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예린입니다. 데일리서프라이즈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요. 오늘 처음으로 서프라이즈에 인사 드립니다. 일단 어제 데일리서프에 올린 칼럼으로 신고식을 하겠습니다.
덤으로....정동영씨가 갈 데가 없어서 열린우리당에 주저앉을 모양입니다. 아무리 머리 굴려봐도 갈 데가 없겠지요. 그런데 열린우리당 해체를 전제로 한 대통합신당을 꿈꾸며 한 말이 있었습니다.
"열린우리당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정말 기억해둘만한 주옥같은 어록이 아닌가 합니다. 정동영씨는 절대 열린우리당 경선에 참여해서는 안됩니다. 남자가 한번 내뱉은 말은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어요?
갈 데 없는 정동영씨. 열린우리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뭔가 생각이 있는 모양인데 그것이 무엇인지 한번 지켜보는 것도 우리에겐 즐거움일 것 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허종 북한 대사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 "아하, 반갑습니다."
허종 북한 대사 : "대단히 반갑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가시거든 전해주세요. 진심으로 합니다."
허종 북한 대사 : "성과를 바랍니다."
- 2007년 3월 26일 쿠웨이트 국빈 방문 중 만찬장에서 |
내가 왜 저 대화를 먼저 꺼냈을까? 쿠웨이트 국빈 방문 중 만찬에서 우연히 만난 허종 북한 대사에게 건넨 한 마디 “진심으로 합니다”라는 말을 다시 곱씹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허종 북한 대사의 대답 “성과를 바랍니다”
도대체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대화에 담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선문답 같은 두 사람의 대화를 풀어보자.
한미FTA의 쟁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 원산지 인정
우선 배경 설명부터 하자. 노무현 대통령과 허종 북한 대사가 만났을 당시는 한미FTA 협상 중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개월이 채 못된 지난 5월17일 경원선과 동해선이 개통됐다.
이 두 가지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걸 제대로 이해해야 두 사람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다.
한미FTA 협상의 최대 쟁점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 원산지 인정 문제였다. 일단 표면적으로 보면 “진심으로 합니다”는 말은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로 국한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어찌됐든 허종 대사의 “성과를 바랍니다”라는 말처럼 한미FTA 협상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표시문제는 우리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협소하다. 노대통령의 “진심으로 합니다”라는 말을 한미FTA 협상에서의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로 국한하기에는 말이다.
이 발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바로 경원선과 동해선 열차 개통이다. 비록 시범운행이기는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첫 걸음’을 뗐다.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이 함께 세계무대로 가는 길
여기서 경의선과 동해선 개통의 실질적 의미를 살펴보자. 각각 56년과 57년만에 개통된 남북열차는 ‘남북통일’의 첫 걸음이라는 단순한 해석을 하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나 크다.
우선 경의선은 개성과 평양, 신의주를 거쳐 몽골과 중국으로 연결되는 철도망이다. 이른바 중국횡단철도(TCR) 말이다. 그리고 동해선의 경우 부산으로 기점으로 원산과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으로 연결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과 연결되는 철도망이다.
중요한 것은 앞서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남북의 경제공동체로 세계시장을 함께 진출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우리의 시각이 아닌 세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북한이 남한 경제권의 일부분으로 편입되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심리적 분단’의 제거를 위한 첫 걸음이 된다는 말이다.
결국 철도의 개통으로 ‘물리적 분단’을 허무는 첫 걸음을 뗀 동시에 ‘심리적 분단’을 제거하는 첫 걸음도 동시에 뗐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 남북경제협력이라는 레토릭이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제공동체’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진심으로 합니다”-“성과를 바랍니다”
다시 두 사람의 대화를 보자.
“진심으로 합니다”라는 말에 “성과를 바랍니다”는 응답은 바로 ‘남북경제공동체’에 대한 ‘공감’을 의미한다. 개방이 필요한 북한으로서도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을 끌어들일 필요성이 있고, 우리 남한 입장에서도 중국과 베트남으로 빠져나가는 제조업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것은 두 말 할 나위없다.
더구나 신의주경제특구를 추진하다가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을 체포한 중국의 방해로 좌절된 경험이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제3국과 손을 잡는 것보다 남한과 손을 잡는 것이 훨씬 낫다는 대승적 판단을 내렸다고 보면 된다. (가정이지만 신의주경제특구가 중국의 방해없이 순항했다면, 역설적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경제협력의 필요성이 덜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FTA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주고받은 “진심으로 합니다”는 말과 “성과를 바랍니다”는 말이 경의선과 동해선 개통으로 인해 제대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남북경제공동체’에 대해 남북이 서로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는 것 말이다.
이제야 대륙국가로 편입되는 남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경의선과 동해선은 각각 TCR과 TSR로 연결된다. 대륙으로 나가는 길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항공과 항만을 이용했던 불편함과 고비용을 철도가 대체하게 된 경제적인 측면이 그래서 부각되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심리적 고립감이 해소된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대륙에 붙어있으면서도 분단으로 인해 사실상 섬나라로 존재했던 우리의 인식이 확장되는 계기가 생겼다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남북이 갈라진 대립구도 속에서 영남과 호남 대립구도로 분열된 국내 정치에 미치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남한이라는 협소한 공간에 가두어뒀던 우리의 시선이 한반도를 넘어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다시 몽골과 중국을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인식의 확장이야말로 최고의 수확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경제대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개혁개방의 필요성이 있는 북한이 파트너로 동참하여 함께 세계무대로 나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 이러한 분위기에 제동을 거는 흐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해결을 통한 북한 핵폐기에 적극적인 미국으로서도 한계는 명확하다. 흐름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다.
남북문제는 세계의 문제
다만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기도 하다. 현재의 흐름에 편승해 자칫 남북문제를 한반도라는 테두리에 국한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조심해야 한다. 엄연히 북한 핵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남북이 화해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즉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다. 구체적으로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청와대는 6자회담의 순항과 더불어 남북 화해무드를 조성해나가는 병행정책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추진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을 경계해야 할 때이다.
경의선과 동해선의 개통은 이제 첫 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심조심 다뤄야 할 사안에 ‘민족주의’가 개입돼 엉뚱한 일이 생겨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정리하자.
● 한미FTA 추진으로 그동안 고립되어 있던 북한은 자연스럽게 세계경제에 편입되는 기회가 마련됐다. ● 경의선과 동해선은 남한이 대륙으로 연결되는 성과와 동시에 향후 남북이 함께 세계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 한미FTA 추진중에 주고 받은 “진심으로 합니다”와 “성과를 바랍니다”는 말은 남북경제공동체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해준 발언이었다.
이제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정치인들과 정당만 사라지면 된다. 그리고 차기 대통령은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도 동시에 나온다.
☞ ‘한국의 차기 대통령, 세계를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 진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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