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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유시민 칼럼: 김대중 대통령을 보내며...
조준 | 2009-08-21 04:23:13 | 조회 164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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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에게는 명암이 있습니다. 가부장적인 가신정치와 지역주의의 고착이 김대중대통령이 남긴 어두운 그림자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제외하면 김대중대통령은 실로 엄청난 업적을 남긴 것이 분명합니다. IMF 조기극복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화해협력. 이 두가지만 놓고 보아도 그의 치적은 평가받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외에도  복지국가를 향한 초석이 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IT를 비롯한 지식기반성장동력의 기초를 놓은 점 등 헤어릴 수 없이 눈부신 업적들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신정치는 군사독재시절의 특수한 상황속에서 한명의 뛰어난 철권형 지도자에게 권력을 집중시킴으로써 일사분란한 조직운영을 할 필요성이 있었던 민주화세력이 채택한 불가피한 생존전략이었다는 점을 어느 정도 감안해줘야 할 것입니다. 물론 민주화시대로 이행되고 가신정치의 페혜가 더 커저버린 이후에도 그것을 단절하지 못하고 여전히 그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호남지역주의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서도 비판해야 할 대목입니다. 그것이 영남지역주의와 달리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피해자로서의 지역주의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인 채 특별한 개선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기대기도 했던 사실을 동시에 비판해야 합니다. 유시민이 김대중대통령을 비판한 것도 바로 이 점 즉, 정당개혁문제(민주적인 조직구조를 갖춘 정당건설)과 지역주의문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시민이 균형감각을 상실한 채 김대중대통령을 비판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 글은  그 한 예입니다. 이 글은 김대중대통령 퇴임일날 유시민이 쓴 글이므로 유시민의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글쓴이 : Mephisto   날짜 : 06-05-16 16:08   조회 : 2849     분류 : 아침편지 | 2002~2003. 정치인 유시민
  트랙백 주소 : http://www.usimin.net/3/bbs/tb.php/USM_BOOK/63 function clipboard_trackback(str) { if (g4_is_gecko) prompt("이 글의 고유주소입니다. Ctrl+C를 눌러 복사하세요.", str); else if (g4_is_ie) { window.clipboardData.setData("Text", str); alert!("트랙백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nnhttp://www.usimin.net/3/bbs/tb.php/USM_BOOK/63"); } }
김대중 대통령을 보내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시민입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2003년 2월 24일, 대한민국 제 15대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나는 바로 그 날입니다.
 
여러분 마음속의 김대중은 어떤 존재입니까? 어떤 분들은 그가 처음 대통령에 출마한 1971년 이후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사랑하고 지지했습니다. 민족의 지도자라고까지 했습니다.
 
그가 독재정권의 탄압을 받는 것을 보면서, 납치당하고, 가택연금을 당하고, 사형선고를 받는 것을 보면서 함께 아파했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슴 깊이 삭여야 했습니다. 5년 전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고 밤새워 노래 불렀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무엇을 남겼습니까? 안타까움, 실망감, 더러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어떤 분들은 그를 미워하고 혐오했습니다. 빨갱이, 권모술수의 대가, 권력욕의 화신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비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김대중과 가까운 모든 사람을 싸잡아 미워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게 돈을 퍼주고 로비를 해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고 험담을 합니다. 정권을 교체해 김대중과 측근들을 감옥에 보내자고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떠나보내는 오늘, 우리 모두는 차분하게 그와 그의 시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남은 사랑과 증오의 찌꺼기를 걷어내고, 우리가 격동의 현대사 고비 고비에서 만났던 정치인 김대중을 평가해 봅시다. 그가 우리 나라의 민주화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IMF 경제위기 극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영호남의 정치적 분열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 그와 주변인물들이 얼마나 심한 비리와 부정을 저질렀는지, 구구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지금 정치인 김대중보다는 제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보았던 인간 김대중을 생각합니다. 그는 자기의 시대를 만들었지만 그 시대를 초월하지는 못했습니다. 민주주의, 인권, 사회정의, 자신이 옳다고 믿은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그것을 가로막는 세력과 혈투를 벌였지만, 스스로 그 가치를 온전하게 체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민주투사인 동시에 권위주의적 가부장이었습니다. 지역감정의 피해자인 동시에 때로는 그것을 냉정하게 활용한 전략가였습니다.
 
