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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신년 인사회 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새해 인사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올해가 좋은 돼지해라고 하니까 ‘홍돼지’라고 하고 ‘황금돼지’라고도 하고, 어느 쪽이든 좋은 것 같다. 좋은 해라서 여러분들한테도 좋은 일이 많은 한 해 되길 바랍니다. 국민들한테도 좋은 일이 많은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이하 존대어 생략)
참여정부 4년간 입법 실적 상승곡선 그려
특별히 오늘은 저에게 매우 기분이 좋은 날이다. 아침에 국무회의에서 법제처로부터 지난 4년간 입법 실적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우선 양적으로 많고, 또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2003년보다 04년이 많고, 04년보다는 05년, 05년보다 06년이 많은 상승 곡선이었다. 이전에 민주주의 정부에서는 아주 급격한 하강 곡선, 완만한 하강 곡선이었는데 참여정부만은 상승 곡선이었다. 법 하나하나 만들 때마다 모두가 함께 참여해서 토론하고 연구하고 또 갈등 겪고 조정하고 해 왔던 과정을 생각하면 법 하나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다른 여러 가지 지표도 중요하겠지만 입법 지표도 매우 중요한 것 아닌가 생각해 봤다. 그래서 잘 가고 있구나, 그런 안도감 생겼다.
사실 대통령이 국민들한테 지지와 신뢰가 날로 계속 떨어진다. 입법 곡선과는 거꾸로 하강 곡선인데, 06년에는 올라갈 것인가, 새해에 그런 기대를 해봤는데 06년에 별 볼 일 없더라. 올해 또 그런 기대를 안 하기야 하겠습니까만, 그러나 크게 기대하지 않을랍니다. 언론의 평가는 애당초 기대한 바 없으니 어떻게 나와도 상관없다. 그러나 국민들의 평가는 잘 받고 싶은 욕심 있었다. 어려운 일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작년에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 2007년에는 신경을 안 쓰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남아있는 것은 제 스스로의 자긍심, 제가 봐서 그게 아니다 싶으면 그때는 제가 어디에 의지하고 무슨 힘으로 버티고 서 있을 것인가, 이런 불안이 사실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 그 불안을 '법제 실적 보고'가 조금 씻어주었다. 제 가슴에 돌덩어리처럼 하나 막혀 있던 것이 오늘 그 보고 받고 점심 먹고 나니까 쑥 내려간 것 같다. 지금은 좀 시원한 편이다. 마음이 막힌 데가 없다.
내년 이맘때 되면 완전히 마무리해서 다음 정부에 보따리를 넘겨줘야 된다. 저는 좋은 보따리를 넘겨주려고 한다. 말하자면 돼지라도 살이 통통하게 살찐 돼지, 건강하고 튼튼한 돼지를 넘겨주고 싶다. 내년에는 쥐띠, 그래서 살찐 쥐를 넘겨주겠다, 이렇게 말하기는 곤란한 것 같고, 올해는 돼지해니까 돼지로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고 싶다.
부동산·서민금융 관리에 최선…환율문제 특단의 대책 세울 것
지금 부동산 문제가 걱정이다. 그러나 한 때 잠시 한숨 돌리는 동안에 사고가 나긴 했지만 그러나 그 시행착오는 바로잡을 수 있다. 부동산은 바로잡아진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으로 더 갈 수 없는 구조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누가 아무리 배짱이 좋은 사람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작전 세력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서민들의 수요, 마음 급한 수요, 가수요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급한 수요에 대해서 신뢰를 주는 것이 문젠데, 신뢰를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실질이 있으면 신뢰를 주는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파동으로 인한 금융 부문에 다소 불안한 기미 없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부동산과 함께 다잡고 있다. 큰 사고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이대로만 관리하면 큰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 받고 있다. 여러 사람에게 다시 확인하고 교차 확인하고 있지만, 그 점에는 큰 우려가 없는 것 같다. 큰 걱정 없는 것 같다. 다만 서민 금융 부문에서 통계도 잡히지 않는 걱정이 좀 있다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총력을 다해서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그것도 아마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환율 문제는 기업들의 경쟁력으로 한편으로 버티어 나가고, 한편으로는 환율 상황이 지금보다 더 불리해지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리 전략을 세워서 대처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여튼 이것은 제일 좋은 방법은, 국가의 경제 능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환율이 금방 떨어질 텐데, 그렇게 할 수야 없는 일 아닙니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신뢰를 유지하면서 가야 하니까 어려움 있다. 올해는 특단의 대책 마련해서 환율 문제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꼭 관리하겠다.
