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최근 국민참여신당이 발기인들을 왕성하게 모집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지향하는 이념"이 별 반 다르지 않은 신당의 출현이 곱지만은 않다. 민주당 개조를 주장하는 분들의 의견은 일면 타당성이 있고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민주당 중심의 통합" 이다. 그러면서 신당창당을 민주개혁 세력의 분열을 획책하는 "반민주개혁"으로 치부한다. 내가 판단하건데 이것은 단지 민주당 중심의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레톨릭 일 뿐이다.
나는 여전히 민주당의 존재로 말미암아 지금도 충분히 민주개혁세력이 분열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그 분열된 다수(민주당 밖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가 그들의 정치적 권리를 추구하고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조직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민주당이 그들의 정치적 권리추구와 이상실현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으로 환골탈퇴했더라면 민주개혁세력은 분열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민참여신당은 미풍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새로운 단체를 조직할 헌법상의 권리를 분열이라는 주홍글씨로 흠집내지 않기를 바란다.
새로운 정당문화
지향하는 이념이 민주당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당원이 되기를 꺼리고 민주당 지지에 대해서 소극적일까? 이 해답을 찾고자 민주당은 오랜 시간동안 민주당 내부에 뉴민주당 플랜 팀을 구성해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해답을 제대로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뉴민주당플랜을 보면 그리 명확한 해답을 찾은 것 같지도 않다. 아니, 실제로 그 해답을 찾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민주당" 스러울 뿐이다. 기득권 세력과의 과감한 일전을 벌일 수 있는 확실한 "파워모터"를 찾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민주당"이든 "뉴민주당"이든 그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국민참여신당"에는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깨어있는 시민들의 새로운 정당문화"라고 말하고 싶다.
민주당에는 구조적으로든 당원의속성에 의해서든 정치인에게 자신의 정치적 선택권을 일정 정도 위임하고 약간의 보상을 원하는 "저당 잡힌 양심"이 일정 정도 존재 할 수 있지만 국민참여신당에는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직접 참여해서 찾고자 하는 "행동하는 양심"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 예를 들어보자. 우리지역 민주당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민주당 당원인 기득권 당원이 있고, 뉴민주당플랜에 의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뒤 늦게 합류한 민주당 당원이 공존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들 두부류의 당원 역시 동등하게 소중한 자산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당 문화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민주당의 모든 행사에서 사람(정치적 권력자)과의 친분을 이용해서 참여하기를 원하고 대접받기를 원하는 반면에 정당법이나 민주당의 당헌 당규에 명시된 당원의 권리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없고, 특정인에게 백지위임을 한다. 우연찮게 식사자리가 마련되어도 오랜 관행에 의해서 정치인 또는 그와 연관이 있는 특정인이 식사대금을 지불하기를 원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후자는 그런 문화에 대해서 정색을 하고 거부할 것이다. 십시일반을 원칙으로 하고 정당법이나 민주당의 당헌 당규에 명시된 당원의 권리에 대해서 자신이 직접 행사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에는 당직자나 정치인들과의 마찰도 불사한다. 더욱 불쾌한 것은 "저당 잡힌 양심"의 당원들이 "행동하는 양심"의 당원들을 바라보는 곱지않은 시선이다. "자신들은 모임을 해도 밥을 얻어 먹는데 바보처럼 자기돈을 내면서 밥도 사먹고 당원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두 부류의 당원들이 끊임없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민주당의 정당문화와 오랜시간 동안 민주당에서 당원 활동을 해 온 특정 정치인과 결부된 기득권 당원들의 관성이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정당문화를 추구하는 국민참여신당의 출현에 산파 역할을 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토호세력과의 결별
두번째로 "뉴민주당"에서는 결코 할 수 없지만 "국민참여신당"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 특정 정치인과 결탁하여 자신의 이권을 채우는 지역 토호세력과의 결별이다.