저는 지난 1980년대에 들었던 그의 인생철학을 아직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인간 김대중은 옳게 살려고 노력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시기가 있었고, 그래서 그 '무엇이 되기 위해',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옳게 사는 길'에서 벗어나기도 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많은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IMF 경제위기를 신속하게 타개했고 한반도 정세를 평화 무드로 전환시켰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저지른 잘못이 여럿 있지만, 그것은 어렵지 않게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밝은 빛을 내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행복한 노후를 맞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두 아들을 차가운 감옥에 보낸 '실패한 아버지'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실패한 아버지'가 되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은 달리 없을 것입니다. 거대한 정치적 성취와 뼈아픈 개인적 실패를 동시에 경험한 노대통령을 이제는 정치적 논쟁의 고삐에서 해방시켜 줍시다. 정치 지도자로서가 아니라 삶의 모든 에너지를 역사 속에 쏟아 붓고 떠나는 하나의 인간으로, 그를 배웅해 줍시다.
 
한 시대가 오늘 막을 내립니다. 그 시대를 만들고 이끌었던 인물이 오늘 청와대를 떠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의 시대가 남긴 유산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두운 권력문화와 깊어진 지역갈등, 병들고 부패한 정당, 기득권을 끌어안은 채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그의 옛 추종자들, 이런 좋지 못한 유산을 평가하고 정리하는 일은 남은 사람들, 뒷 세대, 우리 국민들의 몫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새 대통령과 함께 우리가 마음과 뜻을 모아 그 일을 합시다.
 
라디오 21 청취자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떠나는 대통령에게 작별 인사를 보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모쪼록 평안한 노후를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유시민이었습니다.
 
2003년 2월 24일
     

덧글쓰기 | 전체글 7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행복한세상  

난닝구의 허접한 중상모략이 DJ의 가시는 길을 불편케 하는 듯 싶네요.
같은 덕담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한 것을...
참으로 수준낮은 인사로고...
09-08-21

mark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것이 가신그룹들의 추종으로 생각하신가요.

박정희시대를 온전히 살아보셨나요. 가끔 필요악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사실 유시민씨도 어쩔수

없이 지역정서를 대변하는 한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하는 말입니다. 어렸을때부터 듣고 자란

자기한계를 뛰어넘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실제로 피해를 당하면서 사는 사람들

의 마음을 살폈는지 깊이 생각됩니다.연장선에서 성공한 독재자로 박정희를 표현한것도 경상도 정

서를 표현했을 뿐 올바른 판단은 아니라고 봅니다.그런의미에서는 유시민씨자신도 자유롭지못한

것 같습니다. 독둑질해서 자기가족을 먹인 부모가 정당하다고 하는것과 똑같은 논리라고 생각듭니

다. 똥묻은 개들사이에서 살아남으려다 보면 어쩔수없이 겨가 묻을수 밖에 없을때가 있을 수 밖에

없겠지요.이런 제생각이 완전한표현이라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박정희추종자들은 그들그룹들 자신

의 이익을 조차 다른지역에 가해자로서 또한 자기지역에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고 조중동의 힘을

빌어 이나라을 이간질 시켜온 범죄적인 행위들은 북한의 독재자들과 흡사하고 북한의 주민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자기들의 모든인권과 권리를 침해당하고도 어버이 수령님이라고 하는 북한백성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나라지도자들은 어떤한지역만을 위해서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하여 지금까지

이웃의 삶을 이용하여 자기의 이익을 채우는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사고는 피해야겠습니다.
09-08-21

흠  

왜 성공한 독재자라는 표현이 경상도식 이라고 생각하나요?
대한민국 사람이면 전라도 빼고는 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젠 이 지긋지긋한 전라도식 사고가 없어 졌으면 합니다.
09-08-21

조준  

박정희얘기가 갑자기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으나, 유시민이 박정희는 성공한 독재자라고 표현한 것을 그의 강연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유시민의 논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2차대전이후 전세계 신생독립국들의 수많은 독재자자들중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산업화에서 성공한 나라는 없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현실이다. 그러나, 산업화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독재자가 독재자가 아닌 것은 될 수 없다. 산업화에 성공했다고 해서 위대하다는 말도 아니다. 그렇게 치면 아우토반을 건설한 히틀러도 위대한 것이 아니겠는가?"