제가 임기 그만 두고 나가서 몇 년 지나면, 아마 그것이 참여정부 전체의 실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떻든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는 새로운 경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제 YTN 보고 있는데 행정도시, 세종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잠시 비춰주는데, 괜찮습디다. 제대로 다듬어 가면 아주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전국 각지의 혁신 도시와 기업 도시가 잘 계획된 도시로 가게 될 것이다. 그 도시에 몇 명이 사느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도시가 말하자면 21세기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 우리가 살아야 할 공간의 바람직한 모습을 구현해 낼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첨단 기술이 거기에 전부다 집약돼서 누구든지 그 도시에 가보면, 도시를 건설하고 집을 지을 때 어떻게 해야 하고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는지 감이 딱 오게 만들어질 것이다. 용산공원도 우리 국민들한테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런 것이 21세기, 몇 군데서 보이는 이와 같은, 눈에 보이는 모습이 21세기 삶의 질을 대변하는 그런 시대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혁신주도형·함께 가는 경제·개방 등은 참여정부 7대 경제 전략
참여정부가 과연 큰소리를 할 수 있냐, 이렇게 자문한다.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저는 결론 내고 있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한국이 잘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틀리지 않다. 적어 왔는데요, 혁신주도형 경제 전략이다. 두 번째로는 함께 가는 경제이다. 동반성장과 균형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개방. 네 번째로는 사회 투자다. 이것은 말하자면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나 모두에게 내 일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건강하고 그리고 건강한 노동 의욕을 갖게 하고 직업 능력을 향상시키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사회 전체의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옛날에는 복지 지출이라고 얘기했다. 지금은 사회 투자라는 개념을 많이들 쓰고 있다.
그 다음에 사회적 자본의 형성. 내용은 신뢰와 원칙, 이런 것을 내용하고 하고 있는 것인데, 저는 그동안에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라고 항상 얘기해 왔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일을 잘 어떻게 주도하기 위해서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 있다, 그래서 정부 혁신 끈질기게 해왔다. 안보 전략은 평화 중심으로, 경제에 가장 해로운 게 평화 깨지는 것이다. 경제를 위해서 경제 중심의 안보 전략은 평화를 유지하고 만들어 가는 것. 대개 7개로 정리되는 셈이다.
그러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어디 갔느냐? 아마 이 7가지 전략을 담는 쟁반에 깔려있을 것이다. 여기서 하나하나가 전부 동태적인 것이지만, 정태적으로 이런 것을 그릇에 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전체가 결국 나아가는, 이 전체를 향해서 가는 속도에 문제가 있다. 결국 변화의 속도, 우리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개혁의 속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이런 방향으로 참여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일해 왔다.
