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산책할 때 신었던 운동화가 불편하길래, 어제 새벽
지난번에 동생이 사다놓고는 안 신고 다니던 또다른 운동화 한 켤레를 꺼냈다.
그러고는 무슨 작업에 착수하기라도 하듯
운동화끈을 풀어 다른 운동화에서 풀어낸 끈으로 묶어보기를 수 차례.
한참 지나보니 끈 풀어놓은 채 여기저기 늘어놓은 운동화가 5~6켤레.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결국, 신으려고 꺼냈던 그 운동화에 묶어놓은 끈은
원래 묶여있던 끈.
송글송글 땀 흘려가며 한 작업이란 게
고작 제자리 걸음이나 다름없는 헛수고한 셈이 되고 말았는데,
하지만 덕분에,
발에 잘 맞고 불편하지 않아도
그저 당연한 줄만 알았던 운동화들 하나하나 신어보며
발에 너무 조이거나 너무 느슨하지 않는지 살펴가며
다시 끈 묶어놓았다.
운동화도 거기 묶어놓은 끈도
다들 원래의 제자리 그대로였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한결 옹골지고 든든해진 느낌.
뭐랄까, 여행에서 막 돌아온 것 같은.
밤에
든든하게 새로 끈 묶은 (엄마 운동화에는 푹신한 깔창을 더 깔아드렸다.)
그 운동화 신고 (같이 산책한 엄마는 양쪽 발목에 압박붕대를 하고 나가셨다.)
중랑천변 산책했다. 불빛에 그대로 비치는
잔물결이 무늬를 수놓으며 흐르고 있던
물...
바라보며
강물처럼 흐르다, 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의연함과 호연함, 에 대해 생각했다.
또, 역류, 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하다.