지만..전체 자체를 지향하는것보다는..공동체속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쪽으로 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희망입니다.위로부터의 혁명보다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주제넘는 소리해봤습니다.^^
07-06-10

빵아줌마  

명칭도 매우 상징적으로 다르군요.
노사모--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시민광장--시민의 광장. 물론 이때 시민은 중의적으로 쓰였다는 느낌을 줍니다만,
정치적 색채를 팬덤으로 덮어버린 노사모의 명칭은 당시로선 신선한 충격이고 큰 진보였습니다.
시민광장은 이름으로선 덜 충격적입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이 되었습니다.
07-06-10

빵아줌마  

비원님, 에쵸티팬클럽이 많은 부작용을 낳은 팬클럽인 것은 사실입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낳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인 그때의 아이들에겐 달리 탈출구가 없었죠. 그러나 엄연한 상업적 한계 속에서도 그 아이들은 자체의 문화적 욕구를 표출하기 위한 수많은 새로운 방법을 강구했답니다^^

노사모가 에쵸티팬클럽 방식을 채용했다는 것은 SM이라는 거대기획사의 팬클럽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 소모임들의 네크워킹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한가지 지시가 내려오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방식이 노사모의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개인적으로 유시민 모임은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는것에 약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노사모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으시군요. 노사모를 하지 않으셨어도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민운동으로서 노사모에 대한 지식은 약간 지니신다면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노사모도 위에서의 지시란 게 없습니다. 이심전심으로 하지요. 시민광장이란 마인드가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게 아니듯, 노사모란 마인드도 아주 작지만 유사한 실마리가 있었다는 점을 에쵸티팬클럽이란 현상을 들어 설명드린 것입니다.
07-06-10

비원  

빵아줌마/저도 노사모에 대한 많은 지식은 아니더라도 약간의 지식은 가지고 있습니다..노사모없이..현실을 논할수 없겠죠..그냥 글에 제가 오해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거라 생각합니다..생각의 차이일수도 있고..제가 틀릴수도 있죠...제가 틀린걸 거라는 생각도 약간드네요..^^많이 배우겠습니다..^^
07-06-10

빵아줌마  

네^^
현재의 노사모 현상을 에쵸티팬클럽과 비교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노사모라는 운동의 방식이나 의미가 에쵸티팬클럽과 유사하다고 설명드린 것도 아니구요.

초기에 노사모 홈페이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토론에서 에쵸티인터넷팬클럽 방식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그 이유가 중앙집권적이 아니라 네트워킹 방식이란 데 착안했다는 설명이며, 그 아이들의 의식과 선택이 비록 유치한 방식이긴 하지만 미래의 작동법에 대한 예감을 하게 했다는 설명입니다. 제가 글을 좀 못썼나보네요 ㅠ.ㅠ.
07-06-10

빵아줌마  

오마나,
이 글이 대문에 가 있군요.
그런데, 제가 글을 비원님 말씀 읽고 나서 약간 수정했더랬는데, 왠지, 왠지, 그 수정된 부분이 사라지고 없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어떻게 고쳤는지, 이젠 머리가 영 돌맹이가 되어가는지가 기억이 안 나는데, 어찌하면 좋을까요.
07-06-10

시민광장  

편집시각과 수정시각이 공교롭게도 같았나 봅니다.
돌을 치우면 기억이 보이실 지도..^^;;
07-06-10

빵아줌마  

쩝, 돌을 치우려고 하니 시민광장님의 망치가 제 머리에 못을^^;;;
07-06-10

차삐에로  

네크워킹? 네트워킹아닌가요 ?
07-06-10

빵아줌마  

으흑, 어디에 그런 오자가 있는지요, 못찾겠다 꾀고리. 머리만 돌인 게 아니라 손가락과 눈팅이도 엉망인 모양입니다 ㅠ,ㅠ,
07-06-10

힘이나  

9시 38분 글에 있네요 ^^;
07-06-11

빵아줌마  

아아, 글쿤요^^
고맙습니다^^
07-06-12

나비효과  

^^ 기억 나실지 모르겠지만 오래전 (?) 인연도 있었는데 어제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네요^^;
그래도 시민광장에서 뵙게되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07-06-10

제로스  

반가웠습니다^^ ㅎㅎㅎ또 뵈요^^
07-06-10

피러팬  

오랜만에 빵아줌마란 닉으로 보니 더 반갑네요.
그 닉을 거의 매일 보던 때가 벌써 8년은 된 것 같네요.ㅎㅎ
"지금 우리당의 혼란 가운데 90%는 새우가 무서운 고래들의 혼란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07-06-10

빵아줌마  

피러팬님, 그게 벌써 8년이나 되었나요?
아이고.... 내 청춘 돌리도~~~~~~

나비효과님, 제로스님, 스쳐지나면서 보았지만 뜨겁게 반가웠답니다^^
07-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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