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후 첨맘님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광장에서는 어차피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기 때문에 별 이야기가 없습니다만, 간혹 잘 모르시는 외부인이 와서 한 마디씩 하고 가니 여기에 대해 약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한다면 첨맘님의 지지율은 노대통령 서거 직후에서 크게 변화한 게 없다는 것입니다. 딱 한 가지 요소를 제외한다면.
일단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행한 조사와 리얼미터에서 8월 25일에 행한 여론 조사가 있는데요.
이 두 가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8월 25일)의 첨맘님 지지율 : 4위 (6.2퍼센트)
(1위 : 26.4%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2위는 무소속 정동영 의원(8.1%), 3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6.3%), 5위는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5.2%), 오세훈 서울시장(4.6%),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3.5%), 한명숙 전 총리(3.5%) 순서)
리얼미터(8월 25일)의 첨맘님 지지율 : 2위 (13.7퍼센트)
(1위 : 36.8%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3위는 무소속 정동영 의원(11.8%), 4위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7.4%), 5위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5.6%), 6위는 오세훈 서울시장(4.5%), 7위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4.1%), 8위는 김문수 경기지사(4.1%) 순서)
이 정도는 저작권 법에 안 걸리겠죠.
어쨌든 두 여론 조사를 잘 보시면 첨맘님의 지지율 외에 중대한 차이가 보이실 겁니다.
1.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 차이
2. 한명숙 전 총리의 포함 여부
1번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의 신뢰성 문제입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는 우리 쪽 후보도 아니고 시민광장의 기준에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만, 갑자기 지지율이 떨어질 요인이 없는데 10퍼센트 넘게 폭락했습니다. 미디어법 국면의 문제를 드는 분도 계시겠지만, 지금은 이미 미디어 법 논의가 굉장히 수그러든 상황입니다.(물론 이와 별개로 미디어법의 악영향은 이제부터 시작이겠지만요)
게다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박 전 대표는 한 일이 없습니다. 이 말은 하지 않을 일을 한 적도 없다는 뜻입니다. 또한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은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영남 보수 세력입니다. 갑자기 지지를 철회한다거나 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슈라고 해봐야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일 정도인데 그 부분은 박 전 대표의 지지율과는 크게 관련이 없죠.
따라서 만약 박 전 대표의 여론조사를 한다면 예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하는 게 정상입니다. MB와 최근에는 사이도 좋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MB의 지지층(어쨌든 10퍼센트는 될 테니까)이 우호적이 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폭 상승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얼미터에서는 실제로 2.9퍼센트 오히려 올라간 것으로 나온데다 지지율 자체가 36.8퍼센트로 큰 폭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가 표본 편향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민주당 지지층 쪽에 표본이 편향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병행한 조사가 '포스트 DJ'를 묻는 설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은 더더욱 높아집니다.
2번은 여론조사의 함정입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한명숙 전 총리님 지지율을 보죠. 3.5퍼센트입니다.
첨맘님의 지지율을 보죠. 6.2퍼센트입니다.
간단한 산수를 해보겠습니다.
3.5% + 6.2% = ?
답 : 9.7%
그리고 야권 2위라고 주장하는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은 8.1퍼센트가 됩니다.
오차야 있겠지만 일단 계산의 편의상 생략하고 격차를 계산하면 1.6퍼센트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을 리얼미터의 지지율과 비교해 봅시다.
리얼미터의 첨맘님 지지율은 13.7퍼센트입니다. 그리고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은 11.8퍼센트입니다.
첨맘님의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 격차를 계산하면 오차 생략하고 1.9퍼센트가 차이납니다.
위의 1.6퍼센트와 거의 차이가 없죠.
자, 이제 무슨 소리인지 아시겠지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차이가 없습니다. 왜 첨맘님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는 지지율이 낮은가? 간단합니다. 그 조사에는 한명숙 전 총리님의 항목이 들어가 있습니다. 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는 첨맘님의 지지율이 더 높은가? 간단합니다. 그 조사에는 한명숙 전 총리님의 항목이 빠져 있습니다.
