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꿈꾸는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아직 못다 이룬 정당개혁의 꿈을 위하여-

어제 몽상(夢想)이라 비웃음 듣던 일들이 오늘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의회권력 교체, 정경유착 단절, 돈 안 쓰는 선거, 당비 내는 당원이 주권을 행사하는 정당. 불과 3년 전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같은 꿈을 꾸자, 이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꿈꾸는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못다 이룬 꿈이 있습니다. 당원이 온전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참여민주주의 정당혁명을 완수하는 일입니다. 당원이 내는 당비와 국민이 주신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깨끗한 정당, 정치인은 당원의 뜻을 섬기고 당원은 좋은 정치인을 키워내는 민주정당, 흔들리지 않는 민주주의 원칙과 개혁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책정당, 저는 열린우리당을 그런 정당으로 세우고 싶습니다. 정당이 바로 서야 정치가 바로 서고,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을 선진민주사회로 만들고 민족의 화합과 한반도의 평화를 다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당이 바로 서야 합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하게 하려면, 먼저 우리당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4월 2일 전국대의원대회, 25만 당원이 선출한 대의원들이 당지도부를 선출합니다. 헤아릴 수 없는 난관을 뚫고, 숱한 회의(懷疑)를 견딘 끝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전국각지의 수많은 당원들이 바친 봉사와 희생이 있었기에 가까스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당은 위기가 아니라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오는 4월 2일, 개혁적 정책노선과 참여민주주의 정당운영 원칙을 굳세게 견지하는 당지도부를 선출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오랜 세월 가슴에 품어온 정당개혁의 꿈을 실현하고 우리당을 백년 가는 정책정당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 일만큼은 그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고 믿기에, 당의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국민여러분, 정치에 대한 냉소를 잠시 접고 우리당의 아름다운 경선을 지켜봐 주십시오. 당원 동지 여러분, 열린우리당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4월 2일 뜨거운 가슴으로 만나 우리 함께 대한민국의 내일을 함께 열어나갑시다.

2005. 2. 22
국회의원 유시민

<일문일답>

- 당의장 선거에 작년에 안 나가겠다고 했는데 출마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예비경선이 있고 본선이 있는데.

"작년 여름 당의장에 안나간다고 한 적이 있다. 4월 총선이 끝나자 마자 당에 이상한 기류가 있었다. 기간당원과 관련된 우리당의 당헌 조항을 폐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 당시 우리당 기간당원은 2만명 정도로 젊고 적은 숫자로, 그 상태에서 3월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제가 젤 유리하게 돼 있었다. 그래서 그것이 걱정된다면 안 나가겠다고 했다. 결국 지난 9월에 이뤄진 기간당원 당헌 부칙조항 합의는 내가 제안한 것이다. 내용은 2개월간 당비를 내면 기간당원이 되는 걸로 해서 기간당원제에 대한 당헌을 지켜냈다. 그래서 여러분이 알다시피 넉달동안 기간당원이 25만명이 됐다.

약정한 당원과 새로 들어온 분이 1:9 비율이 됐다. 어떻게 모집됐는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알 것 같다. 막상 저는 9:1로 불리한 게임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불리하긴 하지만 우리 당원들에게 얼마나 득표할 수 있는지와 무관하게 정당개혁의 현 주소를 물어보고 향후 당 과제를 알아보기에 출마하게 됐다.

그리고 예선과 본선이 선거인단이 좀 다른데 예선에는 국회위원과 중앙위원 시·도당 선출직 상무위원 등 선출직을 대표하는 분들이어서 예선과 본선의 결과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도 본선의 선출을 위해 노력을 다 할 것이고 예선도 노력하겠다."