이와같은 지역토호 세력을 좀더 정치적인 용어를 빌려서 표현하자면 "정치부로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당구조를 들여다 보면 당원의 권리보다는 선거에서의 승리가 우선이다보니 특정 지역에서 더 많은 득표를 하기 위해서 개인의 이권을 추구하는 지방토호 세력과의 결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 토호세력들은 어떤 정당을 지지하든 무슨 짓을 하든 무관하게 오로지 그들만을 지지하는 다수의 유권자 그룹이 존재하기 대문이다. 그러하기에 이들 토호세력들은 다분히 기회주의적일 수 밖에 없고 우리나라 정당문화 발전에 저해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저당 잡힌 양심"의 당원들이 존재하는 곳에 이들 정치브로커들의 활약은 특정정치인의 그것을 능가한다. 정치브로커들이 그들만의 소신으로 일관된 정치적 가치와 이념을 추구한다면 이 또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당선가능성만 있으면 언제든지 배를 갈아 탈 준비를 하고 있고, 자신의 특정 이익을 위해서 힘써 줄 정치인과 결탁하는 기회주의적 정치브로커들이 다수이다보니 "행동 하는 양심"의 당원들이 비집고 들어 설 틈이 없다는 것이다.
시민주권운동이란 시민의 권리를 스스로 쟁취하기 위해서 스스로 참여하고 땀흘리는 그런 운동일 것이다. 이런 당원들이 존재하는 정당에서는 "특정 정치인과 결탁하여 자신의 이권을 채우는 지역 토호세력 (정치브로커)"들이 결코 발 붙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참여하는 개개인이 스스로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고, 부당하게 그들의 권리를 침해 당한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투쟁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까칠한(?) 당원들 속에 과연 정치브로커들이 생존할 수 있을까? 특정지역에서 이미 지역토호세력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이 오로지 당선만을 위해서 아주 오래된 이런 관행과의 결별을 준비하지 않는 한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정당문화를 추구하는 국민참여신당의 출현에 민주당이 산파 역할을 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익숙한 구조에 대한 경계
세번째로 "뉴민주당"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지만 "국민참여신당"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 익숙한 정당구조에 대한 경계와 새로운 정당 구조의 구축이다.
뉴민주당의 경우 많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정당의 주류구조는 상명하복의 하향식 정치구조이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정당 구성원 다수의 의사가 정당의 최종 의사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어져야만 한다. 하지만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에서는 선출된 상층부의 의사가 곧 정당의 최종의사결정이 되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지만 현실은 다르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쌍방향 의사소통의 길은 언제든 열려있고, 광속을 타고 옮겨다니는 디지털의 속도는 시간의 한계를 뛰어 넘은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오래된 관습에 젛어있는 인간의 생활양식에 대한 변화는 여전히 아날로그의 수준에서 머물고 있으니 광속을 타는 디지털이 있고, 게시판이라는 광장이 있어도 무용지물일 뿐이다. 민주당에는 이 관념의 시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차이만큼 새롭게 가입한 "행동 하는 양심"의 당원들이 불편해 할 것이다.
국민참여신당에서는 정당의 주류구조가 상향식민주정치를 추구한다. 다수의 의사를 수렴하기위해서 가능한 직접민주정치의 구조를 반영하고 각 단위조직별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처음 시작부터 광속의 디지털과 수많은 게시판 광장을 SOC로 제공한다. 참여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유권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하는 새로운 구조를 받아 들였다는 것이다. 익숙한 정당 구조에 대한 경계와 새로운 정당구조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다.
이와같이 민주당의 구성원들이 익숙한 정당 구조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고 그 안에서 안주할려고 하는 한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정당구조를 추구하는 국민참여신당의 출현에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에필로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다" 민주당 내에서 활동하는 "노무현대통령님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력"도 " 민주당 밖에서 "노무현대통령님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력"도 이 말을 결코 가슴에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민주당으로의 대통합론이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면 나는 그것을 주장하고 퍼드리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노무현대통령님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력"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의 재창당에 버금가는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거나 또는 최소한 민주당의 변화를 얻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정치를 위한 그들의 결단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측면에서만 이 레토릭은 유효할 것이다.
정치공학적으로도 "통합론"에 동의하기 힘들다. 지금은 "反의시기" 이다. 언젠가 다시 "合의시기"가 올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시민주권모임"이 진정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습게도 나는 신당창당을 반대하는 세력이 오히려 신당창당을 돕는 형국이 되어 버린 현실이 즐겁다.
민주당이든 신당이든 각자의 역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각자의 파이를 최대한 늘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과거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서 헌신한 민주당 선배 당원님들의 숭고한 활동에 대해서 후학의 일원으로 여전히 감사드리며 그 분들의 노력을 결코 폄하할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변화하는 현실에 맞는 변화하는 민주당을 원하는 새로운 국민들의 열망을 이해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진보란 익숙해 진 것들과의 결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