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국 5곳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 론'을 내세운 민주당이 경기도 두 곳의 선거구와 충북 한 곳의 선거구 투표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내세운 한나라당이 강원도 강릉의 선거구와 경남 양산의 선거구 투표에서 승리해 이번 재보선은 야당으로서는 제반 여건이 불리한 가운데 치르진 선거인만큼 야당인 민주당이 여당인 한나라당에 3:2로 압승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반 민주당 정서가 강하면서 '부지깽이를 꽂아도 한나라당이면 된다'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양산에서 한나라당 대표 출신의 박희태에 맞서 지명도가 낮은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투표로서 복수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노무현 정신을 내세우며 노무현의 향수를 자극하고 친노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초반의 열세를 만회하고 끝까지 각축을 벌였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송인배 후보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만약 친노신당이 창당되어 신당 후보로 나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지명도가 높은 친노인사가 나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등...이번 양산 선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선거였다고 생각된다.
이명박 정권의 퇴행을 막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주 정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하는데 국회 지역구 의석수의 34%를 차지하는 영남 지역을 포기하고서는 이러한 일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을 대비해 이번 양산 선거를 거울삼아 어떻게 하면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야당이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나름대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신당 창당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흔히들 신당 창당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현재도 민주 정당임을 표방하는 정당이 여럿 있는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며 민주세력 분열을 꾀하는 행위를 그만두라고 한다. 이말 일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다. 민주와 반민주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정치 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수구세력들이 금력, 권력, 언론을 모조리 장악하여 그들의 세력을 확장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34%의 국회 의석수를 갖고 있는 영남에서 상당수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는 민주세력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8대 총선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민주세력이 100석도 얻지 못하는 참패를 기록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순항하던 참여정부에 대한 모든 언론, 모든 정당의 일방적 매도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부산을 포함한 영남의 68석 의석 가운데 민주세력이 차지한 의석수는 고작 4석(민주 2, 민노 2)에 불과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참담한 결과는 영남 지역의 반 민주당 정서에 기인되는 것이리라...이번 양산 선거 거리 홍보 중 느낀 영남 지역 사람들의 반 민주당 정서에 대해 간단히 기술하면 18일 서창 지역 거리 대인 홍보 작업 중 동네 가게 앞에 여러분이 한잔을 하며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이번 선거에 기호 2번 송인배 부탁드립니다"고 말하자 그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는데 그 중 한분이 "2번이면 민주당이지요"라고 해서 "아닙니다. 송인배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근무를 했던 비서관입니다"라고 답했던 적이 있다.
물론 이는 일례일 뿐이겠지만 민주당이라고 애써 강조한 사람은 같이 있는 동료들에게 송 후보가 민주당 사람이니 찍지 말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특별히 표시할 필요도 없는데도 웃으면서 노골적으로 표시할 만큼 영남 지역 사람들의 반 민주당 정서는 뿌리 깊다. 그것은 여태까지의 총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고 이번 양산 선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 생각으론 만약 송 후보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나와 친노 세력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으며 선거에 임했더라면 당선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갖고 있다.
이번 양산 선거는 '원칙과 상식'을 내세우는 노무현 정신이 양산 시민들에게 어필되었지만 반 민주당 정서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영남 지역의 반 민주당 정서를 뛰어넘을 수 있는 민주 정당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당이 빨리 창당되어 제대로 조직을 갖추어 조직력을 발휘할 때 영남에서의 민주세력이 뿌리를 내릴 수 있고 민주 세력의 국회 과반이라는 민주 사회를 바라는 우리의 목표도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실질적인 선거연대가 필요하다
선거연대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왜 선거를 하는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선거는 유권자의 권익을 대변하여 공무를 수행할 사람을 뽑는 것으로 엄밀히 말해 유권자의 권익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입후보자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권익을 대변해줄 사람을 선거를 통해 뽑고 그들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바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한다. 뒤집어 말하면 우리가 요구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최선의 인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없으면 자신이 절대로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 차선의 인물을 찾아서라도 자신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수 있는 후보를 택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후보 선정 방향이 이렇듯 선거에서 지향점이 전혀 다른 어떤 특정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지향점이 비슷한 후보들 간에 협의하여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그 후보들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단일화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선거연대인 것이다.
