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신문 한겨레 사설 제목을 패러디했다. 사설의 제목은 "노 대통령, 부적절한 언행 그만두는 게 옳다"이다. 한겨레 사설은 논리적 주장을 담고 있는지 살펴 보았다. 논리적 주장인 체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음과 같은 논증이 등장한다.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생산적인 정책 토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정치적 논란만 부르기가 십상이다. 당장 한나라당 쪽은 “대통령의 정신 건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 “탄핵감이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정 운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노 대통령의 주관적인 견해 표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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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는 것은 옳지 못하다. 자칫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 대선주자들의 정책이나 공약, 인물 등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최종 선택은 유권자인 국민이 할 일이다. 노 대통령은 이런 일로 논란을 일으키기보다, 민주주의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남은 임기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겨레 사설은 두 개의 논증을 포함하고 있다.
전제1 :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은 생산적인 정책 토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정치적 논란만 부르기가 십상이다.
중간 결론A :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전제2 :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는 것은 자칫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
중간 결론B :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는 것은 옳지 못하다.
중간 결론 A와 B가 합쳐서 최종 결론을 얻는다.
중간 결론A :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중간 결론B :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는 것은 옳지 못하다.
최종 결론 :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강연은 부적절하며 그만 두는 게 옳다.
나는 한겨레 사설의 이와 같은 주장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전제1로부터 결론 A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제2로부터 결론 B로 나아가기 위해서 모종의 숨은 가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바로 그 숨은 가정이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를 훼손하는 것처럼 보인다.
1. 대통령의 말이 왜 정치적 논란만 일으킬까?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은 생산적인 정책 토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정치적 논란만 부르기가 십상"인 것은 2007년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 기인해 있다. 대통령은 강의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이 왜 끔찍한 일인지 정책적 차원에서 밝혔다. 다시 말해 대통령의 논쟁점은 한나당의 정책이 공허하거나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야당의 정책에 대해 정책적 문제점을 지적할 때, 정치적 논쟁 문화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정치적 논란에 그치기보다 오히려 생산적인 정책 토론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에서는 이것이 이루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왜 정치적 논란만 되고 있는 것일까?
한겨레는 전제1을 가정하고 있다. 이 가정은 현실적 상황에 대해 단순한 기술일 뿐이다. 이 가정이 정치 현상에 대한 규범적 원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이 정치적 논란만 야기하게 되는 것은 마땅히 벌어져야만 하는 원칙이 아니다.
한겨레 사설은 대통령의 그 참평포럼 강연이 왜 정치적 논란"만"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없다. 그리고 정말 그것이 정치적 논란"만"되고 있는지도 나는 의심스럽다. 한겨레는 대통령의 그 강연이 정치적 논란만 되기를 바라고 그것을 단순히 "논란"으로 그치기를 바라는, 논란이 증폭되어 진흙탕 싸움이 되고 국민의 정치 혐오감을 키우는 반혁신 정당들과 반개혁 언론들의 공작에 동조하거나 동참하고 있다.
2. 우리 한 번 정치적 논란을 크게 일으켜 보자.
한겨레 사설은 어떤 주장이 단순히 "정치적 논란만 부르기 십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쟁점화 과정에 대한 매우 보수적 태도에 불과하다. "정치적 논란"은 기존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반대를 제기하는 좋은 방식이다. 이 논란 속에서 생산적 토론이 벌어질 수 있다. 이것이 민주적 논쟁과 토론과 변증의 과정이다.
호주제 문제는 처음에 단순히 "논란"에 불과했지만 그것은 이제 "법제화"를 통해 개혁 과정으로 승화되었다. 논란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 논란 속에서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아름답고 추함이 가려지기도 한다. 우리 논란을 한 번 일으켜 보자.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존의 관점에 대해 논란을 일으켜 보자. 한나라당의 정책에 대해서, 여론조사 1위 2위 후보들의 공약들에 대해 심하게 논란을 일으켜 보자. 이 논란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민주적 대화와 변증의 문화가 꽃 필 수 있다. 한겨레 사설은 이 문화를 거부하고 있다.
3. 왜곡된 정보를 바로 잡는 것은 그 자체로 민주적 정치 활동이다.
한겨레 사설은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를 직접 공격하고 나서는 것은 자칫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가정하고 있다. 한겨레 사설은 이 전제2를 정당화하기 위해 모종의 정치적 원칙을 도입하고 있다. 그것은 "대선주자들의 정책이나 공약, 인물 등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최종 선택은 유권자인 국민이 할 일이다"라는 원칙이다. 그래서 평가는 유권자가 할 것이니 대통령은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겨레 사설은 이 부분에서는 매우 반민주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이것이 민주주의의 모든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진보는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공정하게 평가하고 선택할 때 성취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유권자들에게 보다 충분하고 충실하고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다른 유권자들이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우리는 정치적 논란을 일으켜서라도 그들에게 환기시킬 의무가 있고 그럴 권리를 가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더욱 그래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잘못된 정보와 가정에 근거하여 참여정부의 정책과 성과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정보와 가정은 참여정부 혁신의 방해자들과 힐난꾼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판단에 근거하여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에 대해 정당방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할 충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정치인 누구나, 시민 누구나 가지고 있는 권리이다. 나에 대한 잘못된 평가와 비난에 대해 나는 그것을 반대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아니 나 자신에 대한 것
이 아니라도 된다. 잘못된 정보와 가정을 비판하고 그것의 진정성에 대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민주적 대화와 비판과 변증의 중요한 과정이다. 이것이 민주주의가 고수해야 하는 대화와 비판의 문화이다. 한겨레 사설은 바로 이 문화을 죽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아무리 대선 후보라 하더라도 정보를 왜곡하고 몽매를 조장하는 것은 그냥 두지 말고 "직접 공격"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바른 자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바른 자세를 용감하게 실천했다. 비판을 받은 사람들은 자기 주장이 합당한 근거에 기초하고 있다고 반론하면 된다. 이것이 민주주의가 장려하고 있는 정치적 경쟁의 방식이다.
이런 경쟁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한국의 주류 아니 구태 정치인들은 논란, 논란, 논란만 이야기하고 경기장을 시끄럽게 하지만, 정작 경쟁을 회피하고 있다.
수구 저질 언론들과 함께 한겨레도 이런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
새틀 newfram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