왜 성과가 없냐? 앞으로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는 그렇다, 국민들을 위로할 책임이 있고 용기를 고무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혁신은 가시적인 성과를 먼저 거두는 것이 혁신 전략의 제1번이다. 저도 물론 임기 안에, 아니, 1년 안에, 금년 안에 한국 경제가 팽팽, 아주 활력 있게 돌아가게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그렇게 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마땅한 수단도 없는데 억지로 수단을 만들어서 한 결과가 결코 장기적으로 좋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단기적으로 성과를 크게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봐서 결코 나쁘지 않은 경제를 저는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생문제 해결은 장기적으로 국민 합의위에서 풀어가야 가능
큰소리를 좀 했지만 걱정이 없냐? 그렇지 않다. 민생이 어렵다, 이런 얘기는 제가 정치 시작하고부터 항상 들어왔던 얘기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항상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민생의 어려움을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 민생의 어려움은 특별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세계화·정보화, 이런 현상으로부터 나타나는 새로운 세계적 흐름이다. 양극화의 흐름이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후반에 중류층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류층이 아주 많아졌다. 중하류 내지 하류층이 많이 늘어났다. 이 경향이 중단된 때가 1993년경이었다. 그때까지 계속됐다는 얘기다. 우연히 클린턴 대통령의 당선과 비슷한 시기에 중류층 붕괴 과정이 마지막이 된 것이다. 그 이후에 개선됐냐, 개선되지 않았다. 개선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높은, 국민소득이 높은 단계, 경제가 굉장히 활성화된 단계로 계속 가버렸기 때문에 미국에서 중하류로 떨어진 사람도 그 이전보다 견디기가 더 나쁘지 않게 그런 경제로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빈부 격차는 매우 심하지만 낮다는 사람들의 형편이 견딜만 해서 큰 어려움 없이 가고 있다. 그러나 그러나 거기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일본의 경우 중류층의 붕괴가 정말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 도표상으로 나타난 것은, 그래프의 기울기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부터. 그때부터 중류층의 숫자가 줄기 시작하고 중류층의 소득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소위 M자형 사회로 왔고 지금도 가고 있다. 이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도 소위 지니계수라는 것을 얘기하면 90년대 초반부터 빈부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지만 중류층이 완전히 몰락했다고 할 만큼 줄어버린 것은 IMF 시기, 외환위기 때가 결정적이었다. 빠른 속도로 갑자기 와버렸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한때 실업자가 178만 명까지 갔다. 일시적인 현상입니다만, 150만명 수준을 한참 유지하던 때도 있었다. 그 사람들이 전부 자영업자도 됐고 지금 비정규직도 됐다. 이 현상은 말하자면 세계적인 현상이고 한국 경제에 있어서 특수한 현상이다. 지난 10년 동안 노력했지만 조금 좋아지다가 2002, 3년에 다시 나빠졌다가 지금 조금 좋아지고 있는 현상입니다만, 2002,3년에 워낙 나쁜 상태로 갔기 때문에 그래프가 좋아지는 착시현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질에 있어서는 이 현상이 조금도 나아지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어느 정권이 일시적으로 대응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 위에서 이 문제에 도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대단히 중차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이것을 ‘2030’ 하는 미래 전략에 담아봤다. 그리고 사회 투자 전략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붙여봤다. 이것은 제게 남아있는 큰 과제다.
2030사회투자전략은 우리 사회 '가래로 막을 것 호미로 막는 전략'
2030 사회 투자 전략, 2030년 미래 전략이라는 것이 누구한테 돈 좀 더 거둬서 누구에게 좀 더 나눠주는 이와 같은 숫자놀음이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고쳐야 될 제도를 빠르게 고쳐야 되고, 기왕에 할 투자라면 좀 더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전략을 통해 해결해 가자는 것이다.
50개 과제 중 24개가 제도 혁신 과제이고, 26개가 선제적 투자 과제로 되어 있을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들게 돼 있다. 그러나 예산의 구조조정이라든지 또 부당한 조세 감면의 축소라든지, 철저한 세원의 발굴이라든지 조세 투명성 확보 통한 새로운 세원의 발굴이라든지 이런 방법으로 일단 메워나가고 있다. 당분간 메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정부도 약간의 국가 채무를 더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특별히 국민 부담을 더 요구하지 않고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정권에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그것까지 제가 다 알면 대통령이 욕심이 너무 많다고 할 것 같아서 모르기로 하고 넘어가겠다.
어떻든 이 문제에 관해서 국가적으로 큰 토론을, 지금부터, 앞으로도 10년 이상 계속해서 이 문제에 매달려서,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 의제로 삼아야 하고 국민적으로 토론을 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가 가진 해결책과 다른 해결책을 가진 분들도 있을 것이다. 경제만 풀리면 무조건 풀린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경제만 풀면 다 풀린다.
어쨌든 이것이 우리에게,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 실질적인 위기 요인이다. 다른 어떤 문제보다 더 큰 문제이고, 이 문제를 정면으로 우리가 부닥치고 이것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우리 국민적 합의, 용기, 뒤로 미루지 않고 지금 부닥쳐 나갈 수 있는 것이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2030년 정도까지의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조금 전에 제가 말씀을 드렸다. 어떻게 할 거냐, 어떻든 지금까지의 역사의 경험으로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쪽이 낙후에서 따라잡고 또 앞질렀다, 이건 불변의 원칙인 것 같다. 변화의 속도가 문제다. 변화를 따라잡고 앞지르는 그와 같은 우리의 행동이 필요하다.
