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밤
배철수가 진행하는 '콘서트 7080'을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학창시절 좋아하던 해바라기가 나왔더군요.
해바라기 이주호의 음성은 언제 들어도 참 편안하고 낭만적입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참 위대합니다.
추억을 잘 적시고 묻혀서 오래오래 보관해 주는 스펀지와도 같거든요.
오래된 음악을 꺼내어 듣고있노라면 그 음악을 즐겨 듣던 시절의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하나 둘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어떤 곡은 가슴이 아프고, 또 어떤 곡은 설레이고... ...
'어서 말을해'를 듣는 동안
저는 어린 시절 중학교 2학년 가을,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넙떡한 플라타너스 가을낙엽이 바람에 휘날리던 쓸쓸한 운동장을
물방울 무늬 하얀 원피스 자락 나풀거리며 걸어가시던 음악선생님은
지금쯤 어떻게 변했을까?'

마지막으로 해바라기 최고의 명곡 '사랑으로'가 흘러나오더군요.
통키타 전주가 연주되고
"내가 살 아 가~는~동 안 에~~"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제 귓가에 맴도는 이주호의 음성은 어느새
그날 광화문 노제 때 흘러나오던 당신의 또렷한 육성으로 오버랩이 되더군요... ...
그리고 떠오르는 영상은
검은 양복 김제동,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쏟아내던 그 절규와 탄식들,
노란 바다 위에 떠있던
국화꽃으로 단장된 검은색 섬들이 줄지어 천천히 떠나고
하염없이 흘러내리던 노오란 눈물들... ...

양희은의 '상록수'도, '아침이슬'도...
노찻사의 '바위처럼'도,
안치환의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도
그날 그 시간 광화문 광장에서 들리던 추억의 스펀지들은 모두모두
나의 대학시절 추억들을 모두 짜내고 대신에
가슴 찢어질 것 같던 2009년 5월의 슬픔과 탄식의 추억을
흠뻑 적시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