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당에 딱히 찬성하지도 않고, 성공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는 않다고 봅니다. 일단 돈이 문제고 '이단'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잇는지가 문제겠죠. 또한 신당 찬성파 분들 일각에서 말하시는 '영남 신당론'이나 '친노 신당론'은 실패의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당은 문자 그대로 '참여신당'이 되어야지 지역 중심 기반일 경우에는 또 다른 자유선진당으로, 개인에 의존한다면 또 다른 창조한국당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이것은 이른바 '유시민 신당'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참여신당'은 요즘 게시판에 부쩍 보이기 시작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통합파 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또 다른 이른바 '민주세력'의 분열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신당이 성공하든 말든 민주당 세력이 분열되는 것도 아니고 민주개혁세력이 분열되는 것도 아닙니다.
신당은 기본적으로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거나 돌아서버린 세대, 지역, 세력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아예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민주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지지기반으로 만들게 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영남 신당론 자체는 저도 별로입니다만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20대 중에선 민주당에 관심있는 비율이 그렇게 많은 것 같습니까? 30대 IMF세대나 이제는 486세대가 되어가는 민주화 세대, 이른바 진보 지지층은 민주당을 지지하나요?
재미있는 조사가 있죠. 예전에 서거 정국 직후에 시사IN에서 서울시장 여론 조사를 했던 건데요. 거기서 첨맘님이 1위를 했다는 건 우리끼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다른 조사에 눈을 돌리셨던 분들은 적을 겁니다. 바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지지율입니다.
당시 서울시장 지지율에서 노회찬 대표는 민주당에서 기존 인물들(추미애 의원 등)이 나왔을 때는 30퍼센트 가량 지지율을 분점하는 놀라운 약진을 보였죠. 하지만 첨맘님이나 한명숙 전 총리님 등의 이른바 '친노' 후보나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진보적 컬러'를 가진 듯한 신선한 인물이 나올 때는 극적으로 지지율이 줄어들어 10퍼센트로 줄어들었습니다. 지금은 서거 정국이 끝나면서 달라진 점이 있긴 합니다만 이 점은 생략합니다.
바꿔 말하면 이 10퍼센트와 30퍼센트의 사이, 기존 민주당은 지지하기 싫어하는 이른바 '진보적' 세력은 기존 민주당의 색깔로는 도저히 끌어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아예 진보신당 쪽으로 넘어가든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표출되지도 않게 되겠죠.
신당이 끌어내려는 것은 바로 이 계층입니다. 보다 '진보적'이거나 '개방적'이거나 '시원한' 인물, 세력, 바람이 불지 않는 한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지지기반으로 만들려는 겁니다. 기존 민주당은 전혀 이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못하는 한 다음 선거도, 시민주권운동도 모두 동력을 받지 못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람이 불어야 시민주권운동 조차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건 오바마의 대선과 무브온의 성공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보면 명백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신당은 아예 기존 투표자로 보면 '민주개혁세력'에서 제외되었던 사람들을 끌어내려는 곳이지 기존의 '민주개혁세력'을 분열시키는 곳이 아닙니다.
일부 분들은 민주당에 들어가서 바꾸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데요.
21세기에는 러브콜을 보내는 상대가 스스로 바뀌어야 하는 겁니다. 무슨 이조시대입니까? 시집이나 장가 가서 그 집안을 바꾸게요?
그런데 민주당은 변화의 움직임은 전혀 없이 단지 "통합하자!", "단일화하자!", "들어와서 바꿔라!"라는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합니다. 이건 신당 추진파가 갈 명분도 주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민주당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지지층까지 실망시키는 행동입니다. 통합이 무슨 만병통치약입니까? 혹시 한나라당이 갑자기 핵폭탄이 터져서 양분이라도 되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 단순한 통합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이들을 끌어내지도, 참여하지 않았던 이들을 참여하게 하지도 못합니다.
민주당이 갑자기 새롭게 변혁과 혁신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안 된다는 건 이미 정세균 대표의 기진맥진에서 볼 수 있는 사실 아닙니까? 아닌말로 정세균 대표가 개혁을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한 겁니까? 해도 안 되니까 못 한 거죠!
솔직히 그 나물의 그 밥이라고 우리끼리들은 말하지만, 민주당에서 가장 개혁파에 가까운 분이 정세균 대표 아닙니까? 그런데도 민주당이 뭐 바뀐 게 있습니까? 비단 이른바 '후단협'이니 '정동영 의원 파벌'이니 하는 분들은 비주류로 밀려났는데도 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민주당의 구조 자체가 개혁을 일으킬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신당은 민주당이 가망성이 없기 때문에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잘하면 당연히 신당은 추진력을 잃고 자연 소멸되겠죠.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 없으니까 '참여신당'이 추진력을 받게 되는 겁니다. 여기서 가망성이 없다는 건 민주당이 망한다는 게 아니라 투표장에 안 나오는 사람들을 나오게 할 가망성이 없다는 것이니 오해 마세요.
물론 반대하시는 분들 말씀대로 돈도 그렇고, 바람 문제도 그렇고 여러 가지 난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해찬 전 총리님이 지적했듯이 실패할 경우 '친노'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욕은 엄청 먹겠죠. 그래서 저도 성공 가능성은 낮게 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신당은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추진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너무 길어지는데다 주제에서 어긋나 논하지 못하겠습니다만, 첨맘님 역시 신당이 성공하지 못하면 달리 활동할 공간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민주당에서 첨맘님이 대선후보가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들어가면 활동 공간 자체가 없을 게 뻔하니까요. 딱히 열린우리당 때 처럼 당원들이 참여해서 뭘 결정하는 구조도 아니고..
어쨌든 결론적으로 '참여신당'은 분열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파이를 키우게 될 겁니다. 물론 그와 상관없이 시민광장은 첨맘님의 팬클럽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입니다. 괜히 이해찬 전 총리님 등이 '시민주권운동' 등으로 참여신당과 다른 조직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닙니다.
'따로 또 같이' 만이 힘을 합치면서도 각개약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