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이 요즘 희색이 만연하다지요.
'입이 째질려고 한다'는 경망스런(^^) 표현조차 트집 잡지 못할 정도로 작금의 돌아가는 정치 상황에 언론들도 얼떨떨한 모양입니다. 안정적인 30%대의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고 '깜'이 안되는 대선 예비주자들의 자진 포기, 재보선 전문당의 명예조차 날려버린 한나라당의 긴긴 내홍 사태... 하긴 나쁠 게 전혀 없는 상황이긴 하네요.
당적도 없고 참여정부를 계승하겠다는 착실한 정치인도 별로 없는 어찌보면 고립된 것 같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히려 오르고 있고, 고공비행을 자랑하던 한나라당은 스멀스멀 주저 앉고 있는 이 상황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이제야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목표와 목적이 확실한 사람과 풍랑에 몸을 맡기고 떠밀려 다니는 사람과의 궁극적인 차이를 대통령이 보여 주기 때문이고 대중은 서서히 그 진가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7년을 한결같이 지역주의에 발목잡힌 정치를 풀어보겠다며 초심에 근거한 일관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짱은 아마도 자신의 진심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뱃지가 목적이 아니라 잘못된 관념으로부터의 자유로운 정치가 목표였기에 그는 작은 좌절을 통해 더 소중한 희망을 키웠고 결국 최종 승리자가 되었습니다. 꽃길을 놔두고 거친 곳을 다듬어 새로운 길을 내는 용기있는 행보에 소심한 보통사람들의 감동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생각은 변할 수 있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어려울 때 마다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듯 몸에 굳어진 어떤 습관은 쉽게 변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곤경에 처했을 때 무리해서 빠져 나가려 하기 보단 그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는 기다림의 미학을 통해 통로를 찾아 본 사람은 다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고통을 통해 체화된 말하고 설득하고 기다리는 정석의 법칙, 그것이 노무현식 삶의 방식이고 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 향기의 소중한 여운을 레임덕은 커녕 지금 우리가 즐기는 것이지요.
필연적으로 이러한 행동양식을 지닌 사람에게 대중은 열광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시대에나 영웅이나 초인을 기다리는 나약한 심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눈에 보이고 성공의 열쇠가 확실한 것으로만 미래가 나열된다면 우리의 내일은 얼마나 재미없고 지루하겠습니까.
다시 노무현이 필요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오늘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개척자들에 의해 인류의 문명과 수준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에게도 노무현 시대가 열어 놓은 새로운 지평을 다듬고 채우고 꽃 피워줄 다시 노무현이 필요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그는 언론이나 뜬구름 같은 여론몰이에 몸을 싣다 떨어질 정도의 유약한 성품이어서는 안되겠고, 검증이란 말만 들어도 침묵해야만 하는 복잡한 과거를 지녀서도 안되겠습니다.
어디에서든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하고, 가슴에 담은 태산을 감동적으로 꺼내 놓을 수 있는 언어적 감수성과, 무엇보다 우리의 현실을 기반으로한 발전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냉철함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볼 수 있는 따뜻함과 그걸 제도화 시킬 수 있는 복지 마인드를 갖추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반칙이 횡행하는 곳엔 질서를, 부조리엔 과감한 개혁을, 나태함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이유 있는 저항엔 아량을, 맹목적인 반발엔 설득을 진정한 타협의 기술을 알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북한과 국제관계에서의 우리의 역할을 고취하고, 선진 경제로의 한 단계 도약을 이끌 수 있는 경제적 마인드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애국심(?)을 지닌 시민들을 끌어 내어 결국 1219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는 열정적인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알면 알수록 실망이 아닌 오히려 진국인 사람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누구이든 반드시, 반드시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