이른바 '친노'를 지지하는, 정확히는 참여정부 세력을 지지하는 계층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10퍼센트 내외일 것입니다. 이곳에 모인 시민광장의 우리는 그 중 일부가 되겠죠. 그런데 그 '참여정부 지지세력' 내에서도 아시다시피 서로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찬 전 총리님이 카리스마 있다고 좋아하는 분도 있고, 한명숙 전 총리님이 부드러워서 더 좋다는 분도 있습니다.
만약 소위 친노 단일후보가 나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렇다면 당연히 참여정부 지지 세력은 모두 한 곳으로 몰릴 것입니다. 우리는 소수파고 원래 공통된 가치를 중시하는데다 유력한 3분 모두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들이기 때문에(솔직히 말해서 자기가 손해나는 쪽을 택하는 이른바 '바보' 타입인 분들이라) 단일화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미 지난 2007년의 경선 때 입증했죠. 리얼미터는 단일화를 전제하고 첨맘님 한 분만 우리 쪽 후보로 내세워 여론조사를 하는 겁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는 단일화 전제 없이 첨맘님과 한명숙 전 총리를 같이 내세워 조사하기 때문에 이 같은 여론조사의 함정이 발생하는 거지요.
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표본 편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데는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물론 제 의심이 근거 없기를 바랍니다만..
어쨌든 따라서 첨맘님의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을 뿐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직후 나온 16.7퍼센트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솔직히 요즘 하시는 것도 실제로는 없어보이는데(물론 많이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일반 국민 관점에서) 이 정도 지지율이 계속 지속된다는 것은 '참여정부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달라진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정동영 의원의 부상입니다.
왜 정동영 의원이 오르고 있는가?
간단합니다. 첨맘님을 지지했던 16.7퍼센트 중 3퍼센트 남짓이 정동영 의원에게 돌아선 결과입니다. 그 이전의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은 5퍼센트에서 8퍼센트 남짓이었죠. 거기에 3퍼센트를 각기 더하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는 8퍼센트, 리얼미터에서는 11퍼센트로 나타난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이 나옵니다.
그리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발표된 조사를 잘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첨맘님 23%, 정동영 의원 29.1%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첨맘님은 여전히 20퍼센트 남짓이었지만 정동영 의원은 10퍼센트 초반이었습니다. 즉, 민주당 지지층에서 정동영 의원을 새롭게 지지하게 된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첫째, 김대중 대통령께서 돌아가시면서 중심축을 잃은 광주-전남의 민주당 지지층이 정동영 의원을 지지하기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둘째, 소위 친노신당이 추진되면서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신당에 대한 반감이 생겨나 첨맘님에게서 돌아서 정동영 의원을 지지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신당을 지지하는 세력도 있고(우리 쪽에서 신당을 반대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처럼), 광주-전남에서는 솔직히 전북 출신인 정동영 의원이 그다지 지지를 못 받는 점도 크고(또 다른 지역주의라는 점에서 좋지는 않습니다만 현실이니까요) 정동영 의원을 민주당 현 주류에서 견제하는 점도 있기 때문에 정동영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갑자기 올라갈 리는 없습니다. 물론 사견입니다만 정동영 의원의 역량 부족도 있다고 봅니다. 호오를 떠나서 등장 타이밍을 그렇게 못 맞추는 분이 역량이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따라서 현재 구도는 특별한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경로의존성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서영석 서프라이즈 전 대표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만 야권에서는 첨맘님과 정동영 의원이 양대 축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같은 현실 파악 아래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 중에는 분열하지 않고 우리끼리라도 서로 비난하는 대신 감싸고 하나로 뭉치는 것도 포함될 것입니다. 물론 자정은 필요하니 비판이 없을 수는 없지요. 하지만 정도를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요약하면 첨맘님의 지지율은 그다지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신당 추진과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거로 인한 변화로 소폭 하락 후 정동영 의원에게 옮겨간 분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걱정하실 필요도, 기뻐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냉엄하게 직시하고 움직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