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칼 융, 새날개1등의 유빠들이 굉장히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유시민의 입장변화가 문제되는 것은 단순히 그가 파병반대에서 파병찬성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 아닙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파병문제와 관련한 유시민의 입장은 하도 변화무쌍해서 깔끔하게 정리가 안될 정도입니다.
유시민은 개혁당 시절부터 개인적으로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지만, 대통령 노무현이 파병을 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어정쩡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난처한 입장에 처했으면, 좀 조용히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유시민은 전국을 다니면서 노무현을 이해해야 한다며 노빠들을 설득하고, 또 홍세화, 진중권을 위시한 파병반대론자들과 화려한 논쟁을 펼쳤습니다 (그 절정의 논리가 발휘된 것이 그 유명한 페스트-콜레라론입니다). 이렇게 논쟁에 적극 참여를 했으면 국회 표결의 순간에도 당당하게 찬성표를 던졌으면 좋았으련만, 기이하게도 그는 또 국회 표결에서는 반대표를 던져 많은 이들을 놀라게함과 동시에 노무현의 뒤통수를 가격했습니다. 그것도 2004년 2월의 추가파병안, 2004년 12월의 파병 연장동의안 두 번에 걸쳐서 그랬지요. 그리고는 2005년 말에 와서야 자신이 '비겁했다'며 파병연장안에 찬성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유시민의 이력은, 극소수 광유빠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국민들의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보수 진영은 왜 애초에는 반대표를 던졌느냐고 문제삼을 것이며, 진보 진영은 왜 나중에는 찬성으로 돌아섰냐고 문제삼을 것입니다. 또 저같은 일관된 노빠는, '왜 입으로는 노무현을 이해하자고 해놓고, 정작 표결의 순간에는 반대표를 던져 노무현 뒤통수를 쳤느냐'고 문제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노무현과 함께 '학살도우미'(진중권의 표현) 하자고 선동해 놓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자기만 쏙 빠지는 작태를 연출했으니, 이것이 기회주의가 아니면 무엇이 기회주의일까요.
다른 것도 아니고 안보문제 가지고 이렇게 장난을 친 것은 앞으로 유시민의 정치인생에 두고 두고 짐으로 남게 될 겁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케리 후보가 부시에게 진 것도 이라크전과 관련한 그의 오락가락 행보 탓이 컸습니다. 즉, 아무리 잘못된 전쟁이라도 부시처럼 일관성이 있는 것이 케리처럼 오락가락하는 것보다는 군통수권자 자격이 있다는 미국 유권자들의 판결이 있었던 겁니다.
생각이 제대로 박힌 유빠라면 유시민을 둘러싼 파병안 논란은 가장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을 잘 알겁니다. 그런데 칼 융이는 이런 아픈 구석을 오히려 자진해서 끄집어내서 유시민의 최대 장점인양 선전을 해대니, 그동안 잠시 이 문제를 잊고 있었던 저 같은 원조노빠까지도 발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유빠 짓도 정도껏 해야 하고, 웬만큼 뇌활동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해야 합니다. 칼 융이가 쓴 글 같은 것을 만약에 진중권 같은 사람이 읽는다고 상상을 해보십시오. 정말 끔찍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지적합니다. 유시민을 옹호하는 것은 좋은데, 최소한의 지적 성실성은 갖추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유시민의 파병관련 입장을 옹호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가 그 동안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논리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최소한의 리서치도 하지 않고 나설 수가 있습니까. 30분만 검색해도 다 아는 내용입니다. 이래서야 어디 나중에 정통들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겠습니까? (정청래는 최소한 '일관되게' 파병에 반대했으며, 벌써부터 유시민의 파병입장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나중에 본선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제대로 싸움이나 한번 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