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노전대통령을 사상가 혁명가 지식인으로 보시지만 저는
단순한 대통령으로 봅니다. 노대통령의 일상을 떠올려 봅시다.
노대통령은 국정과 관련해 수많은 보고서를 봅니다. 책상위 수북히 쌓여가는
자료들 보고서들, 결재서류들... 노대통령은 이 모두를 꼼꼼히 살펴보신다음
말씀 하셨을 겁니다. "이래가꼬 머가 대겠노..."
그렇습니다. 노대통령은 새시대를 열려 하지 않았습니다.
폼나는 사업 벌이고 역사에 남을 일을 하시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아니면 안되는 일, 지금 해 놓으면 언젠가 꽃을 피우게 될
그런 일들을 했습니다.
돌을 고르고 잡초를 뽑고 길을 닦았습니다.
급하게 무언가를 시작해서 퇴임때쯤 마무리되는 사업을
단한가지도 벌이지 않았습니다.
노전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내가 판 벌려 놨으니까 니들이 한번 진탕 놀아 봐라"
입니다. 사회를 투명하게 만들고 경쟁의 룰을 만듭니다.
기관들의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좀더 높은 기준으로
운영되게 만들었습니다.
노대통령의 업무내용을 요약하면 결국
"투명" "참여" "공정" "효율" "경쟁" 입니다.
이것이 노대통령의 사상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위에 적은 몇가지 내용들은 어떤 이념이나 목표나 사상이
될수가 없습니다. 위에 적은 것들은 모두 기초, 기반
주춧돌 인프라 구조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노대통령은 매우 정교한 사상가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그는, 행정가로서의 노무현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사상을 내세운 적이 거의 없습니다.
진보든 보수든 같은 조건 하에서 공정하고 가혹하게
경쟁하기를 바랬던 것입니다.
"노무현을 계승하자"
요즘 참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 노전 대통령께서
좋아하지 않을 슬로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노대통령은
스스로 계승할 만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대통령은 영웅이 되거나 혁명가가 되려고 단 한번도 시도하지
않으신 분입니다. 단지 원칙과 명목상의 체계가 실제로도 작동하기를
간절히 원하신 분입니다. 저는 노전 대통이 염원하고 목표로 했던 것들이
대부분 실제로 실현되었다고 봅니다.
이명박은 건설회사 사장식의 국정운영으로 이미초반 엄청난 위기를
맞았습니다. 아마도 다시는 그런 식으로 국정운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명박을 둘러싼 인물들을 과소평가 하면 안됩니다. 그들은 진화할 것이고
이명박 정권의 교활함은 역대 그 어느정권보다도 우위에 있습니다.
이명박은 민주정부 10년동안 새롭게 형성된 신흥 상류층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특목고, 조기유학, 명품으로 무장한 강남부자들은
완전한 상류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산층도 아닌 묘한 계층을 형성합니다.
이들은 집단의 숫자보다는 트렌드, 베스트셀러, 담론으로 사회의 문화적
흐름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들이 선호하는 문화 상품 인물 트렌드가
전 사회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좌우한다고 보면 정확합니다. 사회의 모든 계층들이
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사고방식을 선호하며 그들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이 계층, 문화적 흐름, 사고방식의 정점에 이명박이 서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이명박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바뀌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명박은 수구꼴통, 조갑제 김용갑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인물입니다. 이 그룹의 왼편에는 이영철, 이재오, 김문수 김진홍과 같은
구 운동권이 있고 이 그룹의 오른편에는 신흥부자와 교육마피아 언론재벌이 있습니다.
이들의 이념적 좌표와 정책적 선호는 매우 명확해서, 사실상
현존하는 모든 집단들 중에 가장 강한 계층 대표성을 갖는다고 할수 있습니다.
반면 10년동안이나 집권의 달콤함을 누린 민주세력은 여전히 87년체제,
민주반민주 혹은 운동권 비 운동권 담론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민주세력 단결하여 독재정권 끝장내자"
결국 현재 모든 민주개혁 세력들이 표방하고 있는 가치 아닐까요?
그런데 어떻게 할까요? 민주세력이라고 해야할 많은수의
옛 운동권 지도부가 뉴라이트나 한나라당 당직자가 되어 이명박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 운동권은 쪼개져 민노와 민주와 뉴라이트로 흩어져 있습니다.
재야 역시 한나라당으로 많은 수가 흡수되어 있으며 어떤 재야는
민주당 터줏대감이 되어 국보법 철폐 반대와 호남만세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민주세력 단결이라뇨????
87년체제의 종언은 현재 진보쪽에서 주장하는 이슈입니다.
민주반민주 구도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반 신자유주의로 정치세력을
재편하자는 것이죠. FTA 를 추진한 노무현을 한나라당과 묶고
민노들만 좌편에 서야한다는 말입니다.
병신같은 얘기죠. 논쟁해서 이기면 자기들이 집권하는 줄 아는
먹물들의 병림픽이랄까요.
제가 보기엔 87년체제는 주장할 필요도 없이 이미 끝난 체제입니다.
뉴라이트의 사상적 토대는 모두 NL 주사파가 제공한 것입니다.
그들은 북한 민주화를 위해 한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뉴라이트 사상의 핵심입니다.
민주반민주 반한나라당 연합을 외치는 사람들은 오로지
민주당 혹은 컨텐츠 없이 정치하는 구재야 구운동권 자영업자들 뿐입니다.
저는 이명박정권의 강한 계층 대표성을 말씀 드렸습니다.
기본적으로 강남부자들의 영향력은 서울의 높은 집값을 기초로 하는 것입니다.
무슨 기업인들이나 IT 인력들이 아닙니다. 개발아젠다가 이들에게
먹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항하는 현재의 민주세력의 성장 아젠다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듭니다.
십수년 전부터 선거는 경제관련 아젠다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더우기
최근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이미 정치제도나 시스템은 많이 갖추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말입니다.
껄끄러운 얘기일지 모르지만 "돈이되는 얘기를 하는"
민주개혁세력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노대통령은 "정의가 승리하는 세상" "함께 잘사는 세상"
참여하고 투명하며 같이가는 세상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숱한 고난에도 불구하고 실로 세련되고 아름다운
국가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다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청년들은 취업할 곳이 없고 대학들은 점점더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가고, 기업들은 대형화되어 가고, 소비수준은
높아 지는데 딱히 벌이는 그대로고...
어쩌라는 겁니까?????
우리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