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이 장관으로 발탁됐다.

오마이뉴스 [2000.8.7]

네티즌들은 지난 4월 13일 16대 총선에서 지역감정의 '벽'에 부닥쳐 아쉽게도 낙선한 노무현 민주당 부총재에게 '바보'라는 별명을 달아주었다. 그리고 너도 나도 '바보'가 되자며, 정치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자발적인 '팬 클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가 장관이 됐다.

7일 오전 11시, 김대중 대통령은 내각 개편과 관련, 11개 정부 부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면서 노무현 부총재를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애초 노무현 부총재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하마평이 나돌았다.

7일 낮 12시 25분, 여느 때처럼 서울시 여의도 여의도동 신송빌딩 509호 변호사 사무실에 머물던 노무현 신임 장관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 노무현 부총재이신가요? <오마이뉴스>입니다. 우선 장관에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예. 감사합니다."

- 언제 통보를 받으셨습니까?
"오늘 아침에 받았습니다."

- 누구에게 통보를 받았습니까?
"(한광옥) 비서실장께서 전화를 주시더군요."

- 대통령께서 직접 전화가 없으셨습니까?
"예. 없었습니다."

- 애초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입각설이 나돌았는데요. 해양수산부로 바뀐 것이 의외인데요.
"저로서는 해양수산부쪽에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체 보건복지부, 노동부 등의 부서가 현안들이 많다보니까, 청와대나 민주당의 실무진에서 노무현에게 (보건복지부 등을) 맡겨보면 어떻겠느냐는 논의가 있었고, 그래서 그냥 듣고 있었던 거지요."

- 불만은 없으신가요?
"저는 평소 (해양수산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 지역(부산)과도 관련된 일이 많은 분야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 입각 통보를 받고 즉각 수락하셨나요?
"물론입니다. 제가 해양수산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말씀드리기도 했고."

- 대권 후보로도 많이 거론이 됐는데, 이번 입각이 도움이 되겠네요.
"행정 경력이 없는 것이 약점이었는데, 이번에 가서 일을 잘 해봐야지요."

- 원외에 있으면서 부총재를 하셨는데, 부총재 자리가 고정적인 월급이 나오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몇 년만에 월급을 받게 되신 건가요?
"오랫동안 원외에 있어 월급을 못받다가, 98년도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국회의원 월급을 한 1년 10개월 가량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월급을 못 받은 것은 몇 달 안됩니다. 다만, 그 전에 6년 반 정도 월급을 못 받는 원외 생활을 했었지요."

- 지난 4월 20일 <오마이뉴스> '열린인터뷰'에서도 네티즌들이 '바보'란 별명을 붙여주는 등 그동안 네티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네티즌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앞으로 해양 부분이 아주 중요한 국가 전략 부분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뭔가 한국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무현 신임 장관은 이 날 낮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축하 전화와 각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7일 오후 4시 청와대에 들어가 김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고, 장관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