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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과 공공기관 감사 21명이 남미로 외유성 세미나를 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중 대다수가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등 노무현 정권에 참여했거나, 17대 총선 낙선인사로, 임용당시 ´낙하산 시비´에 휩싸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여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억대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1인당 800만원에 달하는 여행경비는 소속 공공기관이 전액 부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무색케 하고 있다.
▲´낙하산 타더니 역시나~´
지난해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로 임용된 전혜숙씨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실은 당시 그에 대해 "김근태 전 복지부장관이 퇴임하면서 자기 사람 심기를 하고 갔다"며 "전 감사는 비례대표 신청까지한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이자 감사로서의 전문성도 검증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실은 "기관장과 달리 전 감사는 정부 산하기관 일부 기관장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장관이 자기 사람 경력쌓기용으로 인사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심평원 상임감사는 2005년 7월 13일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지난해 1월 1일부터 신설된 직제로, 심평원은 2000년 7월 1일 설립 이후 줄곧 비상임감사 체제로 운영해왔다.
전 감사는 열린우리당 경북여성위원장을 지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약했다. 연봉은 8080만원.
최동규 한국가스안전공사 감사의 경우, 열린정책연구원 사무처장과 열린우리당 공보실 부실장, 당 전략기획실장 등을 지낸 당료 출신이며,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민주당의 기획조정국장을 지냈다. (연봉 1억700만원)
고남석 인천항만공사 감사는 인천시의원과 열린우리당 인천연수지구당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수원팔달)로 출마했다가 낙선, 2005년 7월 설립된 항만공사 감사로 선임됐다. (8490만원)
강신욱 소방검정공사 감사도 대통령 홍보수석실 행정관과 함께 대통령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있었으며(7500만원), 노금선 국민연금관리공단 감사는 열린우리당 강원도당 자문위원으로 있었다.(1억2500만원)
노무현 대통령 추대위 충북본부 고문을 지낸 유재홍씨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감사(월 200~250만원)를 하고 있고, 노무현 후보 선대위 동작을 위원장을 맡았던 백계문씨는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됐다. 백씨는 참여시대동작포럼 이사장과 함께 대통령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대외협력위원을 지냈다.
대통령 비서실 사회조정 3비서관을 지낸 김경협씨는 산업인력공단 감사로 선임됐으며(6494만원), 당시 산업인력공단 노조는 "자격검정의 대대적 개편 등 공단의 업무 혁신이 절실한데 감사라는 중요한 직책에 낙하산 인사를 보내 허탈하다"며 "감사라는 직책이 원래 그런 자리라면, 그저 공단의 방패막 역할을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낙담했다.
▲´뿌리칠 수 없는 억대연봉의 유혹?´
2004년 1월 부산항만공사 감사에는 부산 지역 친노세력 모임인 부산정치개혁 추진위 대표를 지낸 이병환씨가 선임됐다.(8300만원)
지난해 한나라당 낙하산인사조사특위 간사였던 심재철 의원은 노무현 정부 낙하산 인사를 유형별로 분류하면서 이 감사에 대해 "친노인사에 대한 선임성 인사배려"라고 주장했다.
조폐공사 감사를 맡은 김광식씨는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공동의장으로 10여년간 지역 시민운동을 이끌던 대표적 시민사회운동가였지만 17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당 경선에서 패한 뒤 대전을 떠났다가 억대 연봉의 감사로 금의환향한 케이스.
