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경남 부곡에서 열리는 지방선거 출마자 및 중앙위원회 워크샵날입니다.

먼 곳이지만 열심히 가서 이번 선거에서 고생하신 많은 분들을 뵙는 영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전에 당 개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당원분들께 몇 가지 말씀드리고 가고자 합니다.

중앙당에서 공천을 받아 후보등록을 하고 뛰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연좌제를 들고 나오는

우리 경기도당과 민주당의 끊임없는 방해를 넘어 중앙당의 공천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되는가 

싶었는데 그것은 전초전에 불과했습니다.

유시민 장관으로의 단일화 기쁨도 잠시, 곧 중앙당과 도당에서 후보 사퇴에 관한 언급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이 할 얘기를 중앙당과 유캠프에서 오신 분들이 대신

해주셨습니다. 단일화의 큰 대의도 동의하지만, 참여당의 자랑찬 이름으로 끝까지 뛰는

작은 대의도 인정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참여당의 '미운 오리 새끼'가 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고, 완주하여 참여당을 지역에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 개소식에 오신 최고위원께서는 축사로 단일화를

요청하셨습니다. 경기도당은 유시민 후보의 지역 연락소를 민주당과 함께 차리겠노라고

압박했습니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원하신다면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길 건너 민주당 시장후보쪽에 유시민 후보의 연락소가 차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책임자는 민주당 사람이 맡았다고 했습니다. 그저 열심히 저 나름대로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고 선거 운동을 하며 다녔습니다. 유캠프의 유세차는 우리와는 함께 다니지 못하고

민주당과 함께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단일화를 안 해준다고 민주당이 어지간히 우리 당에 떼를 쓴 모양입니다.

지역사찰 행사에 내려오신 대표님은 옛날 열린우리당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지역의 민주당 인사들을 불러다가 이야기를 나누시더니 저에게 다시

단일화 얘기를 꺼내며 대의를 따르지 않는다고 역정을 내십니다.

저는 참여당의 깃발을 들고 끝까지 뛰는 것 또한 대의임을 이해해주시길 소청했습니다.

대표님께서 올라가신 후 경기도당에서 저를 '출당' 혹은 '제명' 하겠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헛소문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간접으로 정치적 생명을 걸라는 말을

듣습니다. 알겠습니다. 걸겠습니다. 다시 중앙에서 최고위원님이 내려오신답니다. 완주 약속을 

지키겠으니 오시지 마시라고 부탁해도 오신답니다. 그래서 뵈었더니 이제 화성 하나만

남았다며 사퇴얘기를 다시 꺼내십니다. 긴 시간 이야기 끝에 정말 죄송하다고 저는 경기도에

참여당 후보가 한나라당, 민주당과 경쟁하는 모습도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선거 사흘 전 저녁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당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참여당 중앙당에서

시장후보 철회 논의예정' 이라고 문자를 보냅니다. '내일 참여당 민노당 모두 민주당 시장

후보 지지 선언 추진중'이라는 문자도 보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선거운동에 전념했습니다. 선거 이틀전이 되었습니다. 아침 인사를 마치고 오는데

중앙당 사무총장님이 지역에 내려오셨답니다. '제명'건이라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저는 만나뵙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을 뛰어넘었습니다.

최고위원 모두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제명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긴급히 '제명 논의 철회'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했습니다.

사무총장님과 통화해서 당원 제명만은 안된다고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도부의 단일화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제명할 것이라는 대답이셨습니다. 단일화해야만

한다고 하셨고, 저는 단일화 문제로 제명은 안된다고

간곡히 재고 요청을 했습니다. 후보등록 무효를 위한 제명은 극단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에서 제명 논의 철회를 요청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지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믿기 힘든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유시민 후보가 저의 선거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 연설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착해보니 제 눈을 믿기 힘든 풍경이었습니다.

민주당 후보는 유시민 후보 앞에서 용기 백배하였습니다. 사거리 한 귀퉁이에서 우리 팀원

분들과 시민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유시민 후보가 지지연설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앞에 민주당 시장 후보와 지역위원장들도 함께 서있습니다.

착잡했습니다. 참여당의 시장 후보로서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유세차에 올라가 유시민 후보 지지연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원칙과 상식을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누군가의 지지자들, 반대자들의 목소리가 뒤엉킵니다. 마이크를 누가 뽑아버렸습니다.

민주당 후보도 연설을 합니다. 제 평생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면들입니다. 

그러나 일어난 일입니다. 인정해야 합니다. 유시민 후보는 총 3번의 민주당 후보 지지 연설을

하기로 하셨으나 마지막 연설은 취소하고 올라가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선거 하루 전,

민주당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격분하여 우리 당의 후보 연설을 방해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 왔습니다. 

힘이 빠진 마지막 선거운동일, 안산의 참여당원과 후보님들께서 지원 유세를 와 주셨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우리 당의 지원유세였습니다. 정말 힘이 났습니다.

민주당의 이중당적 문제제기로 선거 이틀전 등록무효가 되신 안산의 시장후보님과 부둥켜

안으니 눈물이 났습니다. 그 때에 진정 당의 동지란 이런 것이구나 느껴보았습니다.

그렇게 동지가 주신 힘으로 마지막 하루를 보냈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 시민분들이 이 과정에 대해 하시는 말씀들이 있었습니다.

정치가 진짜 코미디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고. 저는 부끄러움 속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사실은 비극입니다.'

어떤 이야기도 좋습니다.

모든 것을 이야기합시다.

그리고 제대로 다시 만들어서 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노무현의 정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세우고자 하는 원칙과 상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사는 세상은 어떤 정치로 이룩해야 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논의하고 함께 반성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제가 말씀드리는 개혁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원 여러분께 여러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피할 수 없는 길이었기에 끝까지 피하지 않았습니다. 

질책과 격려에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참여당 화성시장 후보 박지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