유시민은 박정희의 공과를 "성공한 독재자"라는 말로 압축해서 표현한 것입니다. "성공한"은 산업화의 성공을 의미하는 박정희의 공입니다. "독재자"는 민주주의 탄압,말살을 의미하는 박정희의 과입니다. 님께서는 "성공한"이란 표현에만 주목하신 듯 합니다. 저는 이러한 평가는 이념적 교조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유시민 특유의 객관적,합리적 태도라고 믿습니다. 박정희가 아무리 미워도 대한민국을 최소한의 빈곤으로터 해방시킨 산업화의 주역이었다는 객관적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박정희가 아무리 위대해 보여도 대통령에게 초헌법적 권한을 부여했던 유신헌법까지 감행했던 반민주 독재자였다는 점을 부인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듯이 말입니다. 우리현대사에서 그나마 덜 부패하고 유능한 보수세력은 박정희가 유일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승만,전두환,노태우,김영삼과 비교해보면 말이죠.

그리고 동교동계를 일제강점기 독립투사와 비견하는 일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보입니다. 제가 보기엔 동교동계는 충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권노갑씨만 해도 그가 실제 누린 권력에 비해선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세력과 민주당내 신진개혁파들(정동영,김근태,천정배 등)에게 각각 서로 다른 동기와 이유로 억울하게 매도당한 일이 많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DJ는 진정 국민을 위하는 마음과 탁월한 식견을 가진 지도자였고 권노갑씨도 평생 DJ 대통령만들기에만 헌신하고 당선이후에도 DJ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충신중 충신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DJ와 동교동계의 선의를 떠나, 민주적인 정당시스템을 정치개혁의 요체로 믿고 있는 유시민은 당의 재정권,공천권 등 당권을 당총재와 그를 둘러싼 가신그룹들이 독점하는 민주당의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입니다. 실제로 권노갑씨는 총선공천권과 재정권을 DJ의 신임아래 행사했었죠. 이것은 DJ와 권노갑씨가 아무리 뛰어난 식견과 선한 의지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당시스템자체가 비민주적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정치는 실질적으로 정당정치로 운용될 수 밖에 없는데, 하향식 비민주적인 정당구조(재정권,공천권 등 당권이 당원이 아닌 당총재와 가신그룹에 독점된 것)은 정치발전을 위해선 개혁과 청산의 대상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 유시민의 인식일 겁니다. 유시민이 정치인생동안 일관되게 정당개혁문제에 집착해왔다는 점을 함께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유시민이 개혁당을 창당한 것도, 열린당시절 왕따가 되면서까지 당내 다수파인 정동영계와 대립한 것도,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탈당한 것도 바로 정당개혁문제때문이었지요. 유시민의 DJ에 대한 비판도 바로 이 대목과 직접 관련된 것이라 보입니다.
09-08-21

신채호  

조준님,
탁월한 식견입니다.님의글을 읽고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느꼈습니다. 조준님이 지적한 유시민의 공평무사함이 그를 정치판의 왕따로 만들었습다

조준님 같이 균형있는 눈으로 볼줄 아는 분들이 시민광장 게시판에 꾸준히 글 올리시면 우리회원들이 유시민을 더 많이 사랑할수 있겠습니다.

주제넓은 줄 알면서도 님의 지평을 넓힐 책 한권 권해드립니다.
Doris K Goodwin의 "Team of Rivals" 이책을 보면 돌아가신 우리 대통령께서 왜
그렇게 링컨을 졸아하셨는지 백번 이해가 갈것입니다.

늘 건필하길 빌겠습니다
09-08-22

mk  

글쎄 어떤 놈들이 유시민이 김대중미워한다고 글 올렸더라구요..개인 블로그이긴 하지만..

저는 유시민과 노무현의 관계야 잘 알지만 유시민과 김대중의 관계는 모르잖아요.
그래도 그건 아닐텐데 하고 분노했는데... 그 인간들이 이 글좀 읽어보시지

무었때문에 이유도 없이 유시민이 김대중 미워했다고 하는건지? 의도가 무었인지?
09-08-21

..  

아고라에도 그런 사람 기승을 부리는데요.
그 사람들 쓴 글 살펴보면 민주당 사람들 같더라구요.
신당 창당하고.. 그 당에 유시민 어른이 민주당 사람들 빼 갈까봐
그래서 열우당때처럼 민주당 공중에 뜰까봐 그러는거라고 보더이다.

시민어른은 신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으셨건만......
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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