그는 경선 패배후 서울로 간 뒤 희망제작소 부소장을 맡아 시민운동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노력했지만 2억원이라는 거액의 연봉은 뿌리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민운동 선배인 최교진씨도 2005년 말 토지공사 감사가 됐고 최씨는 전교조 충남지부장과 대전참여연대 공동의장으로서 참교육운동과 풀뿌리시민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이지만 역시 열린당으로 간 뒤 공기업 감사로 변신했다. 그는 열린당 대전시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활동했었다.(9100만원)
김성철 주택보증공사 감사는 국민은행 부행장을 하다 17대 총선 출마를 결심, 열린우리당 후보로 한화갑 전 대표의 아성인 전남 무안신안에서 출마했다가 낙선, 감사가 된 케이스다.(1억7000만원)
또 열린당 대전서구을 경선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여인철씨는 2004년 9월 카이스트 감사로 선출됐으며, 여씨는 지난 대선당시 대전지역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어 노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고, 아울러 개혁당 창당을 주도하며 당 창당에 동참하는 등 화려한 정치활동을 펼쳐왔다.(9600만원)
역시 지난대선에서 대전지역 특보단을 이끌며 참여정부 출범에 공을 세운 김영완씨의 경우 전자통신 또는 회계감사 업무를 전혀 취급해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자통신연구원 감사로 발탁되기도 했다.(9300만원)
예금보험공사 감사로 선임된 이양한씨는 안건회계법인 부회장을 지냈으며, 부산상고와 부산상대를 졸업, 서울시의원과 시의회 예결위원장, 부의장을 거쳐 2002년에는 새천년 민주당 강남구청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그 또한 열린우리당 진성당원으로 활동해왔으나 감사로 선임되면서 당원자격을 유지할 수 없어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2억원)
이효재 88관광개발 감사의 경우,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전문성 시비가 불거졌으며, 당시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은 "의사기록을 보면 ´국가보훈처장이 감사에 이효재를 추천, 이를 심의, 신임감사로 선출해 2006년 5월10일부로 취임하는 것으로 결의´한 바 있다고 했는데 보훈처장은 이 감사를 어떤 경위로 추천을 했는지, 전문성이 있는 것인지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이 감사의 주요약력을 들어가며 "국가보훈처가 본 위원에게 제출한 이 감사의 주요약력을 보면 민주평통 자문회의 연천군 협의회장,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 감사로 되어있지만 직접 조사한 바, 그 외에 연천고를 나왔고, 나이아가라 유황온천(주) 관리이사, 새시대 정치연합 청년회 연천군 지구회장, 노무현대통령후보 보좌역,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며 "이 전력으로 본다면 감사로서의 전문성을 전혀 없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88골프장을 운영하는 88관광개발주식회사는 정부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 기관임"을 상기시키면서 "낙하산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은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 "웃음도 나지 않는 희대의 사건"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낙하산 인사들이 주축이된 외유성 출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16일 "이과수 폭포에 혁신세미나를 하기 위해 갔다는, 웃음도 나지 않는 희대의 사건이 생긴 것은 정권말기 권력누수를 넘어 혈세낭비가 심각한 상황을 얘기해준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들은 `노무현(후보) 선대본부´에 얼쩡이던 사람, 열린우리당 출신이라는 게 최고 직책인 사람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감사 역할이나마 제대로 해줬다면 지적하지 않았을텐데 이런 식으로 권력 말기에 국민혈세를 낭비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늘 중 원내 수석부대표간 접촉을 통해 운영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를 소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낙하산·보은 인사가 불러낸 필연적 결과"라며 "기본적으로 자질에 의심이 가는 인사들을 감사 자리에 앉힌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인 차명진 의원은 "공기업 감사 자리가 정치인들을 위한 자리로 전락하면서 생긴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감사 임용을 기관 출신 또는 민간인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사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이상민 의원도 "중앙일보 보도를 보고 감사원에 자료를 요청했다"며 "해외 포럼을 할 경우 성과를 분명히 낼 수 있는 지역과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정해야 하는데 이번 출국은 포럼을 빙자한 관광이란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인 만큼 당사자들에게 추징하고 관련자를 문책해야 한다"며 "6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법사위에서 감사원을 상대로 이를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중도개혁통합신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공공기관 감사혁신 포럼을 왜 남미의 대표적 관광지를 돌며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공기업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보낸 감사들이 오히려 나서서 혈세를 낭비한 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기훈 부대변인도 "곳간 지키라고 세운 파수꾼이 곳간을 턴 격"이라며 "이들 상당수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다고 하니 ´혁신´운운하는 노무현 정권의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은 "혁신 포럼이란 명목은 남미 여행을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1인당 800만원의 경비를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댔다니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이들을 감싸지 말고 전원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공공기관 감사들의 이과수 폭포 등 집단 방문과 관련, “현재 기획예산처가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