개혁 안하고 선진국 될 수 없어…속도있게 개혁해야
변화는 아무렇게나 변화하는 것이 아니고 방향을 가지고 변화하는 것이다. 결국 개혁이다. 개혁 피로증을 얘기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참여정부는 개혁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갈 수 없다. 개혁 안 하고 앉아서 선진국 되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개혁해야 한다. 그것도 그냥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 있게 개혁해야 한다. 할 일을 제때 해줘야 하는 것이다. 변화해야 될 일을 제때 변화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의 속도,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이 속도에는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 갈 거냐? 제 주장은 시끄럽더라도, 저도 국정 원리로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고 있다. 합의하고 가자, 제일 좋은 것이다. 합의 안 되면 안 할 거냐, 저는 참여정부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떤 정부라도 합의 안 하면 안 한다,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합의하고, 합의 안 되면 밀고라도 가야 한다. 시끄러운 것은 감수하고 가야 된다.
지금까지 역사가 바뀌었던 큰 전환기에는 조용했던 역사, 오순도순 손발 맞춰가면서 잘 굴러가던 역사가 그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87년 6월항쟁 이래로 20년 지났는데, 20년 동안 우리 한국은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많아서 당장 보니까 답답하니까, 더 빠른 개혁이 안 돼서 답답한지 아니면 시끄러워서 피곤한지 몰라도 민주주의를 했다는 사람들이 민주 세력이 능력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냉정하게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역사를 분석해 보면 지난 20년 동안 우리 역사는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다. 세계에서 이만큼 빠른 개혁과 성과를 해 낸 나라가 어디 있나? 민주주의, 경제 시스템, 그렇지 않나? 경제학자들이 세계 어느 나라의 경제개혁의 속도를 한번, 정말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한국이 제일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속도, 한국이 제일 빠르지 않나? 저는 결코 스스로를 그렇게 자학할 것이 아니다. 들리는 소리가, 평가가 그렇게 나쁘더라도 그렇게 쉽게 굴복할 일은 아니다. 역사는 역사다. 그렇게 생각한다.
초과권력 행사한 적 없고 합법적 권력 임기끝까지 행사할 것
마지막 한해 저도 열심히 하고 싶다. 자꾸 ‘레임덕’, 심하면 ‘식물 대통령’ 얘기하는데, 오늘 이 자리 나와서 얘기해 쌓는 것 보니까 식물 대통령 아닌 것 같지요? 레임덕…… 본시 누구라도 때때로 다리를 다치는 수가 있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길 바란다.
저는 언제 처음부터 대통령에게 합법적으로 주어진 권력말고 초과된, 법 위에 법 외에 아무 권력도 저는 가진 적도 없고 행사한 적이 없다. 정치적 환경에 있어서 아마 1년 채 안 되는 시간만 여대 국회를 가졌지, 나머지 전 기간 동안 여소야대 국회를 안고 소위 정치적 맞바람을 안고 걸어왔다. 언론 환경, 제가 자초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만, 그러나 저도 저 나름대로 역사에 대한 관점이 있어서 맞서왔다. 그 환경에서 4년 동안 걸어왔는데 남은 1년 무슨 장애 있으랴 하는 것이 제 심정이다. 물론 그 전보다는 못할 것입니다만, 제게 주어진 합법적 권력을 마지막 날까지 행사할 것이다. 저를 위해서가 아니고 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제가 보는 국가 발전 전략을 현실에서 빠른 속도의 개혁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제 책임을 다할 것이다.
제 얘기가 조금 길었던 것 같다. 조금 짜증스러우시더라도 한 번 더 마음 속에 다시 한 번 새겨보시고 함께 협력해 나갈 방안을 함께 생각해 보십시오. 제 얘기가 잘못됐으면 언제라든 전화든 편지든 주시면 누구의 편지 누구의 전화, 거침없이 제가 받고 고치겠다. 제 얘기가 틀리지 않았으면 함께 해 주십시오.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