- 참정연에서 예선과 본선사이에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그 예비경선에 임하는 자세는

"그것은 (후보 단일화문제는) 조직적 결의는 아니다. 비슷한 후보 여러명의 출마 우려가 있을 뿐이다. 김두관 의장과 신뢰하는 관계이며 당헌.당규에 예비선거를 두고 있다. 선언적으로 어느 후보가 좋다고 할 수 없고 누구의 출마를 제한할 수도 없다. 오늘까지 단 한사람의 당원협의회장, 상무위원과 접촉한 적도 없다. 3월 초에 대의원이 확정되고 나면 대의원 동향을 살펴보자는 거다. 한 사람은 당 지도부에 진출하고 한 사람이 힘들다면 상식이지 않는가. 두 사람이 다 본선 진출할 가능성 있다면 그냥 간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당연히 제가 접겠다. 그러나 김두관은 영남에서 나온 유일한 후보다. 우리당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다. 김두관 전 장관은 예비, 본선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로 나서면서 이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국민과 당원들도 다 안다. 예선에선 후보 8명이 통과하는데 돈 5000만원 내고 하는 선거인데 당원들의 뜻이 정확하다면 두 사람 다 협력하면서 경쟁하게 될 것이다."

- 개혁과 실용에 대한 입장은.

"그 자체가 잘못된 의제 설정이라고 본다. 양자 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우리가 개혁성의 원칙이라고 한다면 지향점이나 이념을 얘기하는데 우리가 다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되 오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느냐. 실사구시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길 갈 때 눈은 먼 곳을 보는 것이고 장기적 이념적 지향이 없이 간다는 것은 눈을 가리고 가는 것이다. 발은 현실의 땅을 딛고 나아가도록 눈은 장차 갈 곳을 보고 가는 것이다.개혁이냐 실용이냐 멋있는 질문이긴 아나 이건 잘못된 의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 타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연대는 할 수도 있다. 다른 당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원칙은 있다.타 후보를 이기기 위한 연대가 아니라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요구와 방향에 대해 전당대회를 표출되기 위한 연대라면 몰라도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누군가를 당의장이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연대 등의 무원칙한 연대나 정치공학적인 정략적인 연대는 우리당의 당원들이 용납치 않을 것이다.이 선거는 재밌게 치를 것이다."

- 너무 이상적인 것 같다. 선거 전략이 없는 게 아닌가. 선거는 이기기 위한 것인데.

"게임에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어떻게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라는 데서 좋게 떳떳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당은 그렇게 해서라도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여름 기간당원제 취지는 공감하고 좋은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성은 없다고 얘기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는 왔다. 만약 득표에서 있어서 많은 득표를 하게 되면 좋은 길을 조금만 더 가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적은 투표라면 아직도 갈 길이 멀겠구나 하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집중적인 공약으로 내세울 것은 없는가.

"앞으로 온라인 공고나 토론을 통해 말씀드릴 생각이다. 한가지를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장기적인 집권전략이라고 우리당을 흔히 오해하지만 앞으로 당분간 중도성향의 정당이 집권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당이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 민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중요하다.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가져오는 모든 것은 우리당 내부에 있다. 국민들이나 당원들이 보는 것은 우리당이 상당기간 대한민국을 책임질 것이란 것이다.

국보법 등 처리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것을 못할 때 국민들에게 못한 이유가 정확하면 된다. 국보법 폐지는 한나라당이 물리적 점거를 했기 때문에 안된 거 아니냐.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자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저는 우리당 뺏지를 달고 있다. 우리당 의원들 중 뺏지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 별로 없다. 자기 집 대문앞에 우리당 스티커 붙여놓는 사람도 많지 않다.

우리당원들은 자부심을 갖고 있지 못하다. 목말라 한다. 떳떳하게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수 있도록 자부심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자부심이 중요하다. 우리당원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정당. 당원이 자부심과 확실한 감동이 없는데 어떻게 주변사람을 설득하겠는가. 구체적인 공약이나 정책은 차후 온라인 토론 등을 통해 밝히겠다. 우리당이 잘 하는게 중요하고 이번 전당대회 당원들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잘 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