그래서 선거연대는 지향점이 비슷한 후보자 간의 단일화 후보가 되기 위한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선거연대의 원래 목적인 선거에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단일화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선거연대가 아닌 정당 간의 자존심을 내건 선거연대를 시도하다 야당 후보 단일화가 실패했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더구나 이번 선거연대가 잘 이루어졌다면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었는데...
이번 양산 선거에서 송 후보가 박희태에게 3299표란 근소한 차이로 졌는데 민노당의 박승흡 후보가 2836표를 얻었다는 것이 후보 단일화 실패의 아쉬움을 더하게 하고 있다. 표면적 표 집계로는 박승흡 후보의 표를 송 후보에 더해도 박희태를 앞서지는 못하지만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을 것이란 결론이 나오니...
이번 양산 선거에서는 민주당 송 후보와 민노당 박승흡 후보간의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한나라당 박희태에게 이길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반면 지난 울산 북구 선거에서는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후보 단일화로 야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볼 때 선거연대를 통한 후보 단일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선거는 유권자의 권익을 위한 것이고 선거에 이겨야 유권자가 바라는 바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실질적인 선거연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탄탄한 조직력이 필요하다
3당 합당 전까지 실시되었던 선거 양상을 보면 민주세력은 명분과 바람을 이용하고, 수구세력은 조직력을 이용해 선거 운동을 해왔었다. 이렇게 선거 운동이 진행되어 온 데에는 민주세력은 자금력과 조직력은 약하나 일반인들의 상식에 맞는 민주주의 추구라는 대의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 대의명분에 바람을 일으켜 선거에 임해왔고 반면에 수구세력은 특별히 내세울 대의명분은 없으나 자금력과 조직력이 탄탄해 이를 이용해 선거에 임해 왔었다.
그러다 3당 합당이 이루어진 이후 우리의 선거 구도는 일반인들에게 민주와 반민주의 구분이 모호해지며 민주세력의 최대 무기였던 민주주의 추구라는 이야기가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치적 지역주의가 선거의 키포인트가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소한 영·호남에서는...
이러다 보니 영남에서 민주세력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인물의 적합도와 정책 같은 것만으로는 영남의 반 민주당 정서의 벽을 넘을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시장 출마했을 때 38%의 득표를 했고, 지난 16대 대선 때 부산에서 30%의 득표를 경남에서 27%의 득표를 했으며 유시민 전 장관이 18대 총선 때 대구 수성구에서 33% 정도의 득표를 했다는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긴 좀 그렇지만 이번 양산에서도 34% 정도의 득표.
이렇듯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 나오고 아무리 바람을 일으켜도 영남에서 민주세력 후보가 35%를 넘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득표율이 40%를 넘지 못하고는 당선을 예상하기란 매우 곤란한 것이다. 그래서 현 상태로 앞으로도 선거가 이루어진다면 영남에서 민주세력이 상당수 당선되어 국회 과반을 차지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차기 지방선거와 총선은 재보선과 달리 전국에서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 양산과 같이 집중적인 선거 지원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차기 선거에서 영남의 민주세력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부족한 득표율 5~10%를 제고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선거에 직접 동원될 수 있는 하부조직과 지지층의 확보가 시급하다. 다시 말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영남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을 넘고 민주세력의 국회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 창당될 신당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깨어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리고 민주세력이 국회 과반을 차지해야 민주 사회를 바라는 우리의 뜻을 펼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참여만이 힘이란 것을 잊지 말자.
영남에서 민주세력이 이기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명박 정권의 퇴행을 막고 우리 사회의 민주회복을 하려면 민주세력이 국회 과반을 차지해 입법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국회 지역구 의석수 34%를 차지하는 영남을 포기하고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영남에서 민주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는 것은 3당 합당 이후 생긴 정치적 지역주의의 산물인 반 민주당 정서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고 영남에서 민주세력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아닌 영남 유권자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이 필수불가결 하다.
그리고 선거에서 이 정당 또는 기존 민주 정당이 충돌을 최소화하고 민주세력의 승리라는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선거연대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선거연대도 명분을 내세우는 선거연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길 수 있는 선거연대를 이루어야 한다. 유권자의 지지를 1%라도 많이 받는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대 선거에서 보았듯 영남에서 민주세력이 35%를 넘는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생각되는데 부족한 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탄탄한 조직력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창당될 신당에 깨어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민주세력이 영남에서 상당수의 의석수를 차지할 수 있도록 부족한 득표율 5~